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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 147: 계집하인

나도향의 단편소설이다. 박영식은 관청 사무를 끝내고서 집에 돌아왔다. 얼굴빛이 조금 가무스름한데 노란빛이 돌며, 멀리 세워 놓고 보면 두 눈이 쑥 들어 간 것처럼 보이도록 눈 가장자리가 가무스름 한데 푸른빛이 섞이었다. 어디로 보든지 호색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가 없는 삼십 내외의 청년이다. 문에 들어선 주인을 본 아내는 웃었는지 말았는지 눈으로 인사를 하고 모자와 웃옷을 받아서 의걸이에 걸며, “오늘 어째 이렇게 일찍 나오셨소?” 하며 조금 꼬집어 뜯는 듯한 수작을 농담 비슷이 꺼낸다. 영식은 칼라를 떼면서 체경 앞에 서서, “이르긴 무엇이 일러, 시간대로 나왔는데” 하고 피곤한 듯이 약간 상을 찌푸렸다. “누가 퇴사 시간을 몰라서 하는 말요?”
나도향의 단편소설이다.

박영식은 관청 사무를 끝내고서 집에 돌아왔다. 얼굴빛이 조금 가무스름한데 노란빛이 돌며, 멀리 세워 놓고 보면 두 눈이 쑥 들어 간 것처럼 보이도록 눈 가장자리가 가무스름 한데 푸른빛이 섞이었다. 어디로 보든지 호색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가 없는 삼십 내외의 청년이다. 문에 들어선 주인을 본 아내는 웃었는지 말았는지 눈으로 인사를 하고 모자와 웃옷을 받아서 의걸이에 걸며,

“오늘 어째 이렇게 일찍 나오셨소?”

하며 조금 꼬집어 뜯는 듯한 수작을 농담 비슷이 꺼낸다. 영식은 칼라를 떼면서 체경 앞에 서서,

“이르긴 무엇이 일러, 시간대로 나왔는데”

하고 피곤한 듯이 약간 상을 찌푸렸다.

“누가 퇴사 시간을 몰라서 하는 말요?”
나도향

1922년 1월, 문예지 《백조(白潮)》의 창간호에 소설 《젊은이의 시절》을 발표하여 문단에 나섰다. 홍노작(洪露雀)ㆍ이상화(李相和)ㆍ현진건(玄鎭健)ㆍ박종화(朴鍾和) 등과 함께 소위 백조파(白潮派)라는 문단의 낭만 부대를 이루고 화려한 감상(感傷)과 건전한 예술을 지향하여 낭만(浪漫)을 구사했다.
소년 시절부터 시작하여 수많은 아름다운 작품을 써서 천재 작가라는 평을 받았으나 25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

1923년에 《17원 50전》 《행랑자식》을 《개벽(開闢)》에, 《여이발사(女理髮師)》를 《백조》에 발표하면서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세를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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