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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과 문화건설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36)

김남천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63 2 0 1 2017-01-15
세계대전의 결과로서 드디어 조선 민족은 일본의 군국주의적 압제와 식민지적 가렴주구로부터 해방된 날을 맞이하였다. 동시에 유례없는 야만적 문화 억압 정책과 내선일체를 싸고도는 기만적인 문화정책으로부터도 조선의 문화와 예술가 문화종사자들은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중세적인 캄캄한 문화의 몽매(蒙昧)를 뒤이어서 참아온 36년간의 지긋지긋한 탄압의 밑에서 그러나 문화의 싹은 자라났고 이룩되었고 사회의 동정(同情)과 혹은 냉시(冷視) 가운데서 희생적인 노력은 남모르게 지속되어 왔다. 혹독한 검열, 집회금지, 검속(檢束), 투옥, 사살 ― 세계 어떤 나라의 문화인들보다도 못지 않게 우리들은 이 부단(不斷)한 위협과 말발굽과 총칼 속에서 때로는 용감히 때로는 끈기 있게 투쟁을 계속하여 ..

전환기와 작가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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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03 2 0 1 2017-01-15
요즘 이곳 저곳서 전환기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대체 전환기란 어떠한 것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이 현대에 대해서 말해지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가령 이원조 씨는 「문학의 영원성과 시사성」가운데서 “전환기란 현대에서 생각할 때는 현대의 종언이지마는 역사적 견지에서 볼 때는 새로운 시대의 출현인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박치우 씨는 「동아협동체론의 일 성찰」에서 “새로 세워져야 할 신질서는 그것이 글자 그대로의 신질서 일 한, 당연히 구질서와는 질적으로 달라야 할 것이며, 또 이것이 사실이라면 신질서는 모름지기 구질서인 시민사회에 대한 어떤 의미의 변혁 내지 수정이 아니면 아니 될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하다면 종래와 같은 개인주의나 자유주의는 부득이 어떤 종류의 근..

신문과 문단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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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3 2 0 1 2017-01-15
저널리즘을 하나의 역사적인 사회현상으로 보면서 아카데미즘과의 대립관계로부터 토구하여 가령 전자에 있어서의 기본적인 성격을 일상성과 시사성에서 그리고 후자에 있어서의 본질적인 성격을 전문성에서 찾아보는 작업은 저널리즘을 검토하고 천명(闡明)하는 데는 반드시 필요한 일일는지 모르나 신문을 저널리즘의 가장 중심적인 체구(體軀)로 보면서 그것과 문단과의 교섭을 생각하는 장소에서는 별반 깊이 들어가서 생각해 보아야 할 조항은 아닐는지 모른다.

명일에 기대하는 인간타입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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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4 2 0 1 2017-01-15
작가의 입장에서 명일의 인간 타입을 상망(想望)해 보라. 이것이 편집자가 필자에게 보낸 설문의 요지다. 동서에 걸쳐서 지금 지구 위에는 커다란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설령 영불(英佛)이 승리하는 일이 있더라도 기성의 민주주의적 질서가 그대로 유지되어 가리라고는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주관적인 희망을 무시해 버리고 역사는 자기의 길을 걸어 나갈 것이다. 이리하여 그것이 어떠한 형태를 갖추는 것이든 간에, 지구상에는 구질서에 대(代)하는 새로운 질서가 복잡한 도정을 거쳐 가면서 도래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들의 상망할 수 있는 명일의 상모(相貌)다.

신진소설가의 작품세계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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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426 2 0 1 2017-01-15
신진 신인이라고 불리워지는 , 분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전면적이고 구체적인 이해를 가져볼 생각으로 편집자의 소청(所請)대로 일에 손을 붙여 보았으나, 시작해보고 비로소 그것이 얼마나 힘드는 일인가를 깨달았다. 나와 같이 직감력이 충분치 못하고 다망(多忙)한 사람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 느끼지 못한 바 아니나, 우선 가능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여기에 미비한 이 기록을 초(草)해 보려고 하는 것이다.

