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영의 단편소설이다.
수택은 문구멍으로 가만히 내다봤다. 도적이 분명하다. 밖에서는 나오라고 하나 나갈 길을 막아선지라 어쩔 줄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황당해한 도적은 급기야 애원을 하기 시작했다.
"나갈 길을 좀틔워주서유!"
이때 그는 벌써 부엌을 돌아서 울안에 와 있었다. 손에 흉기 하나 들지 않은 좀도적임을 발견한 그는 억 소리와 함께 덮치어 잡아나꾸었다. 그는 학생시대에 배운 유도로 도적을 메어다치고는 제 허리끈으로 두 팔을 꽁꽁 묶었다.
이무영(李無影: 1908-1960)
충북 음성 출생. 휘문 고보 중퇴. 문학 수업차 도일(渡日)하여 세이조 중학 입학. 일본인 작가 '가토'의 집에서 기숙. <의지 없는 영혼>, <폐허>를 발표하여 문단에 등단. 1932년 희곡 <한낮에 꿈꾸는 사람들>이 <동아일보>에 당선됨. 그는 평생을 농촌과 농민들의 생활상을 작품화한 한국 농민 문학의 대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지축을 돌리는 사람들>, <거미줄을 타고 세상을 건너려는 B녀의 소묘>, <꾸부러진 평행선>, <제1과 제1장>, <청기와집>, <농군>, <농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