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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왕사 (한국문학전집 604)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706 2 0 1 2016-08-25
말년에 이르러 西域[서역]으로서는 指空[지공]이니 그 제자인 懶翁(나옹)이니 하는 이와, 또 중국에 가서 권위 있는 道統[도통]을 받아왔다고 크게 명성을 얻은 太古普愚[태고보우]니 하는 이들이 대개는 술법으로써 그때 조정의 寵遇[총우]를 받은 이들이니까, 다른 때 같으면 그네들이 또한 이인이나 신승으로서 일세를 풍미하였을 것이지마는, 그네들이 다 한때는 기세가 있다가도 반딧불같이 금세 빛을 잃어버리게 됨은 역시 五[오]백 년 전에 죽은 道詵[도선]의 위력에 눌리기 때문이었읍니다.

가을이 왔다 (한국문학전집 600)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78 2 0 1 2016-08-19
가을이 왔다. 시원한 가을이 왔다. 우리에게서 땀과 곰팡이와 熱惱[열뇌] 와 신음을 벗겨 가려는 가을이 인제 왔다. 내 앞에 누가 있으랴 하던 폭군 赤日[적일]도 다른 이에게 아니라 구태 樹梢[수초]의 細風[세풍]과 草末[초 말]의 微露[미로]에게 기운이 줄고, 풀이 죽고 안색이 없이 淸商[청상]의 철이 되었다. 무서운 것이「時[시]」의 힘임을 가장 잘 인식할 때가 가을일 세라 하겠다. 어허 천지간의 어떠한 勢威[세위]와 驕矜[교긍]이 능히「時 [시]」의 制裁[제재]를 벗어나서 자기의 꿋꿋하고 튼튼함을 자랑할 수 있으 랴. 가끔가끔 가장 작은 이를 크게 만들고, 가장 크다는 이를 가장 작도록 하심이 神[신]의 섭리이심을 추풍에 쫓겨가는 酷炎[혹염]에게서 한 번 똑똑 하게 ..

애국고시조 (한국문학전집 601)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11 2 0 1 2016-08-20
이 글은 너무 漢文[한문]의 古事[고사]를 그대로 인용하였기 때문에 좀 번거로운 해설이 필요하게 되지마는 어쩔 수 없다. 옛날에 唐[당]나라 玄宗 黃帝[현종황제]가 초년에는 정치를 잘하여 매우 名君[명군]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마는, 말년에 楊貴妃[양귀비]에게 沈惑[침혹]하여 딴사람과 같이 정 치를 잘못하여 昏君[혼군]이 되고, 楊貴妃[양귀비]의 修養子[수양자]로 있 던 東北[동북 ]오랑캐 安祿山[안록산]이 이 틈을 타 反軍[반군]을 范陽[범 양]에서 일으켜 남쪽으로 내려오니, 태평에 젖어 아무 방비 없던 唐[당]나 라가 견디지 못해 連戰連敗[연전연패]하여 마침내 首都[수도]長安[장안]을 버리고 詩人[시인] 白樂天[백낙천]이 長恨歌[장한가]에서 그린 것과 같이 蒼黃[창황]한 ..

경부철도노래 (한국문학전집 594)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17 2 0 1 2016-08-19
우렁탸게 토하난 汽笛(긔뎍) 소리에 南大門(남대문)을 등디고 ᄯᅥ나 나가서 ᄲᅡᆯ니 부난 바람의 형세 갓흐니 날개 가딘 새라도 못 ᄯᅡ르겟네 늘근이와 뎖은이 셕겨 안졋고 우리네와 외국인 갓티 탓스나 內外親疎(내외 틴소) 다갓티 익히 디ᄂᆡ니 됴고마한 ᄯᅡᆫ 세상 뎔노 일웟네

대중적 요구의 반영 (한국문학전집 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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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7 2 0 1 2016-08-19
노인이 生[생]더러 하는 말이, 「내가 여식 하나를 두고 아직 사위를 보지 못하였더니, 네가 여기 옴이 역시 前定[전정]된 연분이니, 그대로 있어 내 사위 노릇을 하여라」하거늘, 生[생]이 엎드려서 감히 무어라고 대답하지 못하니, 노인이 좌우더러 명하여 가로되 「아이들을 불러 오라」한즉, 곧 兩童子[양동자]가 안에서 나와 곁에 모셔 섰는데, 年齒[연치]는 十二[십 이],三[삼] 자칫 쯤 되고, 옥으로 깍은 듯한 도련님들이었다. 仙翁[선옹]이 가리키면서 生[생]에게 이르기를 「이 아이들이 내 두 자식놈이니라」하 고, 또 二子[이자]더러 일러 가로되 「내 저 사람으로 사위를 삼으려 하여 이미 결정하였으니, 어느 날쯤이 좋을지 곧 택일을 하여 보아라」한즉, 二 童[이동]이 손가..

