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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라오코윈의 후예 (이효석 12)

이효석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21 2 0 19 2016-08-28
무덥고 답답한 것은 오히려 참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몰려드는 파리떼야말로 역물이다. 편집 시간을 앞두고 수선스럽고 어지럽고 초조한 편집실의 오후를 파리떼는 제 세상인 듯 들끓고 있다. 얼굴과 손을 간지르다가는 목탄지 위에다 불결한 배설을 하고 날아가곤 한다. “추잡한 방안이 천재의 있을 환경이 못 되누나.” 삽화가 마란은 시간이 촉박하였음에도 그날 소설에 들어갈 삽화를 아직도 그리지 못한 채 파리와의 싸움에 정신이 없다. 천재로 자처하는 그에게 휘답답한 편집실은 버릇없기 짝없는 곳이다.

한국근대문학선: 가을의 산양 (이효석 13)

이효석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61 2 0 16 2016-08-28
화단 위 해바라기 송이가 칙칙하게 시들었을 젠 벌써 가을이 완연한 듯하다 해바라기를 비웃는 . 듯 국화가 한창이다. 양지쪽으로 날아드는 나비 그림자가 외롭고 풀숲에서 나는 벌레소리가 때를 가리지 않고 물 쏟아지듯 요란하다. 아침이나 낮이나 밤이나 그 어느 때를 가릴까. 사람의 오장육부를 가리가리 찢으려는 심산인 듯하다. 애라에게는 가을같이 두려운 시절이 없고 벌레소리같이 무서운 것이 없다. 지난 칠년 동안 ─준보를 알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 어느 가을인들 애라에게 쓸쓸하지 않은 가을이 있었을까.

한국근대문학선: 부록 (이효석 14)

이효석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187 2 0 19 2016-08-28
운파군의 사건이 있은 지도 달포가 넘었다. 주위와 친구들이 한바탕 떠들썩도 했고 그의 종적을 수색하노라고 발끈들 뒤집혔었으나 이제 와서는 벌써 실종(失踪)의 사실로밖에는 돌릴 수 없게 되었다. 날마다 내게 쫓아와서는 울고 보채고 하던 군의 부인과 식구들도 결론을 안 바에야 얼마간 가라앉은 것도 사실인 듯해서 요새는 그들의 자태를 보기도 드물게 되었다. 가장을 잃은 집안이 얼마나 쓸쓸하고 적막할 것을 생각하고 그들의 자태에 눈자위가 따끈해지기도 했으나 요새 와서는 나도 가라앉은 마음에 운파 자신의 몸 위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정감록 (한국문학전집 602)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56 2 0 1 2016-08-25
근세 조선 민중의 정신 생활 가운데 가장 간절한 동경과 깊은 흥미와 또 많은 기대를 몰이해 가진 것이 무엇이냐 하면, 그것은 避亂[피란] 곳이 어디냐, 異人[이인]이 누구냐 하는 문제라 할 수 있읍니다. 혹은 드러나게, 혹은 숨어서, 혹은 좋아하는 듯하게, 혹은 싫어하는 듯하게, 혹은 신앙적으로, 혹은 흥미적으로, 그 심하고 심하지 아니한 정도는 있을 법하되, 피난처를 알려 하고, 이인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지 아니한 이는 거의 한 사람도 없으리라고 할 수 있읍니다. 그 어떤 이는 實心[실심]으로 이런 것을 반대하고, 또 이런 방면에 아무 관심도 가지지 아니하는 듯한 사람도 가만히 사상의 내용과 아울러 그 표면으로 나타나는 證迹[증적]을 살펴보건대, 은연히 자기도 모..

고려의 도선 (한국문학전집 603)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95 2 0 1 2016-08-25
신라에서도 통일운동 시대를 지내고는 한참 동안 이인의 이야기가 끊어졌읍니다. 그리하다가 제四九[사구]대 憲康王[헌강왕] 代[대]로부터 도적이 사방에 일어나서 世事[세사]가 갈수록 紛紜(분운)하고, 이른바 後三國[후삼국]의 亂局[란국]이 벌어져 가게 되어 이인의 유가 차차 역사의 표면에 나타나게 되었읍니다. 나중에는 驅疫神[구역신]이 된 동해 용왕의 아들이라는 處容[처용]과, 南山神[남산신]의 변화라는 象審[상심]과, 北岳神[북악신]의 現形[현형]이라는 地伯[지백]이라고 하는 이들은 다 이 즈음에 나타난 이인들입니다.

