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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만보 (이효석 08)

도수장께를 들어오다 만보는 기어코 지게를 벗어 던지고 밭고랑으로 뛰어들어가 허리를 풀었다. 보거나 말거나 태연한 자세로 담배를 집어내 불을 붙였다. 섬은 바소고리의 곱절이 든다. 공복에 두 섬의 거름을 들까지 나르고 나니 해도 어지간히 들었다. 만보는 면에서도 제일가는 장골이다. 장정의 반나절 일을 식전에 해버리는 버릇이었다.
도수장께를 들어오다 만보는 기어코 지게를 벗어 던지고 밭고랑으로 뛰어들어가 허리를 풀었다. 보거나 말거나 태연한 자세로 담배를 집어내 불을 붙였다. 섬은 바소고리의 곱절이 든다. 공복에 두 섬의 거름을 들까지 나르고 나니 해도 어지간히 들었다. 만보는 면에서도 제일가는 장골이다. 장정의 반나절 일을 식전에 해버리는 버릇이었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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