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767

천사 (한국문학전집 500)

방정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29 2 0 1 2016-08-06
“착한 아이가 죽으면 천사가 날아와서, 그 조그만 죽은 몸을 두 팔로 안 고 커다랗고 하얀 날개를 펴면서, 아이가 좋아하던 동리의 위를 훌훌 날아 넘어가면서 한 아름이 되도록 꽃을 따서 안고 갑니다. 천사가 그 꽃을 하느 님께 가지고 가면, 그 꽃은 땅 위에 있을 때보다도 훌륭하게 더 고와집니 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그 꽃을 받아 안으시고, 그 중에 제일 좋은 꽃에 입을 맞추어 주십니다. 이렇게 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꽃은 소리를 치 며 기껍게 노래를 부릅니다.” 어느 해 천사는 죽은 아이를 하늘로 데리고 가면서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 습니다. 아이는 꿈같이 어렴풋하게 그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하고 듣고 하는 동안에, 천사와 아이도 어느 틈에 아이가 땅 ..

풍자기 (한국문학전집 501)

방정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49 2 0 1 2016-08-06
저녁 후에 산보격으로 천천히 날아 났으니, 어두워 가는 경성 장안의 길거 리에는 사람놈들의 왕래가 자못 복잡스럽다. 속이기 잘 해야 잘 살고, 거짓말 잘 해야 출세하는 놈들의 세상에서 어디 서 얼마나 마음에 없는 거짓말을 잘 발라맞혔던지, 돈푼 감추어 둔 덕에 저 녁밥 한 그릇 일찍이 먹고 나선 놈들은, “내가 거짓말 선수다.” 하고 점잖을 뽐내면서 걸어가는 곳이 물어볼 것 없이 감추어 둔 계집의 집 이 아니면 술집일 것이요, 허술한 허리를 꼬부리고 부지런히 북촌으로 북촌 으로 고비 끼어 올라가는 놈들은 어쩌다가 거짓말 솜씨를 남만큼 못해서, 착하게 낳아 논 부모만 원망하면서, 점심을 끼고 밥 얻으러 다니는 패들이 니, 묻지 않아도 저녁밥 먹으려고 집으로 기어드는 것이다...

하나에 하나 (한국문학전집 502)

방정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56 2 0 1 2016-08-06
창복이는 금년 삼월에 ×× 보통 학교를 졸업하고, ×× 고등 보통 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 고등 보통 학교라면, 서울서도 제일로 꼽는 학교일 뿐 아니라, 그 전 부터 늘 다니고 싶고, 늘 소원하던 학교에 입학하였는지라, 창복이는 한없 이 기쁘고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기쁘고 좋은 중에도, 고등 보통 학교 는 보통 학교보다는 훨씬 모든 것이 어렵고, 규칙이 몹시 엄격하다는 말을 듣던 터이라, 한편으로 두렵고 무서운 생각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 창복이는 기쁘고 두려운 생각에 가슴이 벌렁거리는 것을 억지로 참 고 학교로 갔습니다. 학교 마당에는 이번에 자기와 같이 새로 입학한 학생들이 군데군데 모여서 저희끼리 무엇인지 수군수군하고 있었습니다. 여덟 시 삼십 분부터 아..

양 (한국문학전집 503)

지하련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01 2 0 1 2016-08-07
노가리로 있는 국화를 분오로 옮겨 심다 말고 성재(聖在)는 방으로 드러왔다. 오래 해ㅅ빛을 받고 있는 때문인지, 별랗게 방안이 어둡고 또 변으로 조용하기까지 해서 한동안 눈앞이 아리송송하고, 귀ㅅ속이 왱 ─ 하니 울린다. 퇴침을 집어 들고 되도록 구석지로 가서 벽을 향하고 드러누은 것은, 이러한 때 빛이란 어둠보다도 더 어둡기 때문이다. 그는 두통이 나는 것도 같고 조름이 오는 것 같기도 해서 일부러 눈을 감었으나 그러나 쉽사리 잠이 오는 게 아니다.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은 요 멫칠 래로 바짝 더 번거럽게 구는 정래(晶來)와의 교우관게다. 허기야 가족들의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 정래와 손을 맞잡고 수무ㅅ골 산비탈로 올러와 김생과 화초를 키우고 살어보기로 작정한..

가을 (한국문학전집 504)

지하련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51 2 0 1 2016-08-07
서쪽으로 티인 창엔 두꺼운 카 ─ 텐을 내려첫는 데도 어느 틈으론지 쨍쨍한 가을 볕살이 테불 우이로 작다구니를 긋고는 바둘바둘 사물거린다. 분명 가을인 게, 손을 마조 잡고 부벼 봐도, 얼굴을 쓰담아 봐도, 어째 보스송하고 매낀한 것이 제법 상글한 기분이고, 또 남쪽 창가ㅅ으로 가서 밖앝을 내다 볼나치면, 전후좌우로 높이 고여올린 삘딩 우마다 푸르게 아삼거리는 하눌이 무척 높고 해사하다. 오후 여섯 시다. 사내에서 일 잘하기로 유명한 강군이 참다 못해 손가방을 챙긴다. 「뒤에 나오시겠서요?」 「먼저 갑시다.」

