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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수첩 (한국문학전집 559)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67 2 0 1 2016-08-15
소설의 수법 중에‘묘사’라는 것이 있고, 묘사 가운데는‘調理[조리]’라는 것이 있다는 것쯤은 지금 새삼스러이 말할 필요도 없는 바다. 泰西[태서]의 모 대가도 그런 말을 하였거니와 소설 수법에 있어서‘사실을 사실 그대로 즉,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이 사실 묘사다. 똑똑히 관찰하고 정확히 진맥하여‘실재한 사실’을 혹은‘실재할 수 있는 사실’을 현실로 즉하여 묘사하는 것이 리얼이 아니다. 그것은 즉 영상으로 비유하자면‘사진’에 지나지 못한다. ‘사진’은 소설 수법상 리얼이 아니다. 리얼이 될 수도 없다.

해방 후 문단의 독재성 (한국문학전집 560)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78 2 0 1 2016-08-15
재작년 8월 하순부터 젊은 소설가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며 글이 흔히 돌았다. 즉 ‘새 세상이 되었으니 문학― 더우기 소설도 일제시대의 때를 벗고 새로운 길을 뚫고 나가야겠다.’ 고. 비평가들은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말을 발명해 가지고 진보적 민주주의 아래서 새 조선의 문학의 걸어나갈 길의 정의를 많이 운운하였다. 그러나 그 이론들은 구체적으로 뜻을 알아 내기 힘든 것으로서, 모두가 추상적이요, 요령부득의 것이었다. 직접 소설을 붓[筆]하는 것으로 천직을 삼는 나 같은 사람도 뜻을 요해하기 힘들었다.

해는 지평선에 (한국문학전집 561)

김동인 | 도디드 | 5,000원 구매
0 0 284 2 0 1 2016-08-15
이「해는 地平線[지평선]에」에 대하여 어느 시대의 일이냐, 어느 땅의 일이냐고 묻는 이가 있읍니다. 거기 대하여 한 마디 말하고자 합니다. 그 시대며 땅은 모두 당신네들의 상상에 일임합니다. 천 년 전, 오 백 년전, 백 년 전― 아무 때로 생각해도 좋습니다. 조선, 만주, 몽고, 서장 혹은 인도, 아무 땅의 일로 생각해도 좋습니다. 작자부터가 시대며 지방에 구애되지 않고 쓰느니만치, 당신네들도 또한, 그 시대며 땅에 대하여 자유로 상상할 권리가 있읍니다. 풍속이며 제도이며 인정이며도 역시 작자가 자유로이 상상의 날개를 펼치느니만치, 혹은 상상도 못할 기이한 풍속이 나올는지도 알 수 없을 것이며, 또한 현대가 아니면 있지 못할 제도이며 인정도 가입될는지도 알 수 없읍니다...

동란의 거리 (한국문학전집 562)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08 2 0 1 2016-08-15
“즉각 입내하옵시라는 전교가 곕시오.” 대궐에서의 이러한 급명을 받잡고, 황황히 의대를 갖추는 국태공 흥선대원군 이하응(國太公 興宣大院君 李昰應). 때는 고종(高宗) 십삼년 임오 유월 초아흐렛날. 봄내 여름내 비 한 방울 오지 않아서 온 천하가 타는 듯이 말라붙었던 것이 (오늘 아침까지도 비올 모양도 보이지 않던 날씨가) 갑자기 흐리기 시작하여, 하늘은 먹을 갈아 놓은 듯하고, 주먹 같은 비가 우더덕 우더덕 오기 시작하였다. 바야흐로 악수로 내려부으려고 비를 맞으면서 행차는 뜰안에 착착 정비되었다. 이 행차를 굽어보며, 오래간만에 몸에 걸치는, 대원군의 정장(正裝)을 갖추는 동안, 태공은 감회무량하였다. 현복, 사모, 옥대, 기린흉배- 그 새 사년간을 의장에 넣어둔 채..

무정수준에서 재출발해야 한다 (한국문학전집 563)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45 2 0 1 2016-08-15
최근엔 세 신문이 꾸준히 소설을 내나 신문소설은 신문소설로서의 직업적 책임이 있는 것이므로 그것이 아무리 발달한대야 그 발달 전부가 조선 문단, 조선문학의 발달이 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요즘엔 이름하여 문예잡지라 하는 것이 몇몇 있으나 아직은 문제되지 못할 정도의 것 뿐이요, 일반 잡지의 문예란이 있으나 그것을 가리켜 조선 문단의 無毫[무호]라 하기에는 너무 협소하고 음울한 존재다. 그나마 중견 측에서 한 사람이 2개월에 1편, 3․4개월에 1편 정도로 연명을 할 뿐 일반이 대망한 지 오랜 옛날의 작가들은 정말 ‘옛날 작가’로서 사라지고 말 셈인지 의연히 침묵들이다.

