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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피의 강산구경 (한국문학전집 492)

제주 한라산 북대편 음지쪽 □인□ 아래에 누던 사러오든 수달피 한 마리가 있는데 일출이작하고 일입이식하고 착정이음하고 경전이식하드니(日出而作 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요의칠년한과 하의지수(堯之七年之旱, 夏之九年之水) 거의 굶어 죽게 되니까 아서라 이럴 것이 없이 기왕 굶어 죽게 된 신세이니 십삼도강산(十三道江山)이나 두루두루 구경하다 죽으리라 작정하고서 개나리 봇짐에 곰방대를 꿰차고서 죽장망혜(竹杖芒鞋)로 나서서 이리저리 저리이리 두루두루 승지강산(勝地江山)을 구경하는데 수로(水路)로 천리 진도를 거쳐 목포에 도달하였으니 예서부터 시작하여 먼저 전라남북도를 구경할세 조선이 비록 소국이라 하나 그래도 삼천리강산이라 짧은 세월에 어찌 샅샅이 구경을 할 수 있으리오. 대강대강 이름 높은 곳만 구경하기로 하니 ..
제주 한라산 북대편 음지쪽 □인□ 아래에 누던 사러오든 수달피 한 마리가 있는데 일출이작하고 일입이식하고 착정이음하고 경전이식하드니(日出而作 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요의칠년한과 하의지수(堯之七年之旱, 夏之九年之水) 거의 굶어 죽게 되니까 아서라 이럴 것이 없이 기왕 굶어 죽게 된 신세이니 십삼도강산(十三道江山)이나 두루두루 구경하다 죽으리라 작정하고서 개나리 봇짐에 곰방대를 꿰차고서 죽장망혜(竹杖芒鞋)로 나서서 이리저리 저리이리 두루두루 승지강산(勝地江山)을 구경하는데 수로(水路)로 천리 진도를 거쳐 목포에 도달하였으니 예서부터 시작하여 먼저 전라남북도를 구경할세 조선이 비록 소국이라 하나 그래도 삼천리강산이라 짧은 세월에 어찌 샅샅이 구경을 할 수 있으리오. 대강대강 이름 높은 곳만 구경하기로 하니 도시로 치면 목포, 영산포, 광주, 나주, 전주, 군산, 이리 등이며 산수로 치면 달마산, 내장산, 변산, 노령, 마이산, 육십령과 영산강, 만경강, 금강 등이오
1926년 평론 「무산계급의 예술」과 시조작품 및 기타를 『시대일보』·『조선지광』·『동아일보』·『중외일보』 등에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초기에는 카프(KAPF :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 조직에 가담하여 부르주와 예술과 형이상학을 비판했으나, 곧바로 전환하여 김화산(金華山) 등이 주도한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 문학의 편에 서서 카프파와 논전을 펼치기도 하였다.

그의 시작품은 시조와 단곡(短曲 : 짧은 악곡)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1927년 영창서관에서 간행한 단독 사화집(詞華集)인 『흑방(黑房)의 선물』에는 「님 타신 망아지」 이하 50수의 시조작품과 「영원의 비애」 이하 46편의 단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시조라는 형식을 통해 당대의 현실을 비판하고 일제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의지를 뜨겁게 나타내면서 응축된 표현의 묘미를 긴장되게 갖추고 있었다.”고 한 김용직(金容稷)의 말과 같이 권구현이 시도한 시조와 단곡 형식은 매우 의도적인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아나키즘 사상이 언제나 우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의미내용과 기법을 일체화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폐물(廢物)」(별건곤, 1927.2)과 「인육시장점묘(人肉市場點描)」(조선일보, 1933.9.28∼10.10.) 등 2편의 단편소설과 많은 평론과 수필을 지상에 발표하였다.

그는 서화에도 재능을 보이고 있는데,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하여 여러 번 입선하였고, 개인전도 몇 차례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미술평론에도 일가견을 이루어 「선사시대의 회화사」(『동광』, 1927.3∼5.)를 위시하여 몇 편의 미술평론과 단평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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