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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는 사람 (한국문학전집 474)

윤기정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03 2 0 52 2016-08-01
아무리 속아 산다는 세상이기로 ‘ 요같이 속이고 요같이 가증하게도 속아 산다는 말이냐?’ 김철은 그래도 오늘 안으로 무엇을 찾을까하고 무슨 직업을 행여나 붙잡을까 하고 온종일 쏘다녔으나 역시 전일과 마찬가지로 빈주먹만 쥐고 자기 집대문 안을 들어서며 무엇을 한껏 원망하는 듯이 힘있게 부르짖었다. 오늘 아침에도 집밖을 나올 때에는 온갖 희망을 한아름 안고서 나오기는 나왔으나 이제 와서는 모두다 절망의 구렁텅이로 보기 좋게 빠지고 말았다. 그래 말이 안나올 만치 기가 막힐 지경이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야 설마 무슨 빛이 안 보일라고… 조그만 벌이라도 생길터이지.’ 하고 서울바닥을 미친개 모양으로 허구헌날 쏘다녀 보았으나 오늘까지 밥벌이를 붙잡지 못하고 헛수고만 하였..

문인이 본 서울 (한국문학전집 475)

권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78 3 0 1 2016-08-01
나는 이따금 서울서 가장 번화하고 문화주택 많은 한 거리를 이리저리 거닐다가 그 걸음으로 서북에 솟아있는 인왕산으로 올라간다. 그래서 그 산의 서쪽에 한 중어리에 기지(基地)의 무덤같이 수북수북 흩어져 있는 ─ 부르조아 낭만주의 시적으로 형용한다면 해빈(海濱)같은 백사장에 붙어있는 조개껍질같이 아니 처녀의 유방같이 토막촌(土幕村)의 한 거리를 이리저리 거닐어 본다. 그러면 나는 어느 듯 천국과 지옥을 한꺼번에 순례(巡禮)해보는 것같은 느낌이 생긴다. 붉은 동와제(棟瓦製)의 2·3층 양옥, 혹은 후끈하는 난방장치기제(煖房裝置機製)의 푹신푹신한 안락의자 푸른 유리창 흰 커튼 그 속에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며, 키스를 하며, 인간의 향락을 다하는 모던보이, 모던 걸 ─나는 ..

시평과 시론 (한국문학전집 440)

권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59 2 0 81 2016-07-29
재린(在隣)한 일본의 프롤레타리아 문단에서는 시부문이 가장 장족으로 발전되어 있는 반대로 우리 조선 프롤레타리아 문단에서는 시부(詩部)가 가장 빈약하고 활발치 못하였다. 질량이 모두 그러하였다. 우리 프로시인에서 가장 많은 시편을 제작하였고, 또 프로시인으로서 부르시단에까지 많은 총애를 받던 박팔양(朴八陽)씨의 시를 보면 우리는 도저히 프로시라고 명칭을 붙이기 어려웠다. 그의 시는 몰락하는 상공 소부르조아를 표상하는‘근대주의’로 빌딩, 타이피스트, 모던 걸, 도회의 풍경같은 것을 아무 조건없이 찬미하고 노래하였다. 그것은 공작(工作)‘도회정조’,‘새로운 도시’,‘여인’등을 보면 모두 그러한 것을 알 것이다.

조선농민문학의 기본방향 (한국문학전집 441)

권환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47 2 0 21 2016-07-29
민주주의 혁명인 현 단계에 있어 봉건제도 잔재의 소탕이 한 중요한 과업으로 되어 있는 것은 누구나 대개 상식적으로 다 아는 바인데, 봉건제도 잔재 중에는 부인문제, 상민 특히 백정문제, 씨족제도의 유습 문제 등이 있지만 그 중에도 농민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인 것은 또한 누구나다 시인하는 바이다. 전 인구의 약 8할이나 점령하고 있는 이 농민이 가지고 있는 봉건제도 잔재의 소탕이 없이는 민주주의 혁명이 완성될 수 없으며 또 따라서 다음의 단계로 발전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혁명에 일익적 임무를 다하려는 문학운동에 있어서도 봉건제도 잔재 소탕이역시 한 중요한 과업으로 되어 있으며, 따라서 봉건제도 잔재 중에 가장 중요 또 긴급한 농민문제를 중심테마로..

산제비를 읽고

권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27 2 0 58 2016-07-30
박세영(朴世永)군이 보내준 시집 「山[산]제비」를 읽었다. 내가 세영의 시(詩)를 처음 읽은 것이 아니지마는 그의 노작(勞作)을 집성해 놓은 이 시집을 읽고 나서 그가 열정적, 정열적 시인인 것을 나는 새삼스럽게 느껴 알았다. 누구든지 세영을 대할 때 그가 순진하고 과장없는 열정, 정열이 찬 시인이란 인상을 얻겠지마는 그의 인격에 대한 같은 인상을 그의 시(詩)에서도 얻을 것이다. 하랄의 勇士[용사] 나어린 少年兵[소년병]이여! 나는 마른 北魚[북어] 같은 네 팔뚝에 총이 걸친 것을 본다.

