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은 1939년 창간된 <문장>지 1호에 발표된 중편소설이다. 신문 연재 장편소설을 많이 써 온 이광수의 작품 성향에 비추어 볼 때, 이 작품은 예외적이다. 그뿐 아니라 종래의 그의 소설이 지닌, 지나친 계몽성을 벗어나 근대 사실주의적 태도를 보이면서 객관적인 시점을 통해 '병감'을 에워싼 닫힌 세계를 묘사하고 있는 점도 특이하다.
그리고 '무명(無明)'이라는 제명(題名)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이 작품은 '빛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민족의 암담하고 비극적인 현실을 그려냄으로써 민족의 자아 각성과 자주성 회복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의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이광수(李光洙: 1892-1950?)
평북 정주 출생. 호는 춘원(春園). 일본 와세다 대학 철학과 수학 중 동경 2·8 독립 선언을 주도. <조선 청년 독립단 선언서> 기초. 상해 <독립신문> 편집 주관.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 관계함. '수양 동우회 사건'으로 투옥됨. <조선 문인 협회> 회장 역임. 1909년 <백금학보(白金學報)에 <애(愛)>를 발표한 이후 1917년 장편소설 <무정>을 <매일신보>에 연재하여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으며 신문학 초창기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
이광수는 최남선과 함께 언문일치의 신문학 운동을 전개하여 한국 근대 문학의 여명을 이룩한 공헌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초기 한국 문단의 성립을 주도했다는 혁혁한 공적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말기에 변절하여 친일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부정적 측면을 지닌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세계는 대중적인 성향을 띄면서도 계몽주의적·이상주의적 경향을 지니고 있는데 지나친 계몽 사상으로 인해 설교적인 요소가 많다.
주요 작품으로는 <어린 희생>, <무정>, <소년의 비애>, <어린 벗에게>,<개척자> <무명> <마의태자>, <단종애사>, <흙>, <유정>, <사랑>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