포도태랑 이야기 (한국문학전집 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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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05 2 0 1 2016-08-19
옛날 어느 해변에 浦島太郞[포도태랑]이라 하는 어부가 사는데, 하루는 고 기를 잡을 양으로 해변에 나가려 한즉, 노상에 무수한 아이들이 남생이 한 마리를 못견디게 굴고 있거늘, 浦島[포도]가 불쌍히 생각하여, 돈을 주고 남생이를 사서 바다에 띄워 주었다. 며칠 뒤에 해상에서 고기를 잡고 있노 라니, 남생이가 나와서 전일의 치사를 하고, 용궁 구경을 시켜드리리다 하 므로, 남생이 등에 올라가 탄즉, 萬頃滄波[만경창파]를 헤치고 들어가서, 순식간에 용궁성에 당도하는데, 황금 지붕과 산호 기둥이 듣던 말보다도 홀 란한 곳이었다.

예창산고 (한국문학전집 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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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42 2 0 1 2016-08-19
역사를 통하여 한국인의 民族性[민족성]을 살필진대 그 長處[장처]라 할 것은 낙천적이요, 潔癖性[결벽성]이요, 耐勞[내로], 耐乏[내핍]하고, 堅引 持久[견인지구]하고 武勇善鬪[무용선투]함 등이요, 그 短處[단처]라 할 것 은 형식을 過重[과중]함이요, 조직력, 단합심, 收束性[수속성]이 약함이요, 勇銳[용예]하지 못함, 바락스럽지 못함이요, 退嬰[퇴영] 姑息[고식]함 등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그중에는 根本性[근본성]인 것과 환경에 인한 제 二[이]차성 ‧ 제 三[삼]차성의 것이 있음을 辨別[변별]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현대 생활 을 표준으로 하여 合黨[합당]한 것은 조장하고, 병폐되는 것은 矯正[교정] 하며, 또 潛伏[잠복]한 美德[미덕]은 끄집어내고 馴致[..

굽은 다리 곁으로서 (한국문학전집 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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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71 2 0 1 2016-08-19
해가 바뀌매 응당 여러 사람의 속에「또 한 해가 왔구나」하는 생각이 또 한 번 났겠읍니다. 올에 그런 것처럼, 지난해에 그런 것처럼, 늘 그리하는 것처럼, 얼른 작 정하기를 갈 해가 가고 올 해가 온 것이지 하고 말았을 것이외다. 해나 별 도 마땅히 공중에 떠 있을 것이 떠 있는 것이요, 빛과 뜨거움도 마땅히 그 리로서 나올 것이 나오는 것이요, 地水風火(지수풍화]의 動靜(동정]과 飛潜 [비잠] 動植[동식]의 生息[생식]도 마땅히 그럴 것이 그러는 것인 줄 바로 깨닫고 얼른 아는 듯하는 우리의 일이매, 이 한 해가 가고 또 한해가 왔다 하는 일도 그쯤만 알고 그만둠이 괴이치 아니하외다. 무엇을 당하여서든지「그렇구나」하고 바로 깨닫는다든지,「그럴 것이 지」하고 얼..

병우생각 (한국문학전집 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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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1 2 0 1 2016-08-19
봄비가 부슬부슬하여 사람이 그리우며, 더욱 병든 벗 생각이 간절하도다. 뜻밖에 걱정되는 기별을 보낸 그가 이미 병원에 들어갔나, 아니 갔나, 마음 이 연방 끌리는도다. 春園[춘원]이 병나도다! 어린애 병은 누에의 잠자는 것 같으니, 잠자는 족족 발육의 한 단계를 오 르는도다. 젊은이 병은 淸潔法[청결법] 시행과 같으니, 북더기 담은 몸은 이 때문에 청신한 맛이 나며, 健旺[건왕]한 기운이 돌아 활력이 一段[일단] 충실하며, 意思[의사]가 일층 발랄하게 되는도다. 병의 달겨드는 모양은 方 相氏[방상씨]같이 흉악하지마는 다녀간 자취는 그다지 괴악하고 버릴 것만 아니니, 병이란 말을 듣고 놀라기만 할 것도 아니요, 겁부터 생길 것 아니 요, 애만 쓸 것 아니도다. 묵..

임해현지 (한국문학전집 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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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8 2 0 1 2016-08-18
張仲寶[장중보]란 이는 長沙人[장사인]이니, 사는 집 앞에 커다란 죽은 나무가 있더니, 下人[하인]이 그 밑을 비질하다가 沙中[사중]에서 錢[전] 백여를 얻어 仲寶[중보]에게 고한대, 仲寶[중보]가 뒤좇아 나가서도 역시 수백을 얻었다. 이로부터 돈 쓸 데 있을 제마다 그 나무 밑을 가서 쓸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으며, 이렇게 하기 여러 해에 몇 십만을 주워 쓰고, 이 때문에 發身[발신]을 하였다. 뒤에 家人[가인]이 다시 부엌 쥐구멍 속에서 돈을 많이 얻거늘, 仲寶[중보]가 곧 사람을 거느리고 땅을 판대, 한 두어 자 깊이 들어가매 하얀 참새 한 마리가 날아 나와서 뜰 앞 나무로 올라가 앉는 데, 돈을 집어내어 백여 만이 되고, 다시 나오는 것이 없자 흰 참새가 훌쩍 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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