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향의 단편소설이다.
지형근(池亨根)은 자기 집 앞에서 괴나리 봇짐 질빵을 다시 졸라매고 어머니와 자기 아내를 보았다. 어머니는 마치 풀 접시에 말라붙은 풀껍질같이 쭈글쭈글한 얼굴 위에 뜨거운 눈물 방울을 떨어뜨리며 아들 헝근을 보고 목메는 소리로,
“몸이 성했으면 좋겠다마는 섬섬약질이 객지에 나서면 오죽 고생을 하겠니. 잘 적에 더웁게 자고 음식도 가려먹고 병날까 조심하여라! 그리고 편지해라!”
하며 느껴운다.
형근의 젊은 아내는 돌아서서 부대로 만든 행주치마로 눈물을 씻으며 코를 마셔 가며 울면서도 자기 남편을 마지막 다시 한 번 보겠다는 듯이 훌쩍 고개를 돌리어 볼 적에 그의 눈알은 익을 등 말 등한 꽈리같이 붉게 피가 올라갔다.
나도향
1922년 1월, 문예지 《백조(白潮)》의 창간호에 소설 《젊은이의 시절》을 발표하여 문단에 나섰다. 홍노작(洪露雀)ㆍ이상화(李相和)ㆍ현진건(玄鎭健)ㆍ박종화(朴鍾和) 등과 함께 소위 백조파(白潮派)라는 문단의 낭만 부대를 이루고 화려한 감상(感傷)과 건전한 예술을 지향하여 낭만(浪漫)을 구사했다.
소년 시절부터 시작하여 수많은 아름다운 작품을 써서 천재 작가라는 평을 받았으나 25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
1923년에 《17원 50전》 《행랑자식》을 《개벽(開闢)》에, 《여이발사(女理髮師)》를 《백조》에 발표하면서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세를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