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772

리혼: 직녀성 하권 9 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30)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48 2 0 1 2017-01-08
인숙은 방으로 들어와서 넉줄밖에 아니되는 편지사연을 두 번 세 번 읽어보았다. "인제와서 이따위 소리를......" 하고 혼자 부르짖고는 편지를 방바닥에 내어던젔다. 될 수 있는대로 흥분하지 않으려하며 "제자식으로 인정할 수가 없다구?" "부부관계까지 청산을 할 각오를 하라구?" 하고 입속으로 뇌까리다가 "흥, 마음대로 해보라지" 하고 천장을 쳐다보았다. 강보배ㄴ가 하는 계집과 살지를 못해서 핑계할게 없으니까 멀정한 저의씨를 남의자식이니 책임을 질수가 없다고 하는 심사가 오륙월 장마통에 썩어 문드러진 생선 배바닥같아서 인숙은 그편지에 침을 탁 배았 고 싶었다. 그나마 다른 리유를 붙인다면 모르거니와 저를 모함하는 것은 둘재요 세상..

잃어진 진주: 직녀성 하권 10 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31)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60 2 0 1 2017-01-08
"대단해요?" 허의사의 눈치를 살핀 인숙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면서 초 조히 물었다. "열이 사십도나 되는걸" 의사는 혼잣말 하듯허며 알콤솜으로 주사기를 소독하면서 "산소흡입을 시킬테니......어서" 하고 간호부에게 준비를 명령한다. 인숙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젔다. 바작바작 타는 입술을 떨 면서 "무슨 병이야요?" 하고 주사기의 약물을 넣는 허의사의 얼굴을 쳐다보니까 "독감이 쇄서, 가다루성 기관지페염이 됐는데 급성인데다가 때가 늦어서 오늘 저녁이 제일위험허겠소. 글세 어쩌 자구 요 어린걸......" 하고 또다시 혀를차며 밤새도록 찬바람을 쏘이고 끌고다닌 어머니의 지각 없음을 꾸짖고는 "절대로 안정을 시키는게 필..

비극 이후: 직녀성 하권 11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32)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59 2 0 1 2017-01-08
봉희는 그날저녁 세철의 손이 와서 저녁대접을 하고 난뒤 에 몸이 고단한데 감기 기운이 잇어서 (새언니가 별고나 없나? 여간해 맘을 못잡을텐데.....) 하고 몹시 궁금해서 삼청동으로 올라가 보려고 교복으로 가러입기 까지 하고는 고만 알에목에가쓸어젔었다. 손들과 함께 나간 남편이 들어오면 늦드래도 잠시 다녀 나려오리라 하고 눈을 감고 있다가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 꿈도 아니요 생시도 아닌 그야말로 비몽 사몽간이다. 눈이 부시도록 새 하얀 털옷을 기다랗게 느린 천사들이 알연히 나타나더니 곱 다랗게 눈을 나려깔고 입모습에 실낫같은 가녈핀 우슴까지 띠운 일남이를 고이고이 싸서 받들고 하늘로 올라간다. 뭉 게뭉게 피여오르는 구름장을 타고 가벼운 바람에 그 흰옷 자락을 하..

은하를 건너서 (한국문학전집: 심훈 17)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31 2 0 1 2017-01-05
『인제 가시면 방학때나 오시겠지요?』 『그럼오구말구. 그렇지만 올 여름에야 어떻게 오겠수. 겨 울 방학에나 다녀가게 되겠지』 『아무튼 일년에 한번씩은 만나게 되겠지요. 아아 일년에 단한번! 그렇지만 꼭 칠월칠석이 아니라두 견우(牽牛)처럼 나를 찾어 오시겠지요 네』 『아-니 왜 내가 데릴사위요? 겨을러서 일을 안허다가 하 늘 나라에서 쫓갸났수? 날더러 견우라구 그러게』 『흐흐흐 일테면 그렇단 말슴이야요. 일년에 한번씩밖에는 못만나게 되니깐요』 인숙은 별빛에 어리인 봉환의 얼굴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들여다보며 웃는다. 그 옷음은 다시 애달픈 이별의 설음으로 변하고 속눈섭에는 어느겨를에 다 시 이슬이 맞첬다가 방울 방울 떨어진다. 남편이 떠나는 ..

