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가 제갈공명을 찾아 삼고초려(三顧草廬)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하여 적벽 대전에서 크게 패한 조조가 화용도로 도망하여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다가 500도부수를 거느린 관운장을 만나 구차스럽게 잔명(殘命)을 빌어 목숨을 건져 화용도를 빠져나가는 장면까지이다.
등장인물 :
조조 : 작은 것에도 쉽게 놀라며, 겁이 많고 엄살이 심한 인물이다. 자신의 약점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싫어하고, 사태의 본질을 파악할 안목이 부족하다.
정욱 : 방자형 인물로 익살스럽다. 상전인 조조를 조롱하는 인물로 형상화되었다.(적벽가에서는 조조와 같은 인물의 성격을 창조적으로 변용시키고 있다. '삼국지연의'에서는 꾀가 많은 인물로 등장하지만 '적벽가'에서는 소심하고 비겁한 인물로 희화화하여 보여 주고 있다.)
적벽가에서는 삼국지연의에 없는 인물을 등장시키거나 기존의 인물을 변화시키고 있다. 삼국지연의는 영웅들의 쟁패인 만큼 보통 사람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적벽가는 이름없는 병사들을 다수 등장시켜 그들의 사연을 토로하게 한다. 또 조조는 매우 희극적인 인물로 만들고 그 모사인 정욱을 춘향가의 '방자'와 같은 인물로 변용시키고 있다. 이것은 판소리가 영웅서사시가 아니라 범인(凡人) 서사시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
작자 미상
신재효의 작품인 '적벽가'는 이전의 완판본인 '화용도'와 매우 다른 면모를 보여 준다. 우선 '화용도'가 사건이 주가 되고 인물이 종이 되는 반면 '적벽가'는 인물이 주 사건이 종이 되는 경향을 이룬다. 그로 인해 적벽가는 사건을 적게 다루면서도 이에 등장하는 인물의 심리 표현과 행동 묘사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화용도'에서는 평면적인 사건만을 길게 나열할 뿐 인물의 심리 묘사가 등한시 되고 있다. 이 점이 적벽가가 상대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