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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296: 간도를 등지면서 간도야 잘있거라

1932년 6월 3일 아침. 씻은 듯이 맑게 개인 하늘가에는 비행기 한 대가 프로펠러의 폭음을 발사하면서 배회할 때 용정촌을 등지고 떠나는 천도열차(天圖列車)는 외마디의 이별 인사를 길게 던졌다. 나는 수많은 승객 틈을 뻐기고 자리를 잡자마자, 차창을 의지하여 돌아보니 얼씬얼씬 멀어져가는 용정촌. 그때에 내 머리에 얼핏 떠오르는 것은 내가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던 작년 이때다.
1932년 6월 3일 아침.

씻은 듯이 맑게 개인 하늘가에는 비행기 한 대가 프로펠러의 폭음을 발사하면서 배회할 때 용정촌을 등지고 떠나는 천도열차(天圖列車)는 외마디의 이별 인사를 길게 던졌다.

나는 수많은 승객 틈을 뻐기고 자리를 잡자마자, 차창을 의지하여 돌아보니 얼씬얼씬 멀어져가는 용정촌.

그때에 내 머리에 얼핏 떠오르는 것은 내가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던 작년 이때다.
강경애는 1906년 4월 20일, 황해도 송화에서 가난한 농민의 딸로 태어나 4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궁핍한 가정환경에서 결코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왔다. 월사금을 낼 돈이 없어 돈을 훔치기라도 했으면 하는 심정으로 다녔던 보통학교 때의 생활은 그런 그녀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어린시절 궁핍했던 삶은 강경애가 가난한 대중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1920년대의 문단은 사회주의에 영향을 받은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수립을 목표로 그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러한 배경 하에 1930년대의 문단은 작가들에게 대중을 선동하는 무기로서 △대공장 파업 △소작쟁의 △동맹 결성 등의 제제를 갖는 문학작품을 창작할 것을 요구했다. 강경애의 작품 역시 시대적 현상과 맞물려 당시의 투쟁경향이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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