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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 (한국문학전집 512)

나도향 | 도디드 | 1,900원 구매
0 0 302 2 0 1 2016-08-08
쓴 지가 일 년이나 된 것을 지금 다시 펴놓고 읽어 보니 참괴한 곳이 적지 않고 많습니다. 터 잡히지 못한 어린 도향(稻香)의 내면적 변화는 시시 각각으로 달라집니다. 미숙한 실과와 같이 나날이 다릅니다. 그러므로 남에게 내놓기가 부끄러울 만큼 푸른 기운이 돌고 풋냄새가 납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완숙한 것으로 만족한 웃음을 웃는 것이 아니라 미숙한 작품인 것을 안다는 것으로 나의 마음을 위로하려 합니다. 푸른 기운이 돌고 상긋한 풋냄새가 도는 것으로 도리어 성과의 예감을 깨달을 뿐입니다. 장래에 닥쳐올 희망의 유열(愉悅)로 나의 심정을 독려시키려 하나이다. 이 글을 쓸 때 전적 자애를 부어 주시던 우리 외조모님의, 세상에 계시지않는 그리운 면영(面影)을 외로운 도향..

수달피의 강산구경 (한국문학전집 492)

권구현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16 2 0 1 2016-08-05
제주 한라산 북대편 음지쪽 □인□ 아래에 누던 사러오든 수달피 한 마리가 있는데 일출이작하고 일입이식하고 착정이음하고 경전이식하드니(日出而作 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요의칠년한과 하의지수(堯之七年之旱, 夏之九年之水) 거의 굶어 죽게 되니까 아서라 이럴 것이 없이 기왕 굶어 죽게 된 신세이니 십삼도강산(十三道江山)이나 두루두루 구경하다 죽으리라 작정하고서 개나리 봇짐에 곰방대를 꿰차고서 죽장망혜(竹杖芒鞋)로 나서서 이리저리 저리이리 두루두루 승지강산(勝地江山)을 구경하는데 수로(水路)로 천리 진도를 거쳐 목포에 도달하였으니 예서부터 시작하여 먼저 전라남북도를 구경할세 조선이 비록 소국이라 하나 그래도 삼천리강산이라 짧은 세월에 어찌 샅샅이 구경을 할 수 있으리오. 대강대..

폐물 (한국문학전집 493)

권구현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43 2 0 1 2016-08-06
때는 천구백이십사년이 마지막 가는, 눈 날리고 바람 부는 섣달 그믐밤었다. 나는 열한 점이나 거진 다 되었을 무렵에서 겨우 석간(夕刊) 배달을 마치고서 머리에서 발등까지 함부로 덮힌 눈을 모자를 벗어 툭툭 털며 종각 모퉁이를 나섰다. 지금 와서는 생각만 하여도 치가 떨릴 만치 몹시도 차운 밤이었건만 그때의 나는 김이 무럭무럭 날 듯한 더운 땀을 쳐 흘렸던 것이었다. 두렵건대 이것의 직접 체험자가 아닌 독자(讀者)로서는 이에 대하여 좀 상상하기에 부족한 혐의가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여느 때 같으면 아무리 석간 배달이 늦다고 할지라도 여섯 점이나 혹 일곱점이면 끝이 나겠지만 다 아는 바와 같이 내일은 새해의 첫 달이다. 그러므로 신문 페이지 수는 여느 때의 삼 배나 늘어..

작은 용사, 작은 이의 이름 (한국문학전집 494)

방정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27 3 0 1 2016-08-06
작은 勇士[용사] “전교 학생은 운동장으로 집합하라!” 는 교장의 명령이 졸지(별안간)에 내렸습니다. ‘하학하여 돌아갈 시간인데 무슨 일일까, 무슨 일일까?’ 하고, 4백여 명 학생이 궁금해 하면서, 운동장 복판에 반반이 열을 지어 늘 어섰더니, 한 열에 선생 한 분씩이 달려들어 끝에서부터 차례로 학생의 주 머니를 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학생 중에 흡연(담배 피우는 것)을 하는 악풍(나쁜 풍습)이 있다고 소문이 돌아서 궐련 가진 학생을 찾아내려고 조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각 반 각 열을 일시에 했으므로 조사는 속히 끝났습니다. 그러나, 궐련 가 진 학생은 한 사람도 드러나지 않고, 다만 운동장 한편 담 밑에 누가 던졌 는지 아까까지 없던 궐련 한 갑이 떨어져 있는 것이 발견..

작은 힘도 합치면, 잘 먹은 값 (한국문학전집 495)

방정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50 3 0 1 2016-08-06
작은 힘도 합치면 어느 숲 속에 참새 양주(부부)가 있어서, 근처에 있는 개구리와 딱다구리 를 동무 삼아 친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참새 양주가 양식을 구하러 멀리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성질 나쁜 큰 곰 한 마리가 와서, 참새집 지어논 나무 밑동을 흔들어서 참새집과 그 속에 낳아 논 귀여운 알들을 모두 쪼아 놓고, 그 큰 발로 짓밟아 버리면서 자못 유쾌한 듯이 웃고 있었습니다. 집을 헐어 논 것도 분하고 원통한데 귀 여운 알까지 짓밟아 없앤 것을 보고 기절하게까지 슬프고 분하여, 한 주먹 으로 때려 죽여 원수를 갚아도 시원치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자기네 는 주먹보다도 적고 힘없는 몸이요, 곰은 바위만하게 크고 힘센 놈이니 어 찌하겠습니까. 말 한 마디도 ..

