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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의 객 (한국문학전집 564)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23 2 0 1 2016-08-15
전쟁은 지금 가장 격렬한 상태였다. 이쪽과 적(敵)이 마주 대치하여, 궁시(弓矢)로 싸우던 상태를 지나서, 지금은 두 편이 한데 뭉키고 엉키어 어지러이 돌아간다. 누구가 이쪽이고 누구가 적인지도 구별할 수 없이, 그저 마주치는 사람을 치고 찌르고― 내 몸에 칼이나 화살이나를 얼마나 받았는지, 그런 것을 검분할 수도 없이, 다만 흥분과 난투 중에서 덤빌 뿐이었다. 전쟁이라기보다 오히려 난투에 가까운 이 소란에 엉키어 돌아가면서도, 무주도독(武州都督) 김양(金陽)은 한 군데 목적한 장소를 향하여 나아가려고 애썼다. 저편 한 사오십 간쯤 맞은편에서, 칼을 높이 들고 어지러이 싸우고 있는 중노인(자포(紫袍)를 입은 것으로 보아, 신분 높은 사람임이 분명하였다)이 있는 곳으로 ..

조선의 문학을 위하여 (한국문학전집 565)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28 2 0 1 2016-08-15
조선에서 문학이 밥이 되느냐 하는 것은 다시 말하자면 조선에서 원고료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느냐. 신문사에서 물은 뜻은 이것인 듯싶다. 그러나 ‘문학이 밥이 되느냐’와 ‘원고료로 생활을 할 수 있느냐’의 두 가지 문제는 얼른 보면 같은 듯하고도 매우 다르다. 어떻게 다르냐 하면 ‘원고료’라 일괄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다 문학적 작품의 소득이 아니므로다. 통속소설 너저분한 잡문, 구역나는 漫文[만문] 이런 것에서도 지극히 빈약하나마 원고료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문학이랄 수는 없으니 말이다. 조선서는 엄정한 의미의 문학물로서는 米鹽[미염]은커녕 담배 용처도 구하기 힘들다.

제후와 백운 (한국문학전집 566)

김동인 | 도디드 | 1,900원 구매
0 0 395 2 0 1 2016-08-15
신라 진평왕(新羅 眞平王) 때에 된 일이다. 의좋은 두 사람이 한 동리에서 살았는데 한날 한시에 한 사람은 아들을 낳고 한 사람은 딸을 낳았다. 그런데 사내아이의 이름은 백운(白雲)이라 하고 계집아이의 이름은 제후(際厚)라 하였다. 두 집에서는 정혼(定婚)하여 두고 두 아이의 장성하기를 기다렸다. 백운이 열네 살이 되매 인물이 출중하고 성품이 또한 청수하였다. 국선(國仙)이 된 지 일 년이 채 못되어 불행하게도 눈이 멀었다. 그렇게 되매 제후의 부모는 백운과의 약속을 어기고 그 딸을 무진태수(茂榛太守)로 있는 이교평(李校平)이란 사람에게로 시집을 보내기로 하였다. 제후는 부모의 명령이라 어찌할 수 없어 무진으로 가면서 백운을 비밀히 찾아 손목을 잡고“내가 당신으로 더불어..

혼인(한국문학전집 567)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18 2 0 1 2016-08-15
굴깨라는 동네 이름은 굴이 난다는 데서 온 것이외다. 뒤에 큰 산을 진 서해 바닷가에 스무남은 집이나 서향하고 앉은 것이 굴깨라는 동네이니, 동네주민은 반은 농사하는 사람이요, 반은 해산(고기잡이)하는 사람이외다. 한동네에 살건마는 농사하는 사람은 농부의 기풍이 있어서 질박하고, 고기잡이 하고 배에 다니는 사람은 뱃사람의 기풍이 있어서 술도 먹고 노름도 합니다. 이 동네에 금년에 큰일 둘이 생겼읍니다.

