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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한식일 (이효석 27)

한식날 묘를 다스리고 돌아와 목욕재계하고 고요히 앉으니 눈물이 또 새로워진다 사람은 이 더운 . 눈물을 가진 까닭에 슬픔을 단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무한한 슬픔을 얼마간 덜어 버리는 것인 듯도 하다. 자란 사람의 울고 있는 양을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음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 무진장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은 얼굴과 심정을 어지럽히는 것이요, 그칠 줄 모르는 눈물은 귀하고 아깝기도 하다. 눈물은 슬픔을 맑게 하고 깊게 한다.
한식날 묘를 다스리고 돌아와 목욕재계하고 고요히 앉으니 눈물이 또 새로워진다 사람은 이 더운 . 눈물을 가진 까닭에 슬픔을 단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무한한 슬픔을 얼마간 덜어 버리는 것인 듯도 하다. 자란 사람의 울고 있는 양을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음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 무진장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은 얼굴과 심정을 어지럽히는 것이요, 그칠 줄 모르는 눈물은 귀하고 아깝기도 하다. 눈물은 슬픔을 맑게 하고 깊게 한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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