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767

백로 (한국문학전집 569)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67 2 0 1 2016-08-15
바로 내 집 문전이 해오리가 다니는 길인가보다. 문재산의 푸른 병풍을 배경으로 해오리가 흰 줄을 그어서 날아가는 것을 한 시간에도 여러 번 볼 수가 있다. 느릿느릿 여러 가지 곡선을 그리고 날아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한가해진다. 나는 가끔 내 서창 앞 방죽 위에, 흔히 식전에 허연 것이 웅숭그리고 앉았는 것을 보고 사람인가고 놀라는 일이 있다. 그것은 해오리다.

피고 (한국문학전집 532)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91 2 0 1 2016-08-10
피고는 경찰서와 검사국에서 자백한 바를 모두 부인하되, 피고인의 범죄사실은 확실하다. 피고는 5월 31일 오후 6시쯤, 용산에서 동대문으로 가는 제1호 전차 안에서, 피해자 이○○의 미모를 보고 종로에서 같이 내려서, 피해자의 집까지 뒤를 밟아서 집을 안 뒤에, 그 이튿날 오전 3시쯤 안국동 피해자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강간을 하려다가 붙들린 사실은 피해자가 검사국에서 공술한 바이며, 피고도 그 일부 사실은 인정한다. 피고가 ○○내외술집에서, 친구와 술을 먹고 헤어진 것은 오전2시며, 나머지 한 시간 동안을 들어갈까 말까 주저한 것은 피고에게 약간의 양심이 남아 있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강간미수라는 큰 죄는 법으로 다스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본관은 형법 ..

계육 병자 정축 (한국문학전집 538)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711 2 0 1 2016-08-10
李朝五百年史[이조오백년사] 중 단 한 개의 愛君美譚[애군미담], 端宗[단종]의 死六臣[사육신]의 義勇悲劇[의용비극]은 누구나 모를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항간에 周知[주지]된 사실이라 하는 것은, 본시외 역사적 사실과는 적지 않게 차이가 있다. 世宗朝[세종조]에 출생하여 布衣[포의]로 일생을 지내다가 三十九[삼십구]세라는 청년으로 별세한 南孝溫[남효온](號[호] 秋江[추강])이라는 文士[문사]가 있다. 그의 작품으로 〈六臣傳[육신전]〉〈秋江冷話[추강냉화]〉 등의 소설이 있는데 항간에 전하는 것은 이 소설이다.

대성을 바라면서 (한국문학전집 537)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38 2 0 1 2016-08-10
雜誌[잡지]를 볼 때에 그 編輯[편집]을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體裁[체재] 編輯[편집]과 內容[내용] 編輯[편집]이다. 내용은 잡지를 購買[구매]한 뒤에야 알 것이니 제二[이]의 문제이고 책방 店頭[점두]에서 고객에게 購買慾[구매욕]을 일으키게 할 만한 체재 편집이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 귀하다고 할 수 있다.

나의 넥타이 (한국문학전집 536)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48 2 0 1 2016-08-10
어디까지 가겠다는 특별한 목적지가 없이 행장을 꾸려가지고 정거장까지 나가보니 마침 釜山行[부산행]기차가 있었다. 좌우간 釜山[부산]까지 차표를 샀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 어디로 갈까? 하고 생각도 하며 잠도 자는 동안에 기차는 어느덧 釜山[부산]까지 이르렀다. 釜山[부산]서 기차를 내려서는 그냥 關釜[관부] 연락선에 올랐다. 연락선에서 東京[동경]까지의 차표를 샀다. 이리하여 이틀 뒤에는 아무 목적도 없이 아무 필요도 없이 東京[동경]의 아스팔트를 밟게 되었다.

괴물행장록 (한국문학전집 535)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65 2 0 1 2016-08-10
지금이기에 이 이야기를 한 개의 우스운 소리라고 붓에까지 올리지만 이 일을 당한 그 때는 너무도 창피스러워 남에게 이야기도 못한 일이다. * 팔(八), 구(九)년 전 여름. 平壤[평양]의 여름을 지내는 방법으로는 누구든 大同江[대동강]을 택한다. 大同江[대동강]에서 한바탕 멱을 감고 버드나무 수풀에서 낮잠이라도 한잠 실컷 자고 나면 몸이 마치 날아갈 듯이 깨끗하고 그 괴로운 더위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어떤 날 나는 매생이를 저어가지고 능라도에 가서 멱을 감고 섬에 올라가서 낮잠을 한잠 잤다. 낮잠을 한잠 실컷 자고 나서 인젠 집으로 돌아가려고 매생이에 돌아와 보니 벗어 두었던 옷이 없다.