청해의 객 (한국문학전집 564)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11 2 0 1 2016-08-15
전쟁은 지금 가장 격렬한 상태였다. 이쪽과 적(敵)이 마주 대치하여, 궁시(弓矢)로 싸우던 상태를 지나서, 지금은 두 편이 한데 뭉키고 엉키어 어지러이 돌아간다. 누구가 이쪽이고 누구가 적인지도 구별할 수 없이, 그저 마주치는 사람을 치고 찌르고― 내 몸에 칼이나 화살이나를 얼마나 받았는지, 그런 것을 검분할 수도 없이, 다만 흥분과 난투 중에서 덤빌 뿐이었다. 전쟁이라기보다 오히려 난투에 가까운 이 소란에 엉키어 돌아가면서도, 무주도독(武州都督) 김양(金陽)은 한 군데 목적한 장소를 향하여 나아가려고 애썼다. 저편 한 사오십 간쯤 맞은편에서, 칼을 높이 들고 어지러이 싸우고 있는 중노인(자포(紫袍)를 입은 것으로 보아, 신분 높은 사람임이 분명하였다)이 있는 곳으로 ..

조선의 문학을 위하여 (한국문학전집 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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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7 2 0 1 2016-08-15
조선에서 문학이 밥이 되느냐 하는 것은 다시 말하자면 조선에서 원고료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느냐. 신문사에서 물은 뜻은 이것인 듯싶다. 그러나 ‘문학이 밥이 되느냐’와 ‘원고료로 생활을 할 수 있느냐’의 두 가지 문제는 얼른 보면 같은 듯하고도 매우 다르다. 어떻게 다르냐 하면 ‘원고료’라 일괄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다 문학적 작품의 소득이 아니므로다. 통속소설 너저분한 잡문, 구역나는 漫文[만문] 이런 것에서도 지극히 빈약하나마 원고료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문학이랄 수는 없으니 말이다. 조선서는 엄정한 의미의 문학물로서는 米鹽[미염]은커녕 담배 용처도 구하기 힘들다.

제후와 백운 (한국문학전집 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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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82 2 0 1 2016-08-15
신라 진평왕(新羅 眞平王) 때에 된 일이다. 의좋은 두 사람이 한 동리에서 살았는데 한날 한시에 한 사람은 아들을 낳고 한 사람은 딸을 낳았다. 그런데 사내아이의 이름은 백운(白雲)이라 하고 계집아이의 이름은 제후(際厚)라 하였다. 두 집에서는 정혼(定婚)하여 두고 두 아이의 장성하기를 기다렸다. 백운이 열네 살이 되매 인물이 출중하고 성품이 또한 청수하였다. 국선(國仙)이 된 지 일 년이 채 못되어 불행하게도 눈이 멀었다. 그렇게 되매 제후의 부모는 백운과의 약속을 어기고 그 딸을 무진태수(茂榛太守)로 있는 이교평(李校平)이란 사람에게로 시집을 보내기로 하였다. 제후는 부모의 명령이라 어찌할 수 없어 무진으로 가면서 백운을 비밀히 찾아 손목을 잡고“내가 당신으로 더불어..

혼인(한국문학전집 567)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07 2 0 1 2016-08-15
굴깨라는 동네 이름은 굴이 난다는 데서 온 것이외다. 뒤에 큰 산을 진 서해 바닷가에 스무남은 집이나 서향하고 앉은 것이 굴깨라는 동네이니, 동네주민은 반은 농사하는 사람이요, 반은 해산(고기잡이)하는 사람이외다. 한동네에 살건마는 농사하는 사람은 농부의 기풍이 있어서 질박하고, 고기잡이 하고 배에 다니는 사람은 뱃사람의 기풍이 있어서 술도 먹고 노름도 합니다. 이 동네에 금년에 큰일 둘이 생겼읍니다.

드문 사람들 (한국문학전집 568)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07 2 0 1 2016-08-15
나는 시급히 돈 칠천원을 돌리지 아니하면 아니 될 곤경을 당하였다. 백방으로 힘써 보았으나 다 실패하고 나는 내가 과거에 적덕 없음을 한탄하고 파멸의 날을 앉아서 기다리지 아니할 수 없었다. 내가 전생이나 금생에 조금이라도 적덕이 있었으면 이런 일을 당하지는 아니하였을 것이다. 나는 분명 이렇게 믿는다. 나는 최후의 계책으로 내 판권 전부를 팔아버리기로 결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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