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767

잊음의 나라로 (한국문학전집 583)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23 2 0 1 2016-08-18
그대여 이것은 이 세상에서 , 그대에게 보내는 나의 마지막 편지요, 또 쓰는 마지막 글이다. 나는 육십년 전을 손에 들고 안동현 어떤 객주집 문을 나섰다. 추운 대설 바람이 재와 같은 안동현 먼지를 날려다가 초췌한 내 얼굴에 뿌린다. 청인의 삐걱삐걱하는 외바퀴 수레 소리가 심히 슬펐다. 안 그럴 수가 있으랴. 비록 제가 원하여 떠나는 무전 여행의 길이라 하더라도 몸에 겨우 육십 전이라는 적은 돈을 가지고 이 추운 겨울에 만리 타국의 방향 없는 길을 떠나는, 인제 겨우 스무 살 되는 청년의 마음이 왜 슬프지를 아니하랴.

병창어 (한국문학전집 584)

이광수 | 도디드 | 1,900원 구매
0 0 394 2 0 1 2016-08-18
달은 가을에만 볼 것이 아니다. 秋天一夜靜無雲[추천일야정무운]하고 斷續鴻聲[단속홍성]이 到曉聞[도효문]할 때 半空[반공]에 덩두렷하게 걸린 秋月[추월]이 무론 좋지마는 여름 밤 茂盛[무성]한 풀잎에 구슬 같은 이슬이 풍풍 내릴 때에, 或[혹]은 논밭 사이로 或[혹]은 냇가에 풀숲으로 거닐면서 바라보는 달이 決[결]코 어느 달만 못지 아니하다. 온終日[종일] 지글지글 끓이던 더위도 거의 식고 후끈후끈 단 김 섞인 바람이 차차 서늘한 기운을 띠게 될 때면 벽에 걸린 늙은 時計[시계]가 땅땅 열 점을 친다. 자는 것도 아니요, 안 자는 것도 아니요, 마치 終日[종일] 뙤약볕에 시달린 벌판의 풀잎 모양으로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웠다가 時計[시계]소리에 놀라는 듯이 번쩍 눈을 뜨면..

괴담 (한국문학전집 585)

최남선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41 2 0 1 2016-08-18
괴담이란 것은 글자와 같이 요괴의 이야기입니다. 요괴란 것은 본래 우리의 현재 지식으로는 해득할 수 없는 현상과 평상치 아니하게 생각되는 물체를 총칭하는 것이지마는, 보통으로는 드러나 있어 그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물체에 대하여 그윽한 속에 있으면서 어쩌다가 그 존재를 인식하게 되는 물체를 의미함이 통례입니다. 人妖物怪[인요물괴]라는 말처럼, 사람 죽은정령이나 물건이 변화해 생긴 요물이 그것입니다.

제성대 (한국문학전집 557)

김동인 | 도디드 | 4,000원 구매
0 0 255 2 0 1 2016-08-14
지금으로부터 약 일천구백칠십 년 전 아시아(亞細亞)의 중심이 되는 지나(支那) 땅에는 여러 왕조(王朝)를 거치어서 전한말엽(前漢末葉)─ 원시적 생활을 벗어나서 인제는 꽤 고등한 문화생활을 경영하고 있는 시절이었다. 그의 영토는 서편으로는 파밀고원(高原)까지 교통로가 뚫리고 동편으로는 벋고 벋어서 지금의 조선반도의 대동강 유역에 해당하는 지대에 낙랑군(樂浪郡)을 두게까지 되었다. 그때에 압록강 상류 고구려현(高句麗縣)에서 고주몽(高朱蒙)이라 하는 청년이 임금으로 삼아 가지고 한 개 새로운 나라가 일어났다. 민족 계통으로는 한(韓)족이었다.

내가 본 시인 김소월 군을 논함 (한국문학전집 544)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27 2 0 1 2016-08-12
나는 소월과 一面識[일면식]도 없다. 2,3 회의 文通[문통]은 있었지만 그 필적조차 기억에 희미하다. 내가 소월의 이름을 처음으로 기억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8,9년 전 잡지<創造[창조]>가 제 5호던가 6호던가쯤 되었을 때였었다. 그때 소월은 자기의 스승 岸曙[안서]를 介[개]하여 <창조>에 시를 한 편 투고하였다. 나는 그 원고를 보았다. 그리고 ‘不用品[불용품]’이라는 赤註[적주]를 달아서 왼편 서랍에 들어뜨렸다. 그때에 사용하던 안서의 원고용지는 좀 유다른 것이었었다. 掛紙[괘지]와 같이 접는 원고용지로서 가운데는‘岸嗜用稿[안기용고]’라고 인쇄하고 세로와 가로글자를 좇아서 1, 2, 3, 4 번호를 매긴 별한 원고용지였었다. 낮은 롤(ロ一ル)지에다 청색으로 찍었..

