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778

금은보화의 인형화 (한국문학전집 591)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39 2 0 1 2016-08-18
元[원]나라 元統[원통] 연간에 杭州[항주] 鹽倉[염창]에서 監納[감납]노릇 하는 宋姓人[송성인]이 일찍 大都[대도](北京[북경])에 가서 求仕[구사]를 하다가, 일은 여의치 못하고 食價[식가] 출처도 없어서, 견디다 견디다 못하여 自死[자사]를 결심하고 齊化門[제화문] 밖으로 나가서, 깊은 소로 가서 풍덩 빠지려 할 참에 홀연 공중에서 사람의 소리로 「宋某[송모]야, 아직 壽限[수한]이 멀었으니 경망히 굴지 말라」 하거늘, 사방을 둘러보니 아무것도 없고, 이 때문에 기가 꺾여 고개를 숙이고 돌아오더니, 발길에 채이는 쪽지 하나를 집어 보니 하였으되, 「吏曹[이조] 아무 胥吏[서리]를 찾아 가서 상의를 하면 자연 好道理[호도리]가 있으리라」 하였거늘, 이튿날 吏曹[이조]로..

계서야담 (한국문학전집 592)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71 2 0 1 2016-08-18
이렇게 取利[취리] 판에서 들은 것뿐 아니라, 뒤에 내외 서책을 뒤지는 중에 귀신이나 다른 이물의 덕에 재물을 얻고 부자가 되는 이야기를 많이 만나고, 또 그러한 이야기에도 종류가 여럿이 있음을 알아서, 이야기의 발생이 또한 우연치 아니할 것을 차차 생각하게 되었읍니다. 우선 조선의 실례를 들건대, <溪西野譚[계서야담]>(卷[권] 一[일])에, 原州[원주]에서 蔘商[삼상]하는 崔[최]가란 이는 누만금 거부인데, 그 부자된 내력은 이렇다고 한다.

바라지의 삽화 (한국문학전집 593)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08 2 0 1 2016-08-18
나는 어려서 약국에서 생장을 하는데 京城[경성]의 정통적 약국이란 것은 銅峴[동현](구리개), 시방 黃金町二丁目[황금정이정목](을지로二[이]가) 대로의 양측에 수십 가가 연접하여 있고, 집마다「바라지」라 하는 약국 특유의 창호를 내고, 바라지에는 「눈썹바라지」라는 작은 구멍 둘이 사람의 얼굴에 두 눈이 있는 것처럼 뚫려 있고, 이 구멍으로 바깥을 내다보면서 눈에 보이는 모든 事象[사상]에 대한 기탄 없는 비평을 더하여, 이것이 일종의 방송 기능을 가지기 때문에 당시 대신의 행차라도 약국의 눈썹바라지 앞을 지나기를 거북하게 알았다는 말까지 있었읍니다. 그리고, 허다한 고십 ‧ 에피소우드 내지 넌센스가 이 구멍으로부터 생겨났읍니다.

잊음의 나라로 (한국문학전집 583)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39 2 0 1 2016-08-18
그대여 이것은 이 세상에서 , 그대에게 보내는 나의 마지막 편지요, 또 쓰는 마지막 글이다. 나는 육십년 전을 손에 들고 안동현 어떤 객주집 문을 나섰다. 추운 대설 바람이 재와 같은 안동현 먼지를 날려다가 초췌한 내 얼굴에 뿌린다. 청인의 삐걱삐걱하는 외바퀴 수레 소리가 심히 슬펐다. 안 그럴 수가 있으랴. 비록 제가 원하여 떠나는 무전 여행의 길이라 하더라도 몸에 겨우 육십 전이라는 적은 돈을 가지고 이 추운 겨울에 만리 타국의 방향 없는 길을 떠나는, 인제 겨우 스무 살 되는 청년의 마음이 왜 슬프지를 아니하랴.

병창어 (한국문학전집 584)

이광수 | 도디드 | 1,900원 구매
0 0 410 2 0 1 2016-08-18
달은 가을에만 볼 것이 아니다. 秋天一夜靜無雲[추천일야정무운]하고 斷續鴻聲[단속홍성]이 到曉聞[도효문]할 때 半空[반공]에 덩두렷하게 걸린 秋月[추월]이 무론 좋지마는 여름 밤 茂盛[무성]한 풀잎에 구슬 같은 이슬이 풍풍 내릴 때에, 或[혹]은 논밭 사이로 或[혹]은 냇가에 풀숲으로 거닐면서 바라보는 달이 決[결]코 어느 달만 못지 아니하다. 온終日[종일] 지글지글 끓이던 더위도 거의 식고 후끈후끈 단 김 섞인 바람이 차차 서늘한 기운을 띠게 될 때면 벽에 걸린 늙은 時計[시계]가 땅땅 열 점을 친다. 자는 것도 아니요, 안 자는 것도 아니요, 마치 終日[종일] 뙤약볕에 시달린 벌판의 풀잎 모양으로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웠다가 時計[시계]소리에 놀라는 듯이 번쩍 눈을 뜨면..

