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적도는 1930년대 전반기 한국사회와 다층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공적인 삶에 가해지는 식민지 현실의 구속력을 올바로 ‘반영’하는 한편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인물들의 타락한 일상을 핍진하게 ‘재현’함으로써, 근대소설사 내내 사실주의적 장편소설들이 행해온 현실 탐구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작품의 말미에서 민족사적으로 소중한 항일적인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도 현실에 대한 저항으로서 중요한 성취에 해당된다. 그러면서 적도는인물 및 서사 구성 차원에서 사적(私的)으로 압축된 ‘공간적 형식’을 통해 독자들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끌어내는 데도 성공하고 있다. 이렇게 반영과 재현, 표현의 방식으로 복합적인 주제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호는 빙허(憑虛). 1900년 8월 9일(음력) 대구 출생. 서당에서 한문을 수학하다가, 1912년 일본의 세이조중학(成城中學)에 입학하여 1917년에 졸업하였다.
이에 앞서 1915년에 이상화‧백기만‧이상백 등과 함께 동인지 『거화(巨火)』를 발간했다 1918년 상해에 있는 둘째 형 정건(鼎健)을 찾아가 호강대학에서 수학하였다. 1921년 조선일보사에 입사한 것을 계기로 『동명』, 『시대일보』를 거쳐, 1936년 일장기말소사건으로 1년간 투옥될 때까지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하였다. 1943년 4월 25일 사망하였다. 1920년 『개벽』에 단편 「희생화」를 발표하여 혹평을 들었으나, 이듬해 자전적 소설 「빈처」를 발표함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