한국문학전집313: 단군론
조선이 동아시아의 가장 오랜 나라의 하나로, 단군이 그 인문적 시초라 함은 조선사람이 오래 전부터 믿어오는 바이다. 남아있는 문헌이 간략하여 그 모습을 얻기 어려우나, 조선 민족의 연원과 문물의 내력을 오직 여기서 밝히고 살필 수 밖에 없을터인데, 유일하고 귀중한 보석이기에 더욱 그 보배로움을 볼지니, 학자는 모름지기 반복하여 깊이 생각하고 찾아서 그 숨은 빛을 드러내도록 여력을 남기지 아니할 것이다. 더욱, 조선은 동아시아에 있어서 중국 이외에는 수천년을 줄곧 국토와 문물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보유자이고, 겸하여 그 인문지리적인 위치가 바로 민족과 문화가 이동하는 주된 통로에 해당하여 사방에서 불어닥친 비바람의 흔적이 여기 머물렀으니, 단군이 어찌 조선사만의 문제이며, 조선이 어찌 동양사만의 문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