인쇄한 러브레터 (한국문학전집 445)

권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38 2 0 48 2016-07-30
양수(良洙)의 화실(畵室), 양수는 많아야 이십 2,3세에 넘지 않는 순진하고도 쾌활한 청년, 애경(愛卿)은 삼십세 쯤된 히스테릭한 노처녀(老孃[노양]), 막이 열리면 양수는 책상 앞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 그러나 마음은 딴 것을 생각하고 있는 듯, 책상 위에는 서책 외에 큰 면경하나 비스듬히 서있고, 그 앞 벽에는 아름다운 판화 몇 장이 걸려 있다. 애경은 그 옆에서 편물(編物)을 하고 있다. 양수 (한참동안 책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홱 덮어놓고 설합(舌盒)에서 편지 장을 내여 소리 없이 읽는다.) 애경 (빙그레 웃으며) 얘 양수! 너는 요새 무슨 편지를 그렇게 밤낮 내 보니? 그 종이가 편지지기에 말이지 인찰지(印札紙)나 반지(半紙)나 됐더라면 벌써 다 떨어지고..

조선 예술운동의 당면한 구체적 과정 (한국문학전집 446)

권환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45 2 0 25 2016-07-30
조선 예술운동의 당면한 구체적 과정 이 문제에 대해서는 벌써 임화, 안막 두 동지가 상론한 바 있었다. 그러나 그 두 동지는 우리 조선의 예술운동에서 가장 긴급하고 중대한‘지입(持入)’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충분히 말을 아니하였다. 그래서 필자는 그 ‘지입(持入를)’문제를 중심으로 하여 이 소론을 쓰려 한다.

아리랑 고개 (한국문학전집 447)

권환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81 2 0 1 2016-07-30
아리랑고개는 항상 열두고개라 한다 무산십이봉(巫山十二峯)을 본받아 그러나 이때까지 넘겨달라는 사람은 있어도 넘어봤다는 사람은 일찍 보지 못하였다. 그 너머엔 따라서 푸른 호수가 있는지 넓은 사막이 있는지 툰드라가 있는지 극락이 있는지 지옥이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넘겨달라는지도 그들밖에는 아는 이가 없었다. 그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어떤 고개엔 엄나무〔剌桐[발동]〕같은 큰 가시 나무들이 빽빽이 서 있고 또 어떤 고개엔 표범 독사 고릴라 같은 사나운 짐승들이 야단을 치고 또 어떤 고개엔 대가리 둘 붙은 귀신 뿔난 도깨비들이 한낮에 푸른불을 반작인다 하였으니까 방랑객 탐험객 순례자들은 그러므로 열두고개를 한숨에 넘을 듯이 올라갔다 한 고개..

민촌형에게 (한국문학전집 448)

윤기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29 2 0 61 2016-07-30
날새 안녕하시며 어린애들도 학교에 잘 다니며 원고 많이 쓰셨습니까. 저는 어제야 겨우 볼 일을 대강 마치고서 오늘 아침 9시발 승합 자동차를 타고 서울을 떠나 이곳으로 다시 왔습니다. 종로에서 ×군을 만났지요. 그리하여 얼마 전부터 우리들 사이에 숙제로 내려 오던 웅어잡이 뱃놀이를 즉시 실행해 보자고, 엄군과 송군과 형과 제가 그날 노상에서 헤어질 때 상의한 후 제게 부탁한 말을 전하였지요. 그랬더니 ×군의 말이 여기서도 강까지 가려면 20리나 실히 되니 이리로 모이느니보다 바로 경성역에서 기차를 타고 수색 가서 내리면 한오리 가량되니 일자와 시간만 작정해 가지고 수색서 만나자고 하더군요. 제 생각에도 그렇게 하는 편이 차비도 덜 들 뿐 아니라 걸음도 덜 걷겠기에 날..

예술운동의 신전개 (한국문학전집 449)

윤기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06 2 0 65 2016-07-30
제2차 세계대전은 파쇼국가의 전면적 패퇴와 진보적 민주주의국가의 완전한 승리로 귀결됨에 따라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적 압정하에 신음하는 조선민족도 자유와 해방의 제일보를 내딛어 자주독립의 길로 매진하게 되었다. 36년간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가혹 간악하기 그 유례가 없었던 제국주의 일본의 강제적 지배와 노예적 폭정의 질곡과 족쇄 하에 착취와 억압을 당하던 삼천만 대중은 역사적 창조의 날인 8월 15일을 계기로 빼앗겼던 자유를 다시 찾고 잃어버렸던 주권을 다시 얻는 해방의 기쁨을 절규하면서 정치적,경제적, 문화적 각 부면의 건설운동은 가속도적으로 발랄히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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