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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쁘다 (한국문학전집 570)

글을 써 보려고 대문을 닫고 혼자 책상 앞에 앉았다. 만년필에 잉크를 잔뜩 넣어 들고 원고지 위에 손을 놓았다. 그러나 글을 쓸 새가 없이 나는 바쁘다. 제비 새끼들이 재재재재하고 모이 물고 들어오는 어버이를 맞아들이는 소리가 들린다. 받아 먹는 것은 번번이 한 놈이지마는 다섯 놈이 다 입을 벌리고 나도 달라고 떠든다. 그러나 어버이는 어느 놈에게 주어야 할 것을 잘 알고 새끼들도 이번이 제 차례인지 아닌지를 잘 알면서도 괜히 한 번 입을 벌리고 재재거려 보는 것이다.
글을 써 보려고 대문을 닫고 혼자 책상 앞에 앉았다. 만년필에 잉크를 잔뜩 넣어 들고 원고지 위에 손을 놓았다. 그러나 글을 쓸 새가 없이 나는 바쁘다.
제비 새끼들이 재재재재하고 모이 물고 들어오는 어버이를 맞아들이는 소리가 들린다. 받아 먹는 것은 번번이 한 놈이지마는 다섯 놈이 다 입을 벌리고 나도 달라고 떠든다. 그러나 어버이는 어느 놈에게 주어야 할 것을 잘 알고 새끼들도 이번이 제 차례인지 아닌지를 잘 알면서도 괜히 한 번 입을 벌리고 재재거려 보는 것이다.
이광수(李光洙: 1892-1950?)

평북 정주 출생. 호는 춘원(春園). 일본 와세다 대학 철학과 수학 중 동경 2·8 독립 선언을 주도. <조선 청년 독립단 선언서> 기초. 상해 <독립신문> 편집 주관.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 관계함. '수양 동우회 사건'으로 투옥됨. <조선 문인 협회> 회장 역임. 1909년 <백금학보(白金學報)에 <애(愛)>를 발표한 이후 1917년 장편소설 <무정>을 <매일신보>에 연재하여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으며 신문학 초창기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

이광수는 최남선과 함께 언문일치의 신문학 운동을 전개하여 한국 근대 문학의 여명을 이룩한 공헌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초기 한국 문단의 성립을 주도했다는 혁혁한 공적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말기에 변절하여 친일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부정적 측면을 지닌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세계는 대중적인 성향을 띄면서도 계몽주의적·이상주의적 경향을 지니고 있는데 지나친 계몽 사상으로 인해 설교적인 요소가 많다.

주요 작품으로는 <어린 희생>, <무정>, <소년의 비애>, <어린 벗에게>,<개척자> <무명> <마의태자>, <단종애사>, <흙>, <유정>,<사랑>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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