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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트는 사랑 (한국문학전집: 심훈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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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3 2 0 1 2017-01-05
『참말 세월두 빠르다. 네가 벌서 거상을 벗는구나』 한림의 길제사를지낸 이튼날 어머니가 천담복을 벗고 화복 으로 갈어입는 딸을 바라보며 감회 깊이하는 말이었다. 『어쨌 무색옷이 전엔 안입어 보든것처럼 얼리질 않어요』 하며 인숙은 남끝동을단 옥색저고리의 섶을 여미연서 혼잣 말하듯한다. 탈상을 하는것이, 아버지가 돌아가섰다는 표적과도 영영 이별을하는것 같아서 새삼스러히 망극하였다. 인숙은 옷을 다 갈어입고나서 낮으막하게 한숨을 쉬고 어 머니곁에 앉었다. 어머니는 옷보재기에다 딸의 벗은 옷을 싸면서 『그래 오늘 들어가련?』 하고 이마의 주름살을 잡으며 정기없는 눈으로 딸을 쳐다 본다.

유혹 (한국문학전집: 심훈 14)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09 2 0 1 2017-01-05
후원의 달은 기우러 별만 총총한 밤이었다. 금강석을 부수 고 빠어서 가루를 만들어 끼언진듯 하늘바다는 완통 별투성 이다. 그 별들은 서로 눈을 깜작이며 깊은밤 우주의 신비를 속산이는듯 인숙은 그윽한 나무그놀에 몸을 숨기고 서서 그 찬란한 별 나라를 우러러 보았다. (어쩌면 저렇게도 아름다울까) 하고 서늘한 밤바람을 마시며 가벼운 탄식을 뿜었다. 인숙이는 이집에 들어온뒤에 오늘 저녁처럼 하늘을 조용히 우러러볼 기회는 별로 없었다. 싀집에 오자마자 퀴퀴한 냄 새가 배인 병실로 응달진 방구석에만 가처서 그늘진 그날그 날을 보내지 않었든가. 인숙은 과천집 생각이 불현듯이 났 다. 달밝은 여름밤 안 마루에 걸터앉어서 당음을 외든 생각 이 났다. 달빛을 밟으며 뒷짐을 지고..

정조 (한국문학전집: 심훈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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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8 2 0 1 2017-01-05
밤이 들며 비가 왔다. 추녀끝에 다 삭어 떨어진 합석챙우 에 부딧는 밤빗소리가 요란하다. 『철아닌 비는 왜 올가 이렇게 방이 차서 어디 주무시겠우』 하고 인숙은 요밑에 손을 넣어보고 일어서 안부엌으로 들 어갔다. 그러나 땔나무라고는 불쏘시게밖에 없다. 『다달이 보내주는 나무는 안방에다만 처질터 땟나』 하고 인숙은 대문밖으로 나갔다. 마진짝 구멍가개로 손짓 을 해서 장작 두단을 들여다가 쪽마루밑에 쪼그리고 앉어서 찬 비를 마지며 불을 집는다. 늙으신 어머니의 쇠잔한 뼈가 차디찬 돌바닥에 얼어 붙을것 같어서 그대로 보고만 앉었을 수가 없었든것이다. 『얘야, 고만 둬라, 줄창 냉방에서 자는걸』 하고 어머니는 자꾸만 딸더러 들어 오라고 성화를 한다..

원앙의 꿈 (한국문학전집: 심훈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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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69 2 0 1 2017-01-05
그후 한 삼년동안 두 젊은 내외는 원앙새 부럽지않게 지냈 다. 인숙에게도 더 바랄수 없이 행복한 세월이 흘렀다. 이 세상에서 다만 하나인 제 남편은 저의 품안에 안겨 있지 않 은가 이제 와서는 지난 일이 한바탕 꾸어버린 꿈의 자취와 같은뿐. 오즉 저 한사람에게 애정을 쏟고 있지않은가. 인숙은 하늘이 두쪽에 갈러지는 한이 있드래도 다시는 봉 환을 놓칠리가 없다는 자신이 단단히 생길만치 봉환도 인숙 이 이외의 여자에게는 한눈도 팔지 않었다. 조모의 신칙이 엄할수록 서로 이구석 저구석으로 피해 다 니며 도적잠까지 자다가 들커서 며칠씩 얼굴을 들지 못할때 도 있었다. 오즉 청춘의 기쁨을 단돌이서만 독차지 한듯이 집안 사람 들에게 너무 유난스럽게두 군다고 흉을 잡할..

망명가의 아들 (한국문학전집: 심훈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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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6 2 0 1 2017-01-05
봉환에게서도 기다란 답장이 왔다 지나치게 애통하는끝에 몸을 하리지 않도록 하라는것과 장모상사에 나가지못하니 반자(半子)의 도리가 아니라는것과 겨울방학에는 반듯이 귀 가하야 반가히 만나겠다고 간곡히 위로하는 말을 늘어 놓았 다. 인숙은 남편의 편지를 아침 저녁으로 끄내보며적지아니 위안을 받었다. 학교에 가면 상학시간에도 칠판의 백묵 글 시가 남편의 편지로 보일때까지 있었다. 그뒤에도 일주일에 한번쯤은 편지 내왕이 있었고 봉환의 편지 서두에는 반듯이 『나의 사랑하는 』『직여성에게』라고 씨웠다. (직녀처럼 정말 일년에 한번씩밖에 만나지 못하겠되면 어 쩌누) 하면서도 인숙은 『직여성? 직여성?』 하고 남편이 지어준 저의 별명을 몇번이나 입속으로 되풀 이 해보..

