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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는 문구 몇개 (한국문학전집 519)

나도향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02 2 0 1 2016-08-09
연애라는 것이 우리 인생에게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여기서 다시 말할 것도 없거니와 연애 문제를 말하려면 여기에 제한한 10편(片)의 원고지로는 물론 핍진한 말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경제 문제라든지 남녀 양성(兩性) 문제라든지 결혼 문제라든지 인생의 모든 문제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얽히지 않은 것이 없어서 일조일석에 그것을 논할 수 없을 것이다. 또는 천견단식(淺見短識)에 그것을 감당하기에 너무 부족하다.

피묻은 편지 몇쪽 (한국문학전집 517)

나도향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71 2 0 1 2016-08-09
마산 에 온 지도 (馬山) 벌써 두 주일이 넘었읍니다. 서울서 마산을 동경할 적에는 얼마나 아름다운 마산이었는지요! 그러난 이 마산에 딱 와서 보니까 동경할 적에 그 아름다운 마산은 아니요, 환멸과 섬섬함을 주는 쓸쓸한 마산이었나이다. 나는 남들이 두고두고 몇 번씩 되짚어 말하여 온 조선 사람의 쇠퇴라든지 우리의 몰락을 일일이 들어서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조선 안에서 다소간이라도 여행해 본 사람이 보고 느낀 바를 나도 보고 느끼었다 하면 더할 말이 없을 듯합니다. 병의 차도는 아직 같아서는 알 수가 없읍니다. 열도가 오르내리는 것이나 피를 뱉는 것은 전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날마다 아침이나 저녁으로 산보를 하는 것이 나의 일과입니다.

공진회 (한국문학전집 520)

안국선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59 2 0 1 2016-08-09
'공진회'는 1915년에 안국선이 발표한 단편 소설집으로, '기생', '인력거꾼','시골노인이야기', '탐정순사', '외국인의 화(話)' 등 다섯 편이었으나, 당시 경무부의 검열에서 뒤의 두편이 삭제되고 앞의 세 편만 실렸다. 여기서는 '기생'과 '인력거꾼'의 일부만 소개한다. 이 작품은 작가 안국선이 남긴 다른 작품 '금수회의록'이 사회비판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것과는 달리, 친일적이고 체제순응적이어서 매우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공진회'는 소설 속에 다시 사건이 이어지는 액자소설의 형식을 취했다. 그리고 '서문'이나 '이 책 보는 사람에게 주는 글' 같은 것을 앞에 제시하여 길잡이 노릇을 하고 있는 것과, 세 편의 소설을 연작 형식으로 쓴 것이 특색이다. 또한 일상어에..

망국인기 (한국문학전집 521)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78 2 0 1 2016-08-09
소위 ‘적당한 시기에 한국인에게 독립을 허여한다’는 카이로와 포츠담의 결의의 ‘적당한 시기’라는 것을 ‘우리 땅에서의 일본인의 전퇴’쯤으로 해석하고 ‘일본의 항복’과 ‘연합군의 조선 진주’를 진심으로 기뻐하고 환영하던 그 무렵이었소. 전쟁 통에 소위 ‘소개’라 하여 16년간 살던 집을 없이하고, 공중에 떠있던 나와 나의 가족들은, 이 기꺼운 시절에, 몸 의탁할 근거(주택)를 마련하느라고 쩔쩔매고 돌아갔었소. 가뜩이나 주택난에 허덕이는 경성 시내에서, 더욱이 독립한 내 나라를 찾아 돌아오는 많은 귀환인이며 전쟁에 밀려서 시골에 내려갔다가 도로 서울로 돌아오는 사람들이며, 독립한 내 나라 수도를 사모하여 몰려드는 무리며 등등으로, 서울의 주택난은 과연 극도에 달하여 있었소.

석방 (한국문학전집 522)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14 2 0 1 2016-08-09
미증유의 중대 방송 ‘ ’ ─ 정오에 있으리라는 이 중대 방송이 논제의 중심이 되었다. ○○중공업회사 평양 공장이었다. “아마 소련에 대한 선전포고겠지.” 공무과장이 다 알고 있노라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선전포고쯤이야 우리나라는 10년에 한 번씩 으레 했고 3년 전에도 미영에 대해서 선전을 포고했으니 ‘미증유’라는…… 새삼스레 미증유 운운의 어마어마한 형용사까지 붙여서 예고까지 할 게야 없겠지.” 영업과장이 공무과장의 말에 반대했다. “그럼 무에란 말이야?” “글쎄…….” 과장급의 사원들이 둘러앉아서 정오에 있을 중대 방송에 대하여 이런 말들을 주고받을 때에, 한편 귀퉁이에 앉아 있던 급사가 혼잣말로 작은 소리로, “무조건 항복.” 하고는 자기의 말소리가..

