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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건만: 직녀성 하권 5 부 (한국문학전집: 심훈 26)

봄이다. 인제는 완구히봄이다. 창경원에 밤사구라가 만발하 야 어제밤에는 입장자가 만명도 넘었다고 떠들고, 봄바람에 놀아나서 보찜을 싼 시골처녀가 하로도 몇씩된다고 신문은 흥청거려 제목을붓친다. 봉희는 그봄을 보지않으려고 눈을감었다. 그러나 길거리와 골목안에서 아이들이 가락을 넘기며부는 단조롭고도 애달픈 버들피리소리는 귀를거처 마음속을 간지린다. 눈을감고 피 리소리를 듣자니 봉희는 어느시인의 시한구절이 저절로 읊 어젔다. 내가 부는 피리소리 곡조는 몰라도 그사람이 그리워 마듸마듸 꺽이네. 길고 가늘게 불어도 불어도 대답없어서 봄저녁에 별들만 눈물에 젖네. 봉희는 그 시를 몇번이나 외다가 등창을 밀치고 문턱에 턱 을 고이고 앉어서 우유빛 같이 뿌유스름한 초저녁의 하늘을 우르러보았다. 조금있..
봄이다. 인제는 완구히봄이다. 창경원에 밤사구라가 만발하 야 어제밤에는 입장자가 만명도 넘었다고 떠들고, 봄바람에 놀아나서 보찜을 싼 시골처녀가 하로도 몇씩된다고 신문은 흥청거려 제목을붓친다.

봉희는 그봄을 보지않으려고 눈을감었다. 그러나 길거리와 골목안에서 아이들이 가락을 넘기며부는 단조롭고도 애달픈 버들피리소리는 귀를거처 마음속을 간지린다. 눈을감고 피 리소리를 듣자니 봉희는 어느시인의 시한구절이 저절로 읊 어젔다.

내가 부는 피리소리 곡조는 몰라도 그사람이 그리워 마듸마듸 꺽이네.

길고 가늘게 불어도 불어도 대답없어서 봄저녁에 별들만 눈물에 젖네.

봉희는 그 시를 몇번이나 외다가 등창을 밀치고 문턱에 턱 을 고이고 앉어서 우유빛 같이 뿌유스름한 초저녁의 하늘을 우르러보았다. 조금있자 으스름한 보름달이 화초담우로 봉 긋이 체경속에 비취이는 제얼굴과 같은 달이 안개가 끼인듯 한 하늘 바다로 뚜렷이 솟느다.

그 달이 풀솜같은 힌 구름짱속에서 영롱하게 달려나오면 금새로 온누리가 환해지고 시컴언 구름짱이 꿈을거리다가 그달을 통으로 삼키면 봉희의 마음은 감옥속과같이 컴컴해 진다.

"아아 세철씨!"

하고 봉희는 한숨섞어 부르짖으며 미닫이를 탁 닫었다.
일제강점기에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썼다. <상록수>는 그의 대표작이다.
1925년 영화 〈장한몽〉에서 이수일 역을 대역하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었으며, 그해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가 이듬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1926년 〈동아일보〉에 한국 최초의 영화소설인 〈탈춤〉을 연재했다.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정식으로 영화를 공부했으며, 6개월 후에 돌아와 영화 〈먼동이 틀 때〉를 원작·각색·감독해 단성사에서 개봉했다.
1935년 장편 〈상록수〉가 〈동아일보〉 발간 15주년 기념 현상모집에 당선되자 이때 받은 상금으로 상록학원을 설립했으며, 1936년 〈상록수〉를 직접 각색·감독해 영화로 만들려고 했으나 실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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