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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 풍파: 직녀성 하권 4 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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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86 2 0 1 2017-01-07
인숙은 그동안 저의 일로 며칠을 두고 구석구석이 비밀회 의가 열린줄을 깜앟게 몰랐었다. 봉희는 인숙이와 창자를 마주 이은것처럼 단짝으로 지낸다고 해서 절대로 알리지 않 기로하고 어른들끼리만 숙덕 공론을 하였다. 인숙의 흠을 잡어 생트집이라도 하지를 못해서 몸살이 날 지경이든 과붓댁이, 제옷에 묻어온 이상한 편지-'본처와는 리혼까지 한뒤에 당신과 결혼을 하겠다는 의미의 괴문서(怪 文書)를 발견하고도 이제까지 참고 있었든 것이 도리어 이 상한 일이었다. "온 이런 망칙한 일이 세상에 있나. 남편이 류학을 간사이 에 이따위 편지를 받고 보물처럼 감춰뒀으니 내원 뒷문박 골목속에서 어떤 학생 허구 몰래 만나서 숙은 거리는때부터 수상하드라" 하고 제남편의 성묘를 인력..

봄은 왔건만: 직녀성 하권 5 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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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50 2 0 1 2017-01-07
봄이다. 인제는 완구히봄이다. 창경원에 밤사구라가 만발하 야 어제밤에는 입장자가 만명도 넘었다고 떠들고, 봄바람에 놀아나서 보찜을 싼 시골처녀가 하로도 몇씩된다고 신문은 흥청거려 제목을붓친다. 봉희는 그봄을 보지않으려고 눈을감었다. 그러나 길거리와 골목안에서 아이들이 가락을 넘기며부는 단조롭고도 애달픈 버들피리소리는 귀를거처 마음속을 간지린다. 눈을감고 피 리소리를 듣자니 봉희는 어느시인의 시한구절이 저절로 읊 어젔다. 내가 부는 피리소리 곡조는 몰라도 그사람이 그리워 마듸마듸 꺽이네. 길고 가늘게 불어도 불어도 대답없어서 봄저녁에 별들만 눈물에 젖네. 봉희는 그 시를 몇번이나 외다가 등창을 밀치고 문턱에 턱 을 고이고 앉어서 우유빛 같이 뿌유스름한 ..

신혼여행: 직녀성 하권 6 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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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53 2 0 1 2017-01-08
명랑한 햇빛이 풀솜을 둔 저고리를 입은것만치나 등어리를 폭온히 나려쪼이는 오후였다. 한강 인도교 아래에는 작난감 같은 낙거루가 단물생선의 비눌처럼 가벼운 바람에 잔물결 이 잡히는 강우에 네댓척이나 떠서 등싯거린다. 노들강변에 길로 솟은 버드나무 그늘로 눈이 부시도록 하얗게 '펜키'칠 을 새로한 뽀-트가 두어척 오리처럼 쌍을 지어 연두빛 신록 에 물들은 물우를 헤치며 돌아다니는 것은 고대로 한폭의 수채화다. "엣샤 엣샤" 바람결에 불려오는 기운찬 소리에 삼개( )편짝으로 고개를 돌리면 힌 운동모자를 쓴 학생들이 기다란 경주용뽀-트를 웃적 웃적 저어 강한복판을 한일ㅅ(一)자로 가르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올라온다. '엣샤'소리와 함께 거리마의 발처럼 일 제히 폈다 옴으..

조그만 생명 : 직녀성 하권 7 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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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8 2 0 1 2017-01-08
경직이가 집에 다닐러 온뒤에 인숙의 거처는 안정이되였 다. 삭을세 든 사람을 내보내고 누의를 행낭방에서 불러올 렸다. "동기라고는 너하나밖에 없는걸 나두 어렵지만 어떡허느냐. 힘차라는대루 많지않은 학비니 대여주마" 하고 경직은 윤가집의 태도에 몹시 분개한 나머지에 누의 의 처지를 동정하였다. 비록 천냥만냥판에를 따러 다니는 사람이었만 술만 취하지않으면 빈말이래도 점잖게 하였다. 사실 경직이도 나이를 듬쑥히 먹었거니와 세상의 거치른 물 결에 부닥겨나서 달떳든 마음을 잡고 정신을 밧작 차린 것 이다. 인숙은 파산했든 살님을 다시 시작한것처럼 학교에 다니는 것이 신산하였다. 그러나 모든 것을 꽁꽁 참고 싀집이고 남 편의일이고 생각지 말자하고 학교에만 ..

장중의 보옥: 직녀성 하권 8 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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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00 2 0 1 2017-01-08
그럭저럭 여름이 지나고 가을 철로 접어 들었다. 인숙은 고만 되는대로 되어라 하는 태도로 학과복습과 바누질판에 박은듯한 무료하고 고달픈 생활을 계속하였다. 찾어와서 오 해를 풀겠다든 남편은 그뒤로도 그림자쪼차 비치지않고 배 는 다달이 불러와서 오일무명으로 아무리 졸라매어도 남의 눈에 띠울만치나 뚱뚱해졌다. (내가 무슨 음행을 했나. 숨길게 뭐냐) 하고 동급생들이 "이인숙이가 아이를 배었대" 는 소문을 퍼트려도 "애밴 사람은 공부못하나" 하고 천상천하에 부끄러운 것이 없다는 듯이 천연 스럽게 대답을 하였다. 교장이나 선생들은 인숙의 사정을 대강 짐 작하는 터이라 조금도 그들앞에 머리를 들지 못할 까닭은 없어도 나이 어린 학생들이 놀리는 것은 듣기가..