잠자는 왕녀 (한국문학전집 496)

방정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63 2 0 1 2016-08-06
잠자는 王女[왕녀] 옛날 옛적 또 옛적에, 어느 나라님 내외분이 아드님도 따님도 한 분도 없 으셔서 늘 근심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매양 두 분이, “어떻게든지 어린애를 하나 낳았으면 원이 없겠는데.” 이렇게 탄식은 하시나 아무 소용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루는 왕비님이 목욕을 하시느라니까, 난데없는 개구리 한 마리 가 물 위에 튀어나와서 머리를 조아리며, “왕비님 왕비님! 착한 왕비님! 왕비님은 착하시니까 일 년 내로 소원을 이루시게 됩니다!” 하였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개구리의 예언이 들어맞아 왕비님은 어어쁜 어여쁜 따님을 낳으셨습니다. 오래 바라던 소원을 이룬 것이 기쁘셔서 잔치를 크게 차리시고, 온 백성에 게 모두 음식을 내리시고, 대궐 잔치에는 모든 신하와..

문단촌언 (한국문학전집 486)

권구현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45 2 0 1 2016-08-05
이상에 지시한 제씨의 꾸준한 노력만은 감사하지 않는 바가 아니로되 판에 박은 듯이 3년 전이나 4년 전이나 금일이나 별로 다른 것이 없이 다만 열손가락을 꼽기에도 부족한 그네들만이 불완전하나마 간판을 둘러메고 다닐뿐이요, 조금도 새로운 기맥이 안 보일 뿐 아니라, 차라리 어떠한 의미로 보아서는 열이 다섯 되고 다섯이 둘 되는 격으로 점점 오글어가는 듯한 느 낌이 없지 않다. 지난 1년간만 보더라도 신흥문단의 수확이 무엇인가? 지금에 앉아서 하나하나 들어서 말하기는 어려우나 창작, 시가, 평론 할 것 없이 통틀어서 거의 고식(姑息)상태에 있었다. 된 잡지나 안 된 잡지의 꽁무니에다 함부로 흐려 쓰는 되지 못한 작품이라든가 또는 우리와 이해가 전연 다른 계급만을 위하여 쓰..

포석 군의 직업노동문예작품을 읽고 (한국문학전집 487)

권구현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90 2 0 1 2016-08-05
내가 여기서 문제 삼으려 하는 포석 군의 글은 이것이 일전에 중외보에 실린 것인데 너무도 산문적이요, 단편적인 만치 그 내용에 있어서도 제목보다는 아주 충실성을 잃은 혐이 없지 못하다. 그러나 그 대체의 요령만은 문예의 상품화를 고조로 한 글인가 싶다. 이것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군의 말과 같이 ‘쓴다는 일’도 다른 상공업과 마찬가지의 즉, 생활 자료를 얻기 위한 직업이라는 의미 아래에서 문인도 곧 상인인 동시에 그 작품도 또한 상품이라 하였다. 그리고 결론으로는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달되지 못한 조선에서는 아무리 상품을 만들어 놓아도 팔리지를 앉는다. 따라서 문단 상인들은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니 만치 군 자신도 이 상업 수단을 써 가며 상품을 팔아서 살아가던 ..

무산계급의 심미감 (한국문학전집 488)

권구현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08 2 0 1 2016-08-05
미는 하 오 이 문제의 (何) ? 해석 여하에 의하여 미의 기본적 가치는 설명될 것이다. 그러면 미란 무엇이냐? 그러나 이것은 미학설이 있게 된 이래 제가의 해설이 각이한 만치 단시간에 종합적 설명을 형이상학적 근거를 가졌으므로 오늘날 물질적 조건을 제1위로 하는 「프롤레타리아」의 입장으로서는 차라리 일고할 가치도 긍정할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장하는 미, 적어도 내가 여기에서 말하려 하는 미는 더 말할 것 없이 어떠한 심리학적 견지에서 설명하려하는 소위 저들의 순수미학설은 아니다.

무산계급의 예술 (한국문학전집 489)

권구현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78 2 0 1 2016-08-05
현대사회에 있어서 예술의 계급적 대립을 부정하는 계급예술을 부인하는 예술가들을 통틀어서 「부르주아」예술가라고 말하면 좀 독단 같다만 그네들의 계급예술을 부인하려는 이론답지 못한 이론보다도 그네들의 사유와 관념에서 실제 행위에 이르기까지의 사실을 먼저 자백하는 다음에야 어찌하랴. 그네들은 어떠한 이론적 조건을 들어 오늘날 계급예술을 부인하며 따라서「부르주아」예술가라는 칭호까지 벗어나려 할지라도 그네들의 영역을 벗어난 우리 즉, 계급예술을 시인하는 무산계급의 우리로서는 좀 미안하나마 그네들에게 「부르주아」예술가라는 존호를 아니 바칠 수가 없다. 그러면 계급예술을 부인하는 그네 즉, 부르주아 예술쟁이들의 주의 주장을 검토하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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