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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선 (한국문학전집: 심훈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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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194 2 0 1 2017-01-05
아츰이 되자 인숙은 『학교를 사흘씩이나 빠지면 어떡허우. 더군다나 시험땐 데』 하고 책보를 싸는것을 『설마 낙제야 시기겠우. 제발 오늘 하루만 더조리를 해 요』 하고 봉희가 쌈싸우듯 하며 구두까지 갖다가 감추었다. 『그럼 이 이불 꿈여논걸 어떻게 전하면 좋다우?』 장발이 집으루 갖다 줘야 헐텐데 암만 적게 싸두 저렇게 부피가 큰걸 복순이더러 수고를 해달라기는 염치가 없 구……』 하고 인숙은 한 걱정을 하더니 『참 장발이 집이『체부동』몇번지랬지? 한번 들었것만 깜 박 잊어버렸구려』 하고 양미간을 찝흐리며 장을더듬는다. 봉희는 변또를 책 보에다 사들고 나가면서 『나두 번짓수는 잊어버렸는데 저어 체부동으로 들러가자 면 바른손..

인간지옥 (한국문학전집: 심훈 20)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193 2 0 1 2017-01-05
그후 며츨동안 인숙은 넋을 잃은 사람처럼 아모 경이 없이 지냈다. 만사가 도시 귀찮어서 (학교엔 기를 쓰고 단기면 뭘해) 하면서도 전과같이 가지 않을수는 없었다. 공부를 계속할 생각보다도 학교에 가서 여러 학생이 북적 거리고 떠드는 틈에 끼여 수업시간에 칠판을 처다보고 필기를 하는 동안만 은 모든 생각과 고통을 잊을수가 있기 때문이다. 봉환에게 복순의 말대로 아무것도 모르는체 하기 위해서 편지도 하지않었다. 그러나 장발이란 위인이 술덤벙 물넘벙으로 주책이 하나토 없어 보이는 데그사람이 귀둥대둥전한말 만들고 철석같이 믿어야할 남편을 의심하는것은 넘우나 경솔한것도 같고 (정말 입원을 헌걸 가지고 그렇게 지렛짐작을 했으면 마른 날 벼락을 맞어두 싸지) 하는 사실에 더..

끊어진 오작교 (한국문학전집: 심훈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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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9 2 0 1 2017-01-05
인숙은 고독과 번민속에 싸여서 그날 그날을 보냈다. 장근 두달동안이나 남편에게서는 엽서 한장 오지아니하고 간신 간신히 변통해보내는 학비를 받고도 받었다는 회답조차 없 었다. 궁금한것을 참대못해서 쓰지않으러든 편지를 길게 쓰 고 탈없이 지낸다는 소식이나 전해서 안심을 시켜달라고 애 원을 하다싶이 해서 붙였건만 그역시 꿩구어 먹은 자리었 다. 돈이나 편지가 되돌아 오지 않는것을 보면 받는 사람이 있는것만은 분명한데 (그 계집때문에 나까지 영영 잊어버렸나? 모든것을 알고도 모르는체 허구 있는 내가 무얼잘못했길래햇 편지답장까지 안헐까?) 하니 무한히 섭섭한것을 지나처, 어느 정도까지 반감이 생 길지경이었다. 그러나 기다리지도 않고 긴치도 않은 장발에 게서는 한주일에 한번씩이나 편..

한글의 지지와 수정 (한국문학전집: 김동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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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8 2 0 1 2016-12-31
朝鮮語學會[조선어학회]의 三[삼], 四[사]년 간의 노력의 결정으로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制定[제정]하고 그 發表[발표]를 보게 된 것은 벌써 작년 여름의 일이다. 語學會[어학회]에 소속된 會員[회원]중에도 각자의 의견이 구구하여 甲[갑]은 이 方式[방식]으로 쓰고 乙[을]은 저 方式[방식]으로 쓰며 丙[병]은 또한 또다른 方式[방식]으로 써서 아무 統一[통일]이 없던 것이 의논과 절충과 타협을 백여 회 거듭한 뒤에 비로소 작년 여름에야 該會[해회] 會員[회원] 전원의 합의 아래 「맞춤법 통일안」을 세상에 발표하게 된 모양이다.

산으로 오르라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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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1 2 0 1 2016-12-30
“소인한거위불선”(小人閑居爲不善)이라 하였으나 신자는 한거(閑居) 또는 고독하여야만 지조가 맑아지고 소망이 원대하여지고 선을 행하는 능력을 파악할 수가 있다. 보라, 문화인들의 빈번한 회합 또 회합을. 불신사회의 무도회와 연회석장과 영화관에서 정결한 것을 기대할 수 없음은 논할것도 없거니와, 소위 경건한 무리들의 회합도 오십보백보가 아닌가. 사교로 생명을 삼는 기독교청년회 내에 적극신앙단이 보금자리를 틀고 앉은 것도 사세 당연한 일이어니와, 금일의 노회(老會) 연회(年會)와 기타 종교인의 대소회합에 그 어느 곳에서 우리의 심령이 성결하여지며 우리의 지조가 청정하여짐을 기대할 수 있으랴.