리혼: 직녀성 하권 9 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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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8 2 0 1 2017-01-08
인숙은 방으로 들어와서 넉줄밖에 아니되는 편지사연을 두 번 세 번 읽어보았다. "인제와서 이따위 소리를......" 하고 혼자 부르짖고는 편지를 방바닥에 내어던젔다. 될 수 있는대로 흥분하지 않으려하며 "제자식으로 인정할 수가 없다구?" "부부관계까지 청산을 할 각오를 하라구?" 하고 입속으로 뇌까리다가 "흥, 마음대로 해보라지" 하고 천장을 쳐다보았다. 강보배ㄴ가 하는 계집과 살지를 못해서 핑계할게 없으니까 멀정한 저의씨를 남의자식이니 책임을 질수가 없다고 하는 심사가 오륙월 장마통에 썩어 문드러진 생선 배바닥같아서 인숙은 그편지에 침을 탁 배았 고 싶었다. 그나마 다른 리유를 붙인다면 모르거니와 저를 모함하는 것은 둘재요 세상..

잃어진 진주: 직녀성 하권 10 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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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50 2 0 1 2017-01-08
"대단해요?" 허의사의 눈치를 살핀 인숙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면서 초 조히 물었다. "열이 사십도나 되는걸" 의사는 혼잣말 하듯허며 알콤솜으로 주사기를 소독하면서 "산소흡입을 시킬테니......어서" 하고 간호부에게 준비를 명령한다. 인숙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젔다. 바작바작 타는 입술을 떨 면서 "무슨 병이야요?" 하고 주사기의 약물을 넣는 허의사의 얼굴을 쳐다보니까 "독감이 쇄서, 가다루성 기관지페염이 됐는데 급성인데다가 때가 늦어서 오늘 저녁이 제일위험허겠소. 글세 어쩌 자구 요 어린걸......" 하고 또다시 혀를차며 밤새도록 찬바람을 쏘이고 끌고다닌 어머니의 지각 없음을 꾸짖고는 "절대로 안정을 시키는게 필..

비극 이후: 직녀성 하권 11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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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8 2 0 1 2017-01-08
봉희는 그날저녁 세철의 손이 와서 저녁대접을 하고 난뒤 에 몸이 고단한데 감기 기운이 잇어서 (새언니가 별고나 없나? 여간해 맘을 못잡을텐데.....) 하고 몹시 궁금해서 삼청동으로 올라가 보려고 교복으로 가러입기 까지 하고는 고만 알에목에가쓸어젔었다. 손들과 함께 나간 남편이 들어오면 늦드래도 잠시 다녀 나려오리라 하고 눈을 감고 있다가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 꿈도 아니요 생시도 아닌 그야말로 비몽 사몽간이다. 눈이 부시도록 새 하얀 털옷을 기다랗게 느린 천사들이 알연히 나타나더니 곱 다랗게 눈을 나려깔고 입모습에 실낫같은 가녈핀 우슴까지 띠운 일남이를 고이고이 싸서 받들고 하늘로 올라간다. 뭉 게뭉게 피여오르는 구름장을 타고 가벼운 바람에 그 흰옷 자락을 하..

은하를 건너서 (한국문학전집: 심훈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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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20 2 0 1 2017-01-05
『인제 가시면 방학때나 오시겠지요?』 『그럼오구말구. 그렇지만 올 여름에야 어떻게 오겠수. 겨 울 방학에나 다녀가게 되겠지』 『아무튼 일년에 한번씩은 만나게 되겠지요. 아아 일년에 단한번! 그렇지만 꼭 칠월칠석이 아니라두 견우(牽牛)처럼 나를 찾어 오시겠지요 네』 『아-니 왜 내가 데릴사위요? 겨을러서 일을 안허다가 하 늘 나라에서 쫓갸났수? 날더러 견우라구 그러게』 『흐흐흐 일테면 그렇단 말슴이야요. 일년에 한번씩밖에는 못만나게 되니깐요』 인숙은 별빛에 어리인 봉환의 얼굴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들여다보며 웃는다. 그 옷음은 다시 애달픈 이별의 설음으로 변하고 속눈섭에는 어느겨를에 다 시 이슬이 맞첬다가 방울 방울 떨어진다. 남편이 떠나는 ..

백록담: 4부 (한국문학전집: 정지용 04)

정지용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94 4 0 1 2016-12-21
1941년 문장사에서 간행된 두 번째 시집으로 해방 직후 1946년 백양당에서 다시 출간되기도 했다. 시집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4부에 25편의 시가 실려 있고 5부에는 8편의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제4부 파라솔 별 슬픈 우상(偶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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