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때 김전이 거북을 살려 준 일이 있었는데, 뒷날 물에 빠진 그를 거북이 건져 주었다. 김전과 장씨 사이에서 뒤늦게 숙향이 태어난다. <발단>
숙향이 다섯 살 때, 전쟁이 일어나 부모와 헤어지게 되고, 장 승상 댁 양녀가 되어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숙향은 종 사향의 흉계로 쫓겨나게 되고 자살하려 하나 선녀가 구해 준다. <전개>
이리저리 떠돌던 숙향은 불을 만나 죽게 된 순간 화덕진군이 구해 주고, 마고 할미와 함께 살게 된다. 어느 날 숙향은 천상 선녀로 놀던 전세의 꿈을 꾸고, 그 광경을 수놓는다. <위기>
숙향의 수를 본 이선은 그림이 자신의 꿈과 같은 데 놀라, 마고 할미의 집을 찾아가 고모의 도움으로 숙향과 가연을 맺는다. 아들의 혼인을 안 이 상서는 낙양 태수 김전에게 숙향을 하옥케 하나, 김전의 부인 장씨의 꿈으로 숙향이 김전의 딸임을 알게 된다. <절정>
마고 할미가 죽자, 숙향은 홀로 살기 어려워 자살하려다 이선의 부모를 만나 과거에 급제한 이선과 혼인을 허락받는다. 이선이 황태후의 병환 치료에 쓸 영약을 구하러 험난한 길을 떠나 약을 구해 오고, 이선과 숙향은 부귀를 누리다가 선계로 돌아간다. <결말>
'숙향전'은 작자 미상의 조선 후기 한글 소설로, '이화정기(梨花亭記)'라고도 한다. 천상에서 득죄한 두 남녀가 각각 적강(謫降)하면서 헤어지게 된다. 이후 두 남녀는 우연한 기회에 서로 만나게 되는데, 부모의 반대와 숙향의 가혹한 시련이 있었으나 결국에는 천상에서의 숙연을 실현한다는 내용이다. '숙향전'은 사건 전개에 있어서 지상에서 이루어지는 애정이 천상에서 이미 예정된 것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이 작품은 '영웅의 일생'의 구조에 따라 여성의 수난을 그리면서, 숙향의 삶을 위주로 사건이 전개되고, 애정의 문제와 여성 수난의 상황이 마련되어 있어 여성 독자층의 기호에 부합한다. 주인공인 숙향과 이선의 행적이 다른 고전 소설 작품에 흔히 인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른 시기에 출현한 작품으로 보인다. 다만, 숙향의 경우 자신의 능력이 아닌 초월적 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영웅상과의 차이를 드러낸다. 또, 천상의 월궁 선녀와 태을성이 서로 희롱하는 죄를 짓고 각각 숙향과 이선으로 인간 세상에 내려와 갖은 고난을 겪은 끝에, 마침내 사랑을 성취하고 행복을 누리다가 다시 천상으로 되돌아간다는 설정은 적강 소설로서의 면모를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