괴담 (한국문학전집 585)

최남선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55 2 0 1 2016-08-18
괴담이란 것은 글자와 같이 요괴의 이야기입니다. 요괴란 것은 본래 우리의 현재 지식으로는 해득할 수 없는 현상과 평상치 아니하게 생각되는 물체를 총칭하는 것이지마는, 보통으로는 드러나 있어 그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물체에 대하여 그윽한 속에 있으면서 어쩌다가 그 존재를 인식하게 되는 물체를 의미함이 통례입니다. 人妖物怪[인요물괴]라는 말처럼, 사람 죽은정령이나 물건이 변화해 생긴 요물이 그것입니다.

여름의 유모어 (한국문학전집 574)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40 2 0 1 2016-08-17
보는 마음, 보는 각도를 따라서 같은 것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극치에 달하면 같은 세계를 하나는 지옥으로 보고, 다른 이는 극락으로 보고 또 다른 이는 텅빈 것으로 보는 것이다. 농촌의 여름도 그러하다. 이것을 즐겁게 보는 이도 있고 괴롭게 보는 이도 있고 또 고락이 상반으로 보는 이도 있다. 어느 것이 참이요 어느 것이 거짓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마음의 태도와 그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변하는 것이다. 여름의 농촌을 유모어의 마음으로 유모어의 각도에서 보는 것도 한 보는 법일 것이다.

살아갈만한 세상 (한국문학전집 575)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49 2 0 1 2016-08-17
요새 연일 된서리 쳐서 울타리에 호박 잎이 축 늘어지고 앞산 잡목이 갑자기 단풍이 들었다 . 새벽 우물에서 김이 오르니 어지간히 찬 모양이다. 제비는 어느덧 종적을 감추고 밤 벌레 소리도 어쩌다가 하나 둘 들린다. 소에게 덕석을 씨우게 되었다. 보리를 가노라고 모처럼 풀먹여 찌운 살이 눈에 뜨이게 까고 아침에는 소의 두 눈에 눈꼽이 콩알 만하게 끼었다.「올 추위가 이르다」고 하나 햅쌀을 먹게 되었으니 추위도 좋은 때다.

인생과 자연 (한국문학전집 576)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52 2 0 1 2016-08-17
老子[노자]는 사람이 자연에 돌아가야 할 것을 말하고 인생의 모든 불행이 자연에서 떠나서 사람이 꾀를 부리는 데서 온다고 말하였다. 「大道廢有仁義」[대도폐유인의]라 하여 노자는 인의의 도를 사람의 좀장난이라고 공격하였다. 그리고 됫박을 깨뜨리고 저울대를 분지러야 사람이 속이기를 그친다고 하였다. 이것은 다 옳은 말이다. 제비는 사서 삼경을 안 읽고도 부부와 부자의 도를 지키고 있고 생리 위생학이나 의학이 없어도 곧잘 새끼를 기르고 법률이니 도덕이니 하는 꽤 까다로운 속박이 없건마는 각각 제 생명과 가족을 보존하는 것이다.

인토 (한국문학전집 577)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75 2 0 1 2016-08-17
나는 파리와 모기가 싫다. 소가 제일 싫어하는 것도 이것인 모양이다. 소의 꼬리는 전혀 모기와 파리를 날리기 위하여서 있는 모양이다. 닭도 모기때문에 잠을 못 잔다. 아마 날짐승 길짐승을 여름에 제일 못 견디게 구는 것이 파리와 모기인가 보다. 소위 물것이란 것으로는 모기 파리 밖에도 이, 벼룩, 빈대가 있다. 모기와 파리는 소나 말이나 다 귀찮아 하는 것이지마는 이와 빈대는 사람을 전문으로 먹는 놈이다. 이에는 닭의 이라는 놈도 있다. 벼룩은 사람과 개에 공통이요 진드기와 개파리는 개만을 전문으로 파 먹고 등에는 소를 먹거니와 사람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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