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 0 0 12 1 0 8년전 0

하고 싶은 말 두엇 (한국문학전집 510)

우리 누님이 시집을 가더니 아이를 낳았다. 남이 들으면 「아들이오, 딸이오」첫째 물어볼 것이요, 아들이라 하면 한 번 치하할 것을 두 번 치하하고, 딸이라고 하면 한 번 치하도 마지 못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누님은 그것이 세상 사람의 말마따나 섭섭하게도 딸을 낳단다. 우리 어머니도 매우 시덥지 않은 눈치인데, 의리로 마지 못해 웃음을 띠고, 우리 매부되는 이는 우리 고모가 병원으로 치하를 가니까 어린애를 안았다가 내주면서 「사냅니다」하더란다. 계집애를 사내아이라고 비꼬아서 말하는 그의 가슴에는 사내가 되었다면 하는 욕망이 얼마든지 남아 있었던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다. 더구나 사내들은 자기가 사내니까 혹시 모르지마는 계집인 여편네들이야 계집애 낳는 것을 더 치하해야 할 것이 아닌가. 계집애라..
우리 누님이 시집을 가더니 아이를 낳았다. 남이 들으면 「아들이오, 딸이오」첫째 물어볼 것이요, 아들이라 하면 한 번 치하할 것을 두 번 치하하고, 딸이라고 하면 한 번 치하도 마지 못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누님은 그것이 세상 사람의 말마따나 섭섭하게도 딸을 낳단다. 우리 어머니도 매우 시덥지 않은 눈치인데, 의리로 마지 못해 웃음을 띠고, 우리 매부되는 이는 우리 고모가 병원으로 치하를 가니까 어린애를 안았다가 내주면서 「사냅니다」하더란다. 계집애를 사내아이라고 비꼬아서 말하는 그의 가슴에는 사내가 되었다면 하는 욕망이 얼마든지 남아 있었던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다. 더구나 사내들은 자기가 사내니까 혹시 모르지마는 계집인 여편네들이야 계집애 낳는 것을 더 치하해야 할 것이 아닌가. 계집애라고 시덥지 않게 여기거나, 그렇지 않으면 섭섭히 여기는 것은 자기네가 스스로 자기네를 낮추는 것이요, 모욕하는 것이다.
나도향(저자): 본명은 경손(慶孫), 필명은 빈(彬), 호는 도향(稻香)이다. 1917년 배재고등 보통학교를 졸업하였고, 같은 해 경성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문학에 뜻을 두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학비 미조달로 귀국, 1920년 경북 안동에서 보통학교 교사로 근무하였다. 1922년 '백조'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젊은이의 시절」「별을 안거든 우지나 말걸」을 발표하면서 작가활동을 시작하였다. 1926년 다시 일본으로 갔다가 귀국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타계했다. 대표작품으로는 「물레방아」「뽕」「벙어리 삼룡이」등과 장편 「환희」가 있다. 나도향의 작품들에는 본능과 물질에 대한 탐욕 때문에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객관적 사실 묘사로 그려지고 있다.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