백록담: 4부 (한국문학전집: 정지용 04)

정지용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05 4 0 1 2016-12-21
1941년 문장사에서 간행된 두 번째 시집으로 해방 직후 1946년 백양당에서 다시 출간되기도 했다. 시집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4부에 25편의 시가 실려 있고 5부에는 8편의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제4부 파라솔 별 슬픈 우상(偶像)

백록담: 5부 (한국문학전집: 정지용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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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9 9 0 1 2016-12-21
1941년 문장사에서 간행된 두 번째 시집으로 해방 직후 1946년 백양당에서 다시 출간되기도 했다. 시집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4부에 25편의 시가 실려 있고 5부에는 8편의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이목구비(耳目口鼻) 예양(禮讓) 비 아스팔트 老人과 꽃 꾀꼬리와 국화(菊花) 비둘기 육체(肉體)

각시노름: 직녀성 상권 1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09)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67 2 0 1 2017-01-01
갑오(甲午)년 이후 이땅을 뒤덮는 풍운이 점점 험악해 가는 것을 보자 불원간 세상이 바뀌일 것을 짐작한 인숙이 아버 지 이한림(李翰林)은 선영(先塋)이 있는 과천(果川) 땅으로 낙향을 하였다. 그러나 과연 세상이 바뀐 뒤로는 그곳에서 촌보도 음겨 놓지 않었다. 세상을 론튼 친구까지 끓어지고 내였다. 과천땅은 은둔한 지사가 풍월로 벗을 삼을만치 산천이 명 미한 고장은 아니었다. 그러나 매우 한적하고 아직도 고풍이 남어있었다. 그곳 백성은 양반 상 인을 분간할뿐 아니라 볏백이나 하는 전장이 있었기 때문에 과천으로 나려가 여생을 보낼 결심을 한것이었다. 한림은 천생으로 서화의 특재가 있고 소시부터 음률에까지 출중하야 그중에도 거문고는 명수였다. 그러나 대(代)를..

인형의 결혼 (한국문학전집: 심훈 10)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11 2 0 1 2017-01-04
인숙이가 바느질을 배우고 음식 만드는법과 큰일 치르는 절차를 견습하고 한편으로는 규감(閨鑑)이니 내측(內則)이니 열녀전(烈女傳)이니 하는 책을 읽어 시집갈 준비를 허는동안 에 서월은 꿈결같이 흘렀다. 그동안 한림의 집은 집웅에 이끼(苔)가 더 끼어 덕개가 앉 고 기왓장 틈을 비집고 돋아난 잡초만 욱어젔다 시들었다 하야 해를 거듭할사록 집이 점점 후락해갈뿐 인숙의 신변에 는 별로 큰변화는 없었다. 사오년이나 두고 온세계가 들끓고든 구주대전(歐洲大戰)의 피비린내 나는 비바람도 한림의 집에는 무풍지대(無風地帶) 와 같이 조고만 여파도 끼치지 않었고 고양이의 눈동자처럼 시시각각으로 변해하는 세태와 조선의 환경에서도 몇만리나 떠러진듯 한림의집만은 대낮에 닭우는 소리를 듣..

노리개와 같이 (한국문학전집: 심훈 11)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31 2 0 0 2017-01-04
그이튼날부터 인숙의 시집살이는 시작되였다. 일은아침 전 깃불이 나가기전부터 일어나 세수를하고 분을 바르고 유모 가 머리를빗겨 쪽저주면 족도리를 쓰고 긴 치마를 늘이고는 시중 조모로부터 시조모 시아버지 시어머니에게 차례차례 문안을 들인다. 지밀로 별당으로 산정으로 유모와 안짬재기 의 후의로 드나들며 그네들이 기침하기를 기다려 절을하고 한참씩이나 문밖에 시림을 헌다. 그네들은 자고 일어나는 것이 일정한 시간이 있는것이 아 니라 반신불수인 시중모는 새벽부터 깨여서 『새아씨 잘 주무섰나 가보아라』 하고 한 집안에서 전갈하님을 내보낸다. 시이버지는 산성 에서 친구들과 밤늦도록 바둑을 두거나 술상을 버리다가 새 벽녁에야 취침하면 이튼날 오정때나 되여야 상노가 침방의 ..

임종 (한국문학전집: 심훈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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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6 2 0 1 2017-01-05
한림의 목숨은 시각을 다투었다. 경직이가 귀국한후 조금 생기가 나서 딸의 혼인을 보살펴주든 그는 또다시 집과 발 을 끓은 아들때문에 병이 났다. 경직이가 서울서 노는 계집 을 얻어가지고 셋방 살님을 한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뿐아 니라 고조와 오대조의 산소가 있는 여주(麗州) 땅의 이만평 이나 되는 산림을 가도장을 해서 팔어먹은것이 묘직이의 입 으로 탄로가 났다. 또한편으로는 고리대금업자가 격일해 와 서 서투른 조선말로 『리자도 그저 내지 않으니 들어있는 집과 세간까지 차압 할테요』 하고 위협을 하였다. 그러나 한림은 다시 다른곳에 빗을 얻을 도리가 없었다. 이래저래 한림은 울홧병이 폭발하였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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