광나루 (한국문학전집 505)

지하련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25 2 0 1 2016-08-07
특 히 여자 (特) (女子)들의 사귐이란 흔히 그 처지(處地)가 같다든지 처지가 같지 않다 하드라도 서로의 처지(處地)를 이해(理解)하고 공감(共感)할 수 있을 때 쉽게 매저지나 보다. K P 이 두 부인(夫人)과 내가 알게 되기는 작년(昨年) 겨울이다. 전부터 밖으로 가까우신 분들이었기에 노상 한번 뵈인다고는 하면서도 피차간 딱이 겨를치 못하였든 것인데. 지난 가을, 어떤 뜻하지 않은 사건(事件)으로 해서 두 부인(夫人)과 및 내가 함께 불행(不幸)을 맞이하였을 적에 우리는 별로 누구의 지시(指示)도 없이 그냥 쉬웁게 가까워질 수가 있었다. K부인(夫人)은 나보다 훨신 연장(年長)인, 내가 평소부터도 퍽 존경(尊敬)해 온 분이지만 상상(想像)했든 것보다도 뵈오니 더 좋은..

산길 (한국문학전집 506)

지하련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49 2 0 1 2016-08-07
신발을 신고, 대문께로 나가는 발자취 소리까지 들렸으니, 뭘 더 의심할 여지도 없었으나, 순재는 일부러 미다지를 열고 남편이 잇나 없나를 한번 더 살핀 다음 그제사 자리로 와 앉었다. 앉어선 저도 모르게 호 ─ 한숨을 내쉬였다. 생각하면 남편이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는, 이 거치장스런 문제를 안고, 비록 하로ㅅ밤 동안이라고는 하지만 남편 앞에서 내색하지 않은 것이 되려 의심쩍을 일이기도 하나 한편 순재로선 또 제대로 여기 대한 다소간이나마 마음의 준비 없이 뛰어들 수는 없었든 것이다. 아직 단출한 살림이라 아츰 볕살이 영창에서 쨍 ─ 소리가 나도록 고요한 낮이다. 이제 뭐보다도 사태와 관련식혀 자기 처신에 대한 것을 먼저 정해야 할 일이었으나, 웬일인지 그는 모든 것..

체향초 (한국문학전집 507)

지하련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46 2 0 2 2016-08-08
삼히(三熙)가 친가엘 갈 때면 심지어 이웃사람들까지 더 할 수 없이 반가히 맞어 주었다. 물론 여기엔, 아직 어머니가 살어 게시는 욋딸이란 것도 있을지 모르고,또 그의 시집이 그리 초라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러한 대우가, 그의 모든 어렷을 적 기억과 더불어, 고향에 대한 다사로움을 언제까지나 그에게서 가시지 않게 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랬는데, 이번엔 어머니를 비롯해서, 어린 족하들까지,「아지머니 ─」하고는 그냥 말이 없을 정도다. 이럴 때마다, 삼히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 홀죽해짐 뺌에나 턱에 손을 가저가지 않으면, 빠지지하고 진땀이 솟는 이마를 쓰담고 애매한 우슴을 지어보거나, 또 공연히 무색해 하는 것이 버릇처럼 되었다. 이래서 그가 친가로 ..

1월 창작평 (한국문학전집 485)

권구현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66 2 0 1 2016-08-04
나는 일찍이 남의 작품을 비평해 본 일이 없다. 비평해 보겠다는 의도나마 가져본 일이 없었다. 또 앞으로라도 문예비평가가 되고자 하는 욕구는 갖지않는다. 그것은 ‘개자(芥子)의 맛은 씹어보아야 안다’는 격으로 어떠한 작품임을 물론하고 자기 자신이 친히 숙독 상미(詳味)하여 본다든가 그것이 만일 희곡일 것 같으면 무대화하여 보기 전에는 그 최후적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니 정당한 의미의 문예비평가적 입장에서 볼 때에는 자극적 태도라고 할는지 모르나 제3자인 타인이 붓으로나 혹은 입으로 말하는 문예의 비평이나 소개 또는 연구 같은 것에 얼마나한 가치와 신뢰가 있게 될 것인가? 이 점에 대하여 나는 스스로 회의적임을 면치 못할 뿐 아니라(그렇다고 문예비평 그 물건을 본질적으..

문학작품의 방법론적 연구 (한국문학전집 477)

권구현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924 2 0 1 2016-08-04
문학의 방법론적 연구가 흥문단 일우(一隅)로부터 주의를 야기하게 되었으니 예를 들면 정노풍 김팔봉 제 씨의 형식과 내용 문제에 대한 제 문예이론이며 기타 평론 등이 그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그 ‘이데올로기’의 여하를 불문하고 문단자체로 보아서는 □시기적인 발칙한 논의라 아니 할 수 없다. 필자도 이 문제에 대하여 다소 고구한 바 없지 않으나 사실에 있어서 아직 어떠한 자신을 가지고 독자의 체계를 논술할 만한 정도까지의 연구를 싣지 못하였다. 다만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하여 문예작품을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으리라는 것과 따라서 이 방면의 연구가 금후 문예가의 일 중요한 임무인 것만은 의심치 않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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