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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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5
밤이 들며 비가 왔다. 추녀끝에 다 삭어 떨어진 합석챙우 에 부딧는 밤빗소리가 요란하다.
『철아닌 비는 왜 올가 이렇게 방이 차서 어디 주무시겠우』
하고 인숙은 요밑에 손을 넣어보고 일어서 안부엌으로 들 어갔다. 그러나 땔나무라고는 불쏘시게밖에 없다.
『다달이 보내주는 나무는 안방에다만 처질터 땟나』
하고 인숙은 대문밖으로 나갔다. 마진짝 구멍가개로 손짓 을 해서 장작 두단을 들여다가 쪽마루밑에 쪼그리고 앉어서 찬 비를 마지며 불을 집는다. 늙으신 어머니의 쇠잔한 뼈가 차디찬 돌바닥에 얼어 붙을것 같어서 그대로 보고만 앉었을 수가 없었든것이다.
『얘야, 고만 둬라, 줄창 냉방에서 자는걸』
하고 어머니는 자꾸만 딸더러 들어 오라고 성화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