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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행장록 (한국문학전집 535)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78 2 0 1 2016-08-10
지금이기에 이 이야기를 한 개의 우스운 소리라고 붓에까지 올리지만 이 일을 당한 그 때는 너무도 창피스러워 남에게 이야기도 못한 일이다. * 팔(八), 구(九)년 전 여름. 平壤[평양]의 여름을 지내는 방법으로는 누구든 大同江[대동강]을 택한다. 大同江[대동강]에서 한바탕 멱을 감고 버드나무 수풀에서 낮잠이라도 한잠 실컷 자고 나면 몸이 마치 날아갈 듯이 깨끗하고 그 괴로운 더위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어떤 날 나는 매생이를 저어가지고 능라도에 가서 멱을 감고 섬에 올라가서 낮잠을 한잠 잤다. 낮잠을 한잠 실컷 자고 나서 인젠 집으로 돌아가려고 매생이에 돌아와 보니 벗어 두었던 옷이 없다.

겨울과 김동인 (한국문학전집 534)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42 2 0 1 2016-08-10
어떤 친구를 만나니까 그가, 「겨울은 讀書[독서] 시이즌일세.」 라고 합디다. 그럴 듯한 말이외다. 기나긴 겨울 밤을 책도 안 읽고 참말 넘기기 힘들겠지요. 그 말이 너무 眞理[진리]이므로 다른 친구를 만났을 때에 나는 博學[박학]이라는 자랑을 하고 싶어서 바삐 그 말을 이용하여 보았읍니다. 그러니까 그 친구는 한참 허리가 끊어지도록 웃더니, 「바보의 소릴세. 겨울은 妓生[기생]집 出入[출입] 시이즌이라네.」 라고 내어붙입니다. 그 역시 또한 그럴 듯한 말로서 어떻다고 反駁[반박]할 여지가 없어서 나는 다만 머리를 긁고 말았읍니다. 자! 여러분 어느 편이 眞理[진리]일까요?

환가 (한국문학전집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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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19 2 0 1 2016-08-10
송은주가 자기의 가정과 남편 및 소생 자식 남매를 버리고 집을 뛰쳐나온 것은 해방1년 뒤였다. 남편 고광호와 내외가 된 지 10년, 일본 정치의 제약 많은 생활을 내외가 서로 돕고 격려하며 잘 겪어왔다. 이리하여 1945년 8월 15일 국가 해방에까지 이른 것이었다. 국가 해방으로 과거의 권력자요, 세도자이던 일본이 이 땅에서 물러가자, 일본인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는 모두 이 땅 본토인에게 개방되었다. 보통 사원은 과장이나 혹은 껑충 뛰어서 사장으로, 관리는 부장으로, 중학 교원은 대학교 수나 중학 교장으로…… 이렇듯 과거에는 이땅 본토인(주인)에게는 폐쇄되어 있던 지위가 모두 주인에게로 돌아왔다. 은주가 광호와 결혼할 때는 광호는 갓 대학을 나와서 어느 중학교원이 되..

기묘사화 재검토 (한국문학전집 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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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477 2 0 1 2016-08-11
(약 一年[일년] 전에 本誌[본지]에 「己丑三百年[기축삼백년]」이라 하여 己丑實錄[기축실록]에 新解釋[신해석]을 가미한 一文[일문]을 發表[발표]한 일이 있었다. 그러매 몇몇 讀者[독자]에게서 그와 유사 작품을 간간이 揭載[게재]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이에 지금 쓰는 것은 유명한 己卯士禍[기묘사화]에 관하여 余[여]의 見解[견해]를 가미하여 기록하는 바이다.) 栗谷[율곡]이 經筵[경연]에서 선조대왕께, 『전하께서는 고래의 부도한 군주의 행한 일은 하나도 행하시지 않으셨읍니다. 색을 즐기지 않으셨고 술을 과히 하지 않으셨고, 遊()[유()]을 즐기지 않으셨고, 女樂[여락]이며 雜道[잡도]를 싫어하셨고, 신하들을 사랑하셨고 ― 황송하옵지만 고래의 어느 제왕에게도 부족이..