겨울과 김동인 (한국문학전집 534)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27 2 0 1 2016-08-10
어떤 친구를 만나니까 그가, 「겨울은 讀書[독서] 시이즌일세.」 라고 합디다. 그럴 듯한 말이외다. 기나긴 겨울 밤을 책도 안 읽고 참말 넘기기 힘들겠지요. 그 말이 너무 眞理[진리]이므로 다른 친구를 만났을 때에 나는 博學[박학]이라는 자랑을 하고 싶어서 바삐 그 말을 이용하여 보았읍니다. 그러니까 그 친구는 한참 허리가 끊어지도록 웃더니, 「바보의 소릴세. 겨울은 妓生[기생]집 出入[출입] 시이즌이라네.」 라고 내어붙입니다. 그 역시 또한 그럴 듯한 말로서 어떻다고 反駁[반박]할 여지가 없어서 나는 다만 머리를 긁고 말았읍니다. 자! 여러분 어느 편이 眞理[진리]일까요?

환가 (한국문학전집 533)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08 2 0 1 2016-08-10
송은주가 자기의 가정과 남편 및 소생 자식 남매를 버리고 집을 뛰쳐나온 것은 해방1년 뒤였다. 남편 고광호와 내외가 된 지 10년, 일본 정치의 제약 많은 생활을 내외가 서로 돕고 격려하며 잘 겪어왔다. 이리하여 1945년 8월 15일 국가 해방에까지 이른 것이었다. 국가 해방으로 과거의 권력자요, 세도자이던 일본이 이 땅에서 물러가자, 일본인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는 모두 이 땅 본토인에게 개방되었다. 보통 사원은 과장이나 혹은 껑충 뛰어서 사장으로, 관리는 부장으로, 중학 교원은 대학교 수나 중학 교장으로…… 이렇듯 과거에는 이땅 본토인(주인)에게는 폐쇄되어 있던 지위가 모두 주인에게로 돌아왔다. 은주가 광호와 결혼할 때는 광호는 갓 대학을 나와서 어느 중학교원이 되..

기묘사화 재검토 (한국문학전집 539)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465 2 0 1 2016-08-11
(약 一年[일년] 전에 本誌[본지]에 「己丑三百年[기축삼백년]」이라 하여 己丑實錄[기축실록]에 新解釋[신해석]을 가미한 一文[일문]을 發表[발표]한 일이 있었다. 그러매 몇몇 讀者[독자]에게서 그와 유사 작품을 간간이 揭載[게재]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이에 지금 쓰는 것은 유명한 己卯士禍[기묘사화]에 관하여 余[여]의 見解[견해]를 가미하여 기록하는 바이다.) 栗谷[율곡]이 經筵[경연]에서 선조대왕께, 『전하께서는 고래의 부도한 군주의 행한 일은 하나도 행하시지 않으셨읍니다. 색을 즐기지 않으셨고 술을 과히 하지 않으셨고, 遊()[유()]을 즐기지 않으셨고, 女樂[여락]이며 雜道[잡도]를 싫어하셨고, 신하들을 사랑하셨고 ― 황송하옵지만 고래의 어느 제왕에게도 부족이..

적막한 예원 (한국문학전집 540)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03 2 0 1 2016-08-11
나는 잡지 9월호를 들추어 내어 보았다. 9월호에 실린 창작 단회 소설을 비평이라도 하여보려고! 무론 여의 수중에 있는 잡지는 조선 안에서 발행되는 월간 잡지 전부가 아니었다. 여의 수중에는 불행히 전부를 갖지 못하였다. 여의 수중에 있는 잡지를 나열하자면, 〈第一線[제일선]〉, 〈新女性[신여성]〉, 〈東光[동광]〉, 〈新東亞[신동아]〉, 〈三千里[삼천리]〉, 〈新生[신생]〉, 〈新朝鮮[신조선]〉 등 數種[수종]에 지나지 못하였다. 이상은 물론 조선문 잡지의 전부는 못 된다. 그러나 대부분이 된다고 넉넉히 豪語[호어]할 수 있을 것이다.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