다복한 베드로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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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3 2 0 1 2016-12-30
성서 본문을 일독하면 위에 적은 4복음서에 공통한 대의는 누구에게든지 명료하다. 즉, 여인들이 예수의 부활한 무덤에 가보았던 사실을 기재한 것이다. 대체로는 4복음서가 서로 같으나 세절(細節)에 관하여는 다소 차이가 없지 않다. 예컨대 천사를 보았다는 것은 일반이나 ‘마가’에는 “한 소년”, ‘누가’와 ‘요한복음’에는 “두 천사”라 하였고, ‘마태’에는 그 수를 명기치 않고 다만 “얼굴이 번개같고 옷의 희기가 백설같다”하였다. 이러한 사소한 차이가 있으믄 오히려 당시에 그 비상한 광경을 목도한 자의 흥분한 심정 그대로를 여실히 전술(傳述)한 것이라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시험제의 법칙 (김교신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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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0 2 0 1 2016-12-30
약육강식과 우승열패는 과연 움직일 수 없는 철칙인 듯 하다. 동식물의 자연계를 관찰하고 개인과 국가의 인류생활을 상고하여 이 엄연한 법칙을 발견할 때 강자는 더욱 이빨을 가다듬고 패업을 향하여 작약하려니와 약자는 한갓 실망과 공포에 빠질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이 때 하나님의 말씀이 있으되 “모든 골짜기는 돋우고, 산 뿌리는 낮추리라” (이사야 40:4), “교만한 눈은 낮추시느니라” (시편 18:27)하고. 무슨 능력으로써 이러한 일을 집행하시는지 우리는 알 수 없으나 사실은 명백하다. 뽕나무 밭이 변하여 바다가 된다는 것 뿐 아니라, 지질학자는 지형의 윤희설을 창하여 이에 화응한다. 해저가 융기하여 가파른 산맥이 되고 유년기 장년기를 지난 높은 산은 노년기에 들..

내가 본 우치무라 간조선생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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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30 2 0 1 2016-12-30
우치무라 선생은 무교회주의의 창도자(唱導者)이니 ‘우치무라 씨에게서 만일 무교회주의를 빼면 그것은 고자 우치무라가 된다’고 무교회주의의 권화(權化)로 보는 이도 있고, 우치무라 선생은 무사의 자손이니 기독교적 성도(聖徒)라기보다 ‘영계의 군국주의자라 호시탐탐으로 조선 반도의 영계에 침입하고자하는 자라’고 만평한 이도 있고, 그 밖에 귀족적 인물이라느니, 난신역적(亂臣逆賊)이라느니, 위선자라느니 하여 보는 눈이 다를수록 인식도 달랐으나 우리로서 총괄하여 말하라면 이런 이들의 관찰은 모조리 장님의 코끼리 관찰에 불과하다. 관찰이 그릇되었다기보다 오직 그 일부분씩을 보았을 뿐이다.

남선여행기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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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1 2 0 1 2016-12-30
1933년 8월 4일(금) 우(雨). 오전 9시에 경성역을 떠나 남향. 출판법 저촉에 관한 사건과 일기 불순의 관계 등으로 예정보다 늦게 떠나게 되니 초심(焦心)이 불일(不一)하다. 조치원 승환(乘換)하고 충북선 종점인 충주에 하차하니 오후 4시경. S군 외 수삼(數三) 양정 교우를 만나는 일과 임진란 사적을 찾고자 함이다. 우중에 자동차를 몰아 시외 5리쯤에 신림 장군이 배수의 진을 쳤던 탄금대를 견학하니, 그 지형은 권율 도원수의 진지였던 행주 덕양산에 방불하다. 반도의 중앙을 표시하는 중앙탑과 장군 임경업의 충열을 기념하는 단월대는 멀리서 지점(指點)할 뿐으로 일몰을 한(恨)하면서 각각 증수(增水)하는 달천을 건너다. 충주를 중심한 연초(煙草)의 연산액(年産額)이 2..

노국인의 교양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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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8 2 0 1 2016-12-30
병상에 있는 형제에게 위로하기 위하여 우리는 그 병이 무의미한 일이 아닐 것을 설명하여 보았다. 그 영을 깊게 하기 위함이라, 깨끗이 하기 위함이라, 내세의 소식을 확연히 하기 위함이라 하여 참으라 감사하라고. 그러나 성의(聖意)에 마땅하옵거든 하루속히 회복하여지이다는 것이 우리의 더 절실한 기원이었다. 병자 자신의 초조한 생각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특히 해를 바꾸고 다시 바꾸는 지리한 병자를 위로할 힘이 우리에게 갈핍(渴乏)함을 느낄 때가 한두 번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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