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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다리 곁으로서 (한국문학전집 598)

해가 바뀌매 응당 여러 사람의 속에「또 한 해가 왔구나」하는 생각이 또 한 번 났겠읍니다. 올에 그런 것처럼, 지난해에 그런 것처럼, 늘 그리하는 것처럼, 얼른 작 정하기를 갈 해가 가고 올 해가 온 것이지 하고 말았을 것이외다. 해나 별 도 마땅히 공중에 떠 있을 것이 떠 있는 것이요, 빛과 뜨거움도 마땅히 그 리로서 나올 것이 나오는 것이요, 地水風火(지수풍화]의 動靜(동정]과 飛潜 [비잠] 動植[동식]의 生息[생식]도 마땅히 그럴 것이 그러는 것인 줄 바로 깨닫고 얼른 아는 듯하는 우리의 일이매, 이 한 해가 가고 또 한해가 왔다 하는 일도 그쯤만 알고 그만둠이 괴이치 아니하외다. 무엇을 당하여서든지「그렇구나」하고 바로 깨닫는다든지,「그럴 것이 지」하고 얼른 알아 주는 것같이 세상에 두려운 ..
해가 바뀌매 응당 여러 사람의 속에「또 한 해가 왔구나」하는 생각이 또 한 번 났겠읍니다.

올에 그런 것처럼, 지난해에 그런 것처럼, 늘 그리하는 것처럼, 얼른 작 정하기를 갈 해가 가고 올 해가 온 것이지 하고 말았을 것이외다. 해나 별 도 마땅히 공중에 떠 있을 것이 떠 있는 것이요, 빛과 뜨거움도 마땅히 그 리로서 나올 것이 나오는 것이요, 地水風火(지수풍화]의 動靜(동정]과 飛潜 [비잠] 動植[동식]의 生息[생식]도 마땅히 그럴 것이 그러는 것인 줄 바로 깨닫고 얼른 아는 듯하는 우리의 일이매, 이 한 해가 가고 또 한해가 왔다 하는 일도 그쯤만 알고 그만둠이 괴이치 아니하외다.

무엇을 당하여서든지「그렇구나」하고 바로 깨닫는다든지,「그럴 것이 지」하고 얼른 알아 주는 것같이 세상에 두려운 것은 없읍니다. 이 한 마디 말은 족히 천하의 모든 어려움을 부정하는 膽勇[담용]이 있으며, 족히 천하 의 온갖 무서움을 制服[제복]하는 權能[권능]이 있으며, 이 한 마디 말이면 모를 것이 없으며, 못할 것이 없나니, 이 한 마디 말 앞에는 무론 부지런‧ 애씀 等[등]은 아주 필요와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외다. 한마디 말이 이러한 勢威[세위]를 가졌으니,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어디 있사오리까.
한국의 문인 겸 문화운동가이며 사학자이다. 한국 최초의 잡지 <소년>을 창간하고 최초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창작하는 등 개화기 신문화 운동의 선구자였고, 시조 부흥 운동을 지도하여 최초의 시조 시화집 <백팔번뇌>를 출판하기도 하는 등 신문화와 전통문화의 과도기를 살았던 인물이며, 3·1 운동 당시 <기미독립선언서>을 작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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