혼선 (한국문학전집: 심훈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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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6 2 0 1 2017-01-05
아츰이 되자 인숙은 『학교를 사흘씩이나 빠지면 어떡허우. 더군다나 시험땐 데』 하고 책보를 싸는것을 『설마 낙제야 시기겠우. 제발 오늘 하루만 더조리를 해 요』 하고 봉희가 쌈싸우듯 하며 구두까지 갖다가 감추었다. 『그럼 이 이불 꿈여논걸 어떻게 전하면 좋다우?』 장발이 집으루 갖다 줘야 헐텐데 암만 적게 싸두 저렇게 부피가 큰걸 복순이더러 수고를 해달라기는 염치가 없 구……』 하고 인숙은 한 걱정을 하더니 『참 장발이 집이『체부동』몇번지랬지? 한번 들었것만 깜 박 잊어버렸구려』 하고 양미간을 찝흐리며 장을더듬는다. 봉희는 변또를 책 보에다 사들고 나가면서 『나두 번짓수는 잊어버렸는데 저어 체부동으로 들러가자 면 바른손..

인간지옥 (한국문학전집: 심훈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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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4 2 0 1 2017-01-05
그후 며츨동안 인숙은 넋을 잃은 사람처럼 아모 경이 없이 지냈다. 만사가 도시 귀찮어서 (학교엔 기를 쓰고 단기면 뭘해) 하면서도 전과같이 가지 않을수는 없었다. 공부를 계속할 생각보다도 학교에 가서 여러 학생이 북적 거리고 떠드는 틈에 끼여 수업시간에 칠판을 처다보고 필기를 하는 동안만 은 모든 생각과 고통을 잊을수가 있기 때문이다. 봉환에게 복순의 말대로 아무것도 모르는체 하기 위해서 편지도 하지않었다. 그러나 장발이란 위인이 술덤벙 물넘벙으로 주책이 하나토 없어 보이는 데그사람이 귀둥대둥전한말 만들고 철석같이 믿어야할 남편을 의심하는것은 넘우나 경솔한것도 같고 (정말 입원을 헌걸 가지고 그렇게 지렛짐작을 했으면 마른 날 벼락을 맞어두 싸지) 하는 사실에 더..

끊어진 오작교 (한국문학전집: 심훈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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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0 2 0 1 2017-01-05
인숙은 고독과 번민속에 싸여서 그날 그날을 보냈다. 장근 두달동안이나 남편에게서는 엽서 한장 오지아니하고 간신 간신히 변통해보내는 학비를 받고도 받었다는 회답조차 없 었다. 궁금한것을 참대못해서 쓰지않으러든 편지를 길게 쓰 고 탈없이 지낸다는 소식이나 전해서 안심을 시켜달라고 애 원을 하다싶이 해서 붙였건만 그역시 꿩구어 먹은 자리었 다. 돈이나 편지가 되돌아 오지 않는것을 보면 받는 사람이 있는것만은 분명한데 (그 계집때문에 나까지 영영 잊어버렸나? 모든것을 알고도 모르는체 허구 있는 내가 무얼잘못했길래햇 편지답장까지 안헐까?) 하니 무한히 섭섭한것을 지나처, 어느 정도까지 반감이 생 길지경이었다. 그러나 기다리지도 않고 긴치도 않은 장발에 게서는 한주일에 한번씩이나 편..

산으로 오르라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06)

김교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22 2 0 1 2016-12-30
“소인한거위불선”(小人閑居爲不善)이라 하였으나 신자는 한거(閑居) 또는 고독하여야만 지조가 맑아지고 소망이 원대하여지고 선을 행하는 능력을 파악할 수가 있다. 보라, 문화인들의 빈번한 회합 또 회합을. 불신사회의 무도회와 연회석장과 영화관에서 정결한 것을 기대할 수 없음은 논할것도 없거니와, 소위 경건한 무리들의 회합도 오십보백보가 아닌가. 사교로 생명을 삼는 기독교청년회 내에 적극신앙단이 보금자리를 틀고 앉은 것도 사세 당연한 일이어니와, 금일의 노회(老會) 연회(年會)와 기타 종교인의 대소회합에 그 어느 곳에서 우리의 심령이 성결하여지며 우리의 지조가 청정하여짐을 기대할 수 있으랴.

한글의 지지와 수정 (한국문학전집: 김동인 13)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41 2 0 1 2016-12-31
朝鮮語學會[조선어학회]의 三[삼], 四[사]년 간의 노력의 결정으로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制定[제정]하고 그 發表[발표]를 보게 된 것은 벌써 작년 여름의 일이다. 語學會[어학회]에 소속된 會員[회원]중에도 각자의 의견이 구구하여 甲[갑]은 이 方式[방식]으로 쓰고 乙[을]은 저 方式[방식]으로 쓰며 丙[병]은 또한 또다른 方式[방식]으로 써서 아무 統一[통일]이 없던 것이 의논과 절충과 타협을 백여 회 거듭한 뒤에 비로소 작년 여름에야 該會[해회] 會員[회원] 전원의 합의 아래 「맞춤법 통일안」을 세상에 발표하게 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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