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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문제에 관한 이론과 실제 (한국문학전집 482)

언제인가 필자가 모 사상 단체를 방문하였을 때에 팔절형 맑스의 영상이 벽에 걸린 것을 보았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차라리 일종의 장식적 의미로서 해석하려 하였으나 저편(회측)의 견해는 그렇지 않았다. 즉 맑스의 위대한 혁명적 기백과 풍부한 논리적 창업에 경배를 드림과 함께 그의 획세기적 유훈을 기념키 위함이라는 것이 그네들의 영상에 대한 관점이었다. 그때에 나는 사정상 시비를 논란할 겨를도 없었음으로 그대로 발길을 돌려 세우고 말았으나 구애(拘碍)없는 내 자신의 신조로부터 그네들의 견해는 그것을 도저히 그대로 청취 또는 소화하여 들 수 없는 숭배 심의적 견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었다. 명예욕과 숭배 심리를 증오 배척하는 나의 견해로서는 그네들에게 한하여서는 이 지각 위에 맑스라는 거대한 우상이 또한 개(..
언제인가 필자가 모 사상 단체를 방문하였을 때에 팔절형 맑스의 영상이 벽에 걸린 것을 보았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차라리 일종의 장식적 의미로서 해석하려 하였으나 저편(회측)의 견해는 그렇지 않았다. 즉 맑스의 위대한 혁명적 기백과 풍부한 논리적 창업에 경배를 드림과 함께 그의 획세기적 유훈을 기념키 위함이라는 것이 그네들의 영상에 대한 관점이었다.
그때에 나는 사정상 시비를 논란할 겨를도 없었음으로 그대로 발길을 돌려 세우고 말았으나 구애(拘碍)없는 내 자신의 신조로부터 그네들의 견해는 그것을 도저히 그대로 청취 또는 소화하여 들 수 없는 숭배 심의적 견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었다. 명예욕과 숭배 심리를 증오 배척하는 나의 견해로서는 그네들에게 한하여서는 이 지각 위에 맑스라는 거대한 우상이 또한 개(個) 조출된 감이 없지 못하였다.
이것을 기회로 하여 이하에 우상문제에 대한 내 자신의 신조와 관점을 학구적 태도로서 기술하여 보겠다.
1926년 평론 「무산계급의 예술」과 시조작품 및 기타를 『시대일보』·『조선지광』·『동아일보』·『중외일보』 등에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초기에는 카프(KAPF :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 조직에 가담하여 부르주와 예술과 형이상학을 비판했으나, 곧바로 전환하여 김화산(金華山) 등이 주도한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 문학의 편에 서서 카프파와 논전을 펼치기도 하였다.

그의 시작품은 시조와 단곡(短曲 : 짧은 악곡)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1927년 영창서관에서 간행한 단독 사화집(詞華集)인 『흑방(黑房)의 선물』에는 「님 타신 망아지」 이하 50수의 시조작품과 「영원의 비애」 이하 46편의 단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시조라는 형식을 통해 당대의 현실을 비판하고 일제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의지를 뜨겁게 나타내면서 응축된 표현의 묘미를 긴장되게 갖추고 있었다.”고 한 김용직(金容稷)의 말과 같이 권구현이 시도한 시조와 단곡 형식은 매우 의도적인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아나키즘 사상이 언제나 우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의미내용과 기법을 일체화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폐물(廢物)」(별건곤, 1927.2)과 「인육시장점묘(人肉市場點描)」(조선일보, 1933.9.28∼10.10.) 등 2편의 단편소설과 많은 평론과 수필을 지상에 발표하였다.

그는 서화에도 재능을 보이고 있는데,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하여 여러 번 입선하였고, 개인전도 몇 차례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미술평론에도 일가견을 이루어 「선사시대의 회화사」(『동광』, 1927.3∼5.)를 위시하여 몇 편의 미술평론과 단평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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