적막한 예원 (한국문학전집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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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15 2 0 1 2016-08-11
나는 잡지 9월호를 들추어 내어 보았다. 9월호에 실린 창작 단회 소설을 비평이라도 하여보려고! 무론 여의 수중에 있는 잡지는 조선 안에서 발행되는 월간 잡지 전부가 아니었다. 여의 수중에는 불행히 전부를 갖지 못하였다. 여의 수중에 있는 잡지를 나열하자면, 〈第一線[제일선]〉, 〈新女性[신여성]〉, 〈東光[동광]〉, 〈新東亞[신동아]〉, 〈三千里[삼천리]〉, 〈新生[신생]〉, 〈新朝鮮[신조선]〉 등 數種[수종]에 지나지 못하였다. 이상은 물론 조선문 잡지의 전부는 못 된다. 그러나 대부분이 된다고 넉넉히 豪語[호어]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의 창조한 세계 (한국문학전집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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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1,300 2 0 4 2016-08-11
예술이란 무엇이냐, 여기 대한 해답은 헬 수 없이 많지만, 그 가운데 그 중 정당한 대답은, ‘사람이, 자기 기름자에게 생명을 부어 넣어서 활동케 하는 세계 ― 다시말하자면, 사람 자기가 지어 놓은, 사랑의 세계, 그것을 이름이라’ 하는 것이다. 어떠한 요구로 말미암아 예술이 생겨났느냐, 한 마디로 대답하려면, 이것이다. 하느님의 지은 세계에 만족치 아니하고, 어떤 불완전한 세계를 자기의 정력과 힘으로써 지어 놓은 뒤에야 처음으로 만족하는, 인생의 위대한 창조성에서 말미암아 생겨났다. 예술의 참뜻이 여기 있고 예술의 귀함이 여기 있다. 어떻게 자연이 훌륭하고 아름다우되, 사람은 마침내 자연에 만족치 아니하고 자기의 머리로써 ‘자기의 지배할 자기의 세계’를 창조하였다...

여의 문학도 30년 (한국문학전집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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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57 2 0 1 2016-08-11
몇 해 전에 朱耀燮[주요섭] 군이 ‘문학은 오락’이라는 소리를 어디다가 썼다가 젊은 계열에게 공격받고 비난받은 일이 있다. 그러나 세상의 사물을 대별하여 ‘유용물’과 ‘무용물’로 나눌 때에 문학은 유용물의 부류에 들 것이요, 다시 유용물을 대별하여 실용물과 오락물로 나눌 때에 문학(넓게는 예술)은 오락물이지 결코 실용물이라 할 것이 아니다. 주요섭 군의 ‘오락물’ 설을 반박 공격한 계열은 문학을 신성시하는 일부 젊은 계열과 문학을 선전무기시하는 일부 좌익 계열이었다. ‘문학’을 무용물이라고 무시하려는 층의 무지나 비오락물이라는 층의 무지나 매한가지로서, 문학이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소설에 대한 조선 사람의 사상 (한국문학전집 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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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455 2 0 1 2016-08-11
현금 조선 사람 중에 대개는 아직 家庭小說[가정소설]을 좋아하오. 통속소설도 좋아하오. 흥미 중심 소설도 좋아하오. 참예술적 작품, 참문학적 소설은 읽으려 하지도 아니하오. 그뿐만 아니라 이것을 경멸하고 조롱하고 不用品[불용품]이라고 생각하고, 심한 사람은 그것을 읽으면 구역증이 난다고까지 말하오. 그들은 소설 가운데서 소설의 생명, 소설의 藝術的[예술적] 가치. 소설의 내용의 美[미], 소설의 조화된 정도, 작자의 思想[사상], 작자의 정신, 작자의 요구, 작자의 獨創[독창], 作中人物[작중인물]의 각 개성의 발휘에 대한 描寫[묘사], 心理[심리]와 동작과 言語[언어]에 대한 描寫[묘사], 作中人物[작중인물] 사회에 대한 奮鬪[분투]와 활동 등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한 ..

증거 (한국문학전집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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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8 2 0 1 2016-08-09
피고는 사실을 부인하였다. 그것은 복심법원이었다. 사건은 살인이었다. 어떤 사람이 교외 외딴곳에서 참살을 당하였다. 흉기는 날카로운 칼로서, 그 칼은 범행의 현장 부근에서 발견되었다. 그 피해자는 교외에 사는 사람으로서, 짐작컨대 밤늦게 돌아가다가 그런 변을 당한 듯하였다. 피해자에게서는 시계와 돈지갑이 없어졌다. 반지도 끼었던 자리는 있는데, 현품은 없었다. 그 피의자로 잡힌 것이 S였다. S의 집에서 피해자의 돈지갑과 시계와 반지가 발견되었다. 더구나 강도 전과, 협박 전과 등등 몇 가지의 전과는 그의 범행을 이면으로 증명하는 증거까지 되었다. 그리하여 피고는 제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공소하여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집주릅 (한국문학전집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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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80 2 0 1 2016-08-10
김연실이가 친구 최명애의 집에 몸을 기탁하고 있다가 하마터면 명애의 남편과 이상한 사이가 될 뻔하고, 그 집에서 뛰쳐나와서 문학청년 김유봉이 묵고 있는 패밀리 호텔을 숙소로 한 다음 한동안은 연실에게 있어서는 과연 즐거운 세월이었다. 첫째로 김유봉의 연애하는 태도가 격에 맞았다. 아직껏 김연실이라는 한 개 여성을 두고 그 위를 통과한 여러 남성이 첫째로는 열다섯 살 난 해에 그에게 국어를 가르쳐주던 측량쟁이에서 시작하여 농학생 이 모며 그 밖 누구누구 할 것 없이 모두 평범한 연애였다. 연실이가 읽은 많은 소설 가운데 나오는 그런 달콤하고 시적인 연애는 불행이 아직 경험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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