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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를 건너서 (한국문학전집: 심훈 17)

『인제 가시면 방학때나 오시겠지요?』 『그럼오구말구. 그렇지만 올 여름에야 어떻게 오겠수. 겨 울 방학에나 다녀가게 되겠지』 『아무튼 일년에 한번씩은 만나게 되겠지요. 아아 일년에 단한번! 그렇지만 꼭 칠월칠석이 아니라두 견우(牽牛)처럼 나를 찾어 오시겠지요 네』 『아-니 왜 내가 데릴사위요? 겨을러서 일을 안허다가 하 늘 나라에서 쫓갸났수? 날더러 견우라구 그러게』 『흐흐흐 일테면 그렇단 말슴이야요. 일년에 한번씩밖에는 못만나게 되니깐요』 인숙은 별빛에 어리인 봉환의 얼굴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들여다보며 웃는다. 그 옷음은 다시 애달픈 이별의 설음으로 변하고 속눈섭에는 어느겨를에 다 시 이슬이 맞첬다가 방울 방울 떨어진다. 남편이 떠나는 전날밤 인숙은 밤늦도록 방문을 닫어걸..
『인제 가시면 방학때나 오시겠지요?』

『그럼오구말구. 그렇지만 올 여름에야 어떻게 오겠수. 겨 울 방학에나 다녀가게 되겠지』

『아무튼 일년에 한번씩은 만나게 되겠지요. 아아 일년에 단한번! 그렇지만 꼭 칠월칠석이 아니라두 견우(牽牛)처럼 나를 찾어 오시겠지요 네』

『아-니 왜 내가 데릴사위요? 겨을러서 일을 안허다가 하 늘 나라에서 쫓갸났수? 날더러 견우라구 그러게』

『흐흐흐 일테면 그렇단 말슴이야요. 일년에 한번씩밖에는 못만나게 되니깐요』

인숙은 별빛에 어리인 봉환의 얼굴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들여다보며 웃는다. 그 옷음은 다시 애달픈 이별의 설음으로 변하고 속눈섭에는 어느겨를에 다 시 이슬이 맞첬다가 방울 방울 떨어진다.

남편이 떠나는 전날밤 인숙은 밤늦도록 방문을 닫어걸고 앉어서 남편의 짐을 쌓다. 초저녁에 장집에 다녀서 이튼날 아침차로 떠나기로 마추고 돌아온 봉환은 연일노심초사를 해서 얼굴이 햇슥해 젔다.

『오늘은 맘놓구 일즉암치 주무서요.』

하고 인숙은 자리를 깔어 주었다. 그러나 봉환이가 비고 누은것은 벼개가 아니요 인숙의 무릎이었다.

도망군이라 무슨 행장이 부피랴만은 당장에 입고갈 옷도 만만치 않어서 야외로『사생』을 하러 다닐때 입든 학생복 과『스푸링코-트』에 떨어진 단추를 달고 화구를 넣는 나무 상자속에다가 는 그림제구를 빼어버리고 손가방 대신으로 얇은 속옷 두 벌과 손수건을 차곡차곡 개여넣었다.
일제강점기에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썼다. <상록수>는 그의 대표작이다.
1925년 영화 〈장한몽〉에서 이수일 역을 대역하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었으며, 그해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가 이듬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1926년 〈동아일보〉에 한국 최초의 영화소설인 〈탈춤〉을 연재했다.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정식으로 영화를 공부했으며, 6개월 후에 돌아와 영화 〈먼동이 틀 때〉를 원작·각색·감독해 단성사에서 개봉했다.
1935년 장편 〈상록수〉가 〈동아일보〉 발간 15주년 기념 현상모집에 당선되자 이때 받은 상금으로 상록학원을 설립했으며, 1936년 〈상록수〉를 직접 각색·감독해 영화로 만들려고 했으나 실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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