내가 본 시인 주요한 군을 논함 (한국문학전집 545)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40 2 0 1 2016-08-12
3년 전에 〈現代評論[현대평론]〉에 ‘소설가의 시인평’이란 제목 아래 金億論[김억론]을 본 일이 있다. 그리고 연하여 조선 현대 시인 전부를 차례로 평하여 보려 하였다. 그러나 김억론을 발표한 뒤에 갑자기 나의 주위의 사정의 변화와 생활 상태의 격변 등으로 3년을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 다음에 때때로 계속하여 쓰고 싶은 생각이 없지는 않았으나 참고서의 불비로 이렁저렁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이번 三千里社[삼천리사]에서 춘원, 요한, 파인 3인집을 한권 기증받고 책장 속에서 요한의 ‘아름다운 새벽’을 얻어 내어 우연히 요한의 아직껏 발표한 시 전부의 구비된 기회를 타서 이 글을 쓰려 붓을 잡은 것이다.

글동산의 거둠 (한국문학전집 546)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95 2 0 1 2016-08-12
월평을 맡기는 맡았으되 걱정이 있다. 지금 한다 하는 잡지 문예란에도 현상소설에도 낙선될 만한 작품이 수없다. 그러니 뽑아서 평하자면, 한 달에 한둘 밖에는 평할 만한 작품이 없다. 어찌하노 생각다 못하여 작년 12월과 금년 정월 작품 가운데 내 눈에 뜨인 것은 다― 하기로 하였다. 長春[장춘]군의 「運命[운명]」(〈創造[창조]〉12월)은 조선 문단 성립이래의 가작의 하나이다. 東俊[동준]의 영어 교수의 묘사 같은 것은 참 묘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동준의 출옥 후와 H와 A의 연애 성립과 옥 안엣 번민은 좀더 똑똑히 그릴 필요가 있다.

소설작법 (한국문학전집 547)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38 2 0 1 2016-08-12
우리는 매일 밥을, 세 번 평균으로 먹는다. 그러나, 누가 우리에게 갑자기 밥 먹는 법을 가르치려 하면, 우리는 그 사람을 미치광이로 볼 것이니, 왜 그러냐 하면, 喰飯法[식반법]이라 하는 것은 따로이 없는 까닭이다. 우리가 밥을 젓가치로 먹든, 숟가락으로 먹든, 양인과 같이 鎗[쟁]과 칼로 먹든, 또는, 나이 어린 애들과 같이 손가락으로 먹든, 아무도 거기 간섭하며, 치안법 위반이라든가 풍속 괴란으로 우리를 법률의 손에 내어 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식자의 버릇과 편익상, 밥을 박죽으로 퍼 먹는다 하여도 또한 괜치 않을 것으로서, 喰飯法則上[식반법칙상] 너는 젓가치로 먹었느니 안 되었다, 나는 숟가락으로 먹었으니 되었다는 등의 헛소리는 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소설가의 시인평 (한국문학전집 548)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70 2 0 1 2016-08-12
오래간만에 만나는 여편네에게 향하여 “전보다 이뻐졌소이다.” 하는 편이 좋은지 “전만 못하게 되었소이다.” 하는 편이 좋은지 그것은 모르겠읍니다. 언젠가 어떤 중년 여자에게 전보다 썩 아름다와졌다고 인사를 드렸다가(간접으로) 욕먹은 일이 있읍니다. 그렇다고 ‘당신의 전의 얼굴은 괜찮았지만 지금 그 얼굴을 가지고 천하를 활보를 하오?’고도 또한 못할 일로서 여자에게 인사할 때는 시대의 전후라는 것은 입밖에 내지 않아얄 일이요 그것을 입밖에 내는 것은 큰 모험이라 할 수가 있읍니다.

서라벌 (한국문학전집 549)

김동인 | 도디드 | 2,900원 구매
0 0 277 2 0 1 2016-08-13
우리의 사는 이 거룩한 땅은, 아득한 반만년 전의 옛날 우리의 성조(聖朝) 단군(檀君)께서 세우신 나라이다. 단군에서 시작하여 지금까지― 지금에서 거꾸로 거슬러 우리의 법통(法統)을 찾자면 이씨(李氏)의 이룩한 대한(大韓)과 및 대한의 전신인 이씨조선(李氏朝鮮)의 오백여 년, 그 전에는 왕씨(王氏)의 고려(高麗)가 또한 오백년, 왕씨 고려의 전에는 약 이백 년간 법통이 모호히 되었다가 그 전에는 고씨(高氏)의 고구려(高句麗) 팔백 년― 그 전에는 아득한 고대(古代)라 기록이 상세하지 못하나, 고구려는 부여(扶餘)를 잇[繼[계]]고 부여는 단군(檀君)에서― 이렇듯 우리의 반만년의 역사는 시작이 되었다.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