무학왕사 (한국문학전집 604)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94 2 0 1 2016-08-25
말년에 이르러 西域[서역]으로서는 指空[지공]이니 그 제자인 懶翁(나옹)이니 하는 이와, 또 중국에 가서 권위 있는 道統[도통]을 받아왔다고 크게 명성을 얻은 太古普愚[태고보우]니 하는 이들이 대개는 술법으로써 그때 조정의 寵遇[총우]를 받은 이들이니까, 다른 때 같으면 그네들이 또한 이인이나 신승으로서 일세를 풍미하였을 것이지마는, 그네들이 다 한때는 기세가 있다가도 반딧불같이 금세 빛을 잃어버리게 됨은 역시 五[오]백 년 전에 죽은 道詵[도선]의 위력에 눌리기 때문이었읍니다.

가을이 왔다 (한국문학전집 600)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67 2 0 1 2016-08-19
가을이 왔다. 시원한 가을이 왔다. 우리에게서 땀과 곰팡이와 熱惱[열뇌] 와 신음을 벗겨 가려는 가을이 인제 왔다. 내 앞에 누가 있으랴 하던 폭군 赤日[적일]도 다른 이에게 아니라 구태 樹梢[수초]의 細風[세풍]과 草末[초 말]의 微露[미로]에게 기운이 줄고, 풀이 죽고 안색이 없이 淸商[청상]의 철이 되었다. 무서운 것이「時[시]」의 힘임을 가장 잘 인식할 때가 가을일 세라 하겠다. 어허 천지간의 어떠한 勢威[세위]와 驕矜[교긍]이 능히「時 [시]」의 制裁[제재]를 벗어나서 자기의 꿋꿋하고 튼튼함을 자랑할 수 있으 랴. 가끔가끔 가장 작은 이를 크게 만들고, 가장 크다는 이를 가장 작도록 하심이 神[신]의 섭리이심을 추풍에 쫓겨가는 酷炎[혹염]에게서 한 번 똑똑 하게 ..

애국고시조 (한국문학전집 601)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98 2 0 1 2016-08-20
이 글은 너무 漢文[한문]의 古事[고사]를 그대로 인용하였기 때문에 좀 번거로운 해설이 필요하게 되지마는 어쩔 수 없다. 옛날에 唐[당]나라 玄宗 黃帝[현종황제]가 초년에는 정치를 잘하여 매우 名君[명군]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마는, 말년에 楊貴妃[양귀비]에게 沈惑[침혹]하여 딴사람과 같이 정 치를 잘못하여 昏君[혼군]이 되고, 楊貴妃[양귀비]의 修養子[수양자]로 있 던 東北[동북 ]오랑캐 安祿山[안록산]이 이 틈을 타 反軍[반군]을 范陽[범 양]에서 일으켜 남쪽으로 내려오니, 태평에 젖어 아무 방비 없던 唐[당]나 라가 견디지 못해 連戰連敗[연전연패]하여 마침내 首都[수도]長安[장안]을 버리고 詩人[시인] 白樂天[백낙천]이 長恨歌[장한가]에서 그린 것과 같이 蒼黃[창황]한 ..

경부철도노래 (한국문학전집 594)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05 2 0 1 2016-08-19
우렁탸게 토하난 汽笛(긔뎍) 소리에 南大門(남대문)을 등디고 ᄯᅥ나 나가서 ᄲᅡᆯ니 부난 바람의 형세 갓흐니 날개 가딘 새라도 못 ᄯᅡ르겟네 늘근이와 뎖은이 셕겨 안졋고 우리네와 외국인 갓티 탓스나 內外親疎(내외 틴소) 다갓티 익히 디ᄂᆡ니 됴고마한 ᄯᅡᆫ 세상 뎔노 일웟네

대중적 요구의 반영 (한국문학전집 595)

최남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67 2 0 1 2016-08-19
노인이 生[생]더러 하는 말이, 「내가 여식 하나를 두고 아직 사위를 보지 못하였더니, 네가 여기 옴이 역시 前定[전정]된 연분이니, 그대로 있어 내 사위 노릇을 하여라」하거늘, 生[생]이 엎드려서 감히 무어라고 대답하지 못하니, 노인이 좌우더러 명하여 가로되 「아이들을 불러 오라」한즉, 곧 兩童子[양동자]가 안에서 나와 곁에 모셔 섰는데, 年齒[연치]는 十二[십 이],三[삼] 자칫 쯤 되고, 옥으로 깍은 듯한 도련님들이었다. 仙翁[선옹]이 가리키면서 生[생]에게 이르기를 「이 아이들이 내 두 자식놈이니라」하 고, 또 二子[이자]더러 일러 가로되 「내 저 사람으로 사위를 삼으려 하여 이미 결정하였으니, 어느 날쯤이 좋을지 곧 택일을 하여 보아라」한즉, 二 童[이동]이 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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