소설급고 (한국문학전집 523)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58 2 0 1 2016-08-09
K가 S잡지 삼월호의 단편소설 한 편을 부탁받은 것은 정월 초순이었다. “정월 그믐날까지 꼭 한 편 써 주시오.” 이런 부탁에 대하여 그럽시다고 쾌락하였다. S잡지는 가정잡지였다. “어떤 테마를 붙드나?” 그 부탁을 받은 뒤부터 틈이 있을 때마다 K는 이렇게 스스로 문답하였다. 쓰기는 써야겠다. 반드시 써야겠다. 약속도 약속이려니와 원고료 때문에라도 반드시 써야겠다. 양력 정월이라도 달은 음력 섣달을 낀 달이다. 음력 섣달이란 달은 모든 셈을 하는 달이다. 몰리는 경제 문제 때문에라도 반드시 써야겠다.

수평선 너머로 (한국문학전집 524)

김동인 | 도디드 | 3,000원 구매
0 0 251 2 0 1 2016-08-09
근대 문명의 스피이드 ‘ ’를 자랑하는 거대한 괴물이 어두움을 뚫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닫는다. 봉천서 떠난 이 괴물은 그의 우렁찬 숨소리를 연하여 뿜으며 어느덧 만주와 조선의 경계선인 압록강도 넘어서서 그냥 남쪽으로 남쪽으로 닫는다. 승객들은 대개 벌써 그들의 기름때 흐르는 얼굴을 쿠션에 기대고 잠잘 채비를 대고 있었다. 코를 고는 사람도 있었다. 중대한 임무를 띠고 신경까지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 × 서 고등계 형사 이필호도 이 기차에 그의 피곤한 몸을 의탁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즈음이었다.

순정: 연애편 (한국문학전집 525)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39 2 0 1 2016-08-09
북경으로 동지사가 들어갈 때였다. 복석이는 짐을 지고 동지사 일행을 따라가게 되었다. “언제 돌아오련?” “글쎄, 내야 알겠니?” “그때 치맛감 한 감 꼭 사오너라.” “시끄러운 것. 두 번 부탁 안 해두 어련히 안 사오리.” 복석이와 용녀의 작별은 눈물겨운 장면이었다. 놓았다가는 다시 부여잡고 부여잡았다가는 다시 놓고 밤을 새워가면서 서로 울었다. “되놈의 계집애가 너를 가만둘 것 같지 않다.” 이렇게도 말해보았다. “마음 변했다가는 죽인다.” 이렇게도 말해보았다. 그러다가 새벽 인경이 울 때에야 그들은 놓았다.

어떤 날 밤 (한국문학전집 526)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55 2 0 1 2016-08-09
여보게. 창피창피 한대야 나 같은 창피를 당해 본 사람이 있겠나. 지금 생각해도 우습고도 부끄러울세. 그렇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그런 창피는 다시 한번 당해 보고 싶기도 하거든. 이야기할께. 들어 보게. 오 년 전 ― 육 년 전 ― 칠 년 전인가. 어느 해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혈기 하늘을 찌를 듯하던 젊은 시절일세그려. 지금은 벌써 내 나이 삼사십. 얼굴에는 트믄트믄 주름자리까지 잡히었지만 이 주름자리도 없던 젊은 시절.

정열은 병인가? (한국문학전집 527)

김동인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05 2 0 1 2016-08-09
“와앙.” 뺑 하는 날카로운 고동 소리와 와앙 하는 우렁찬 고동 소리 ― 기차의 고동에 두 가지가 있다. 와앙 하는 우렁찬 고동 소리를 지르며 인천을 떠난 객차는 경성역에 도착하였다. 아침 열시. ‘남녀노소’라 하면 가지각색의 사람을 다 한꺼번에 설명하는 것이다. 기차가 경성역에 도착되면서 거기서 쏟아져나오는 남녀노소 가운데 이등객실에서 서구(徐九)가 내렸다. 동행이 있었다. 스무 살이라 보기에는 좀 앳되어 보이는 여인이었다. 모양은 작으나 좌우간 양쪽(洋髮)을 하였으니 미세스인지 미스인지 알 수 없다. 서구가 그 여인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보아야 알 것이다. 서구는 먼저 기차에서 폼으로 내려서서 여인이 내리려는 것을 부축하려는 듯이, “미스 홍, 잡으세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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