드문 사람들 (한국문학전집 568)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17 2 0 1 2016-08-15
나는 시급히 돈 칠천원을 돌리지 아니하면 아니 될 곤경을 당하였다. 백방으로 힘써 보았으나 다 실패하고 나는 내가 과거에 적덕 없음을 한탄하고 파멸의 날을 앉아서 기다리지 아니할 수 없었다. 내가 전생이나 금생에 조금이라도 적덕이 있었으면 이런 일을 당하지는 아니하였을 것이다. 나는 분명 이렇게 믿는다. 나는 최후의 계책으로 내 판권 전부를 팔아버리기로 결심하였다.

백로 (한국문학전집 569)

이광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84 2 0 1 2016-08-15
바로 내 집 문전이 해오리가 다니는 길인가보다. 문재산의 푸른 병풍을 배경으로 해오리가 흰 줄을 그어서 날아가는 것을 한 시간에도 여러 번 볼 수가 있다. 느릿느릿 여러 가지 곡선을 그리고 날아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한가해진다. 나는 가끔 내 서창 앞 방죽 위에, 흔히 식전에 허연 것이 웅숭그리고 앉았는 것을 보고 사람인가고 놀라는 일이 있다. 그것은 해오리다.

피고 (한국문학전집 532)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02 2 0 1 2016-08-10
피고는 경찰서와 검사국에서 자백한 바를 모두 부인하되, 피고인의 범죄사실은 확실하다. 피고는 5월 31일 오후 6시쯤, 용산에서 동대문으로 가는 제1호 전차 안에서, 피해자 이○○의 미모를 보고 종로에서 같이 내려서, 피해자의 집까지 뒤를 밟아서 집을 안 뒤에, 그 이튿날 오전 3시쯤 안국동 피해자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강간을 하려다가 붙들린 사실은 피해자가 검사국에서 공술한 바이며, 피고도 그 일부 사실은 인정한다. 피고가 ○○내외술집에서, 친구와 술을 먹고 헤어진 것은 오전2시며, 나머지 한 시간 동안을 들어갈까 말까 주저한 것은 피고에게 약간의 양심이 남아 있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강간미수라는 큰 죄는 법으로 다스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본관은 형법 ..

계육 병자 정축 (한국문학전집 538)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722 2 0 1 2016-08-10
李朝五百年史[이조오백년사] 중 단 한 개의 愛君美譚[애군미담], 端宗[단종]의 死六臣[사육신]의 義勇悲劇[의용비극]은 누구나 모를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항간에 周知[주지]된 사실이라 하는 것은, 본시외 역사적 사실과는 적지 않게 차이가 있다. 世宗朝[세종조]에 출생하여 布衣[포의]로 일생을 지내다가 三十九[삼십구]세라는 청년으로 별세한 南孝溫[남효온](號[호] 秋江[추강])이라는 文士[문사]가 있다. 그의 작품으로 〈六臣傳[육신전]〉〈秋江冷話[추강냉화]〉 등의 소설이 있는데 항간에 전하는 것은 이 소설이다.

대성을 바라면서 (한국문학전집 537)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49 2 0 1 2016-08-10
雜誌[잡지]를 볼 때에 그 編輯[편집]을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體裁[체재] 編輯[편집]과 內容[내용] 編輯[편집]이다. 내용은 잡지를 購買[구매]한 뒤에야 알 것이니 제二[이]의 문제이고 책방 店頭[점두]에서 고객에게 購買慾[구매욕]을 일으키게 할 만한 체재 편집이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 귀하다고 할 수 있다.

나의 넥타이 (한국문학전집 536)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61 2 0 1 2016-08-10
어디까지 가겠다는 특별한 목적지가 없이 행장을 꾸려가지고 정거장까지 나가보니 마침 釜山行[부산행]기차가 있었다. 좌우간 釜山[부산]까지 차표를 샀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 어디로 갈까? 하고 생각도 하며 잠도 자는 동안에 기차는 어느덧 釜山[부산]까지 이르렀다. 釜山[부산]서 기차를 내려서는 그냥 關釜[관부] 연락선에 올랐다. 연락선에서 東京[동경]까지의 차표를 샀다. 이리하여 이틀 뒤에는 아무 목적도 없이 아무 필요도 없이 東京[동경]의 아스팔트를 밟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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