산문문학의 일년간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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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194 2 0 1 2017-01-15
조사해 본 바에 큰 틀림이 없다면 기묘(己卯) 1년간 우리의 앞에 발표된 소설문학의 총 수효는 장, 중, 단편을 합쳐서 240여 편의 다수에 이르러 있다. 결코 적은 수량이 아니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이것은 문학사 있은 이래의 처음 보는 다량생산이다. 신문에서도 연작장편 외에 단편 창작을 위하여 적지 않은 스페이스를 제공하였으나 역시 이러한 풍년을 가져오게 한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은 우수한 문예잡지의 출현이었다. 『문장』과, 후반기에 들어서 창간호를 낸 『인문평론』의 공적이래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문예잡지가 총수의 반 이상을 발표해 주었고, 그 나머지는 취미오락잡지, 혹은 특수잡지, 신문 등이 이의 발표기관이 되었었다.

작품의 제작과정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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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3 2 0 1 2017-01-15
장편소설이 완성되기까지의 순서를 열거하여, 제작의 과정을 공개하라는 것이 제목의 요지인데, 실상은 나는 아직 장편제작의 경험이 그리 많지는 못하다. 아니 많지 못할 뿐 아니라, 단 한 번의 경험밖에 없는 것이다. 금년 정월에 전작 채로 상재된 「대하」제1부가 즉 그것인데, 이것으로 말해도, 장차 어찌될는지 모르나, 지금 내가 계획하고 있는 상당히 길고 거대한 자연소설의 단초에 불과한 것이니, 일이 중도에도 이르기 전 제작 노트부터 발표하는 것이, 어쩐지 거북스럽고 한갓 부끄러운 생각이 들지 않는 배 아니다.

양덕쇄기소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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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2 2 0 1 2017-01-12
오전 열한 시 이십 분 자동차로 성천을 떠나기로 정하고 먼 곳에 전화를 걸었다. 친구나 친척집에도 하지만, 또 장소를 옮길 때마다 꼭 알려야 하는 곳도 있다. 마지막으로 같이 양덕까지 안내해 주기로 된 세무서의 K씨에게 전화를 걸고, 들추지 않는 좋은 자리를 하나 잡아 가지고, 내 집 앞에까지 와서 자동차를 세워 달라고 부탁하여 놓았다. 이 즈음 시골 다니는 자동차들은 무시로 세우지 않기로 되었다고 한다. 가솔린 경제로 일정한 처소 이외에선 정차 안 한다고 하나, 상당한 상거가 있는 내 집에서 그 곳까지 짐을 들고 가기가 대단하므로 미리 부탁해 두는 것이다. 성천서 양덕까지 가는 데는 두 길이 있다.

선후감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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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5 2 0 1 2017-01-12
인문사로 들어온 작품이 통틀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거기서 초벌 고름을 해서 내게로 넘어온 것은 합쳐 꼭 40편이었다. 말이 닿지 않고 이야기가 통히 어찌된 영문인 걸 알아볼 수 없는 작품도 의무적으로 절반 이상은 읽었다. 절반 이상을 읽어도 쓸모가 없고 싹이 보이지 않는 작품은 한편으로 골라놓았다. 이렇게 해서 끝까지 읽어 가지 못한 작품이 열 편이었다. 이 열 편은 먼저 선(選)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서른 편 중에서 다시 열 편을 가려내었다. 스무 편이 남은 것이다. 이 스무 편에 대해서는 간단 간단히 선자의 느낌을 기록하여 두려고 생각한다.

유진오 단편집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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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14 2 0 1 2017-01-12
15년에 가까운 유씨의 작가생활이 낳은 수십 편의 단편 중에서 골라 뽑은 것인데, 편자의 의도는 작품 자체의 우열보다도 작자가 걸어온 과정을 보여주려는 곳에 있지 아니한가 나는 생각하였다. 언뜻 보더라도 유씨의 단편 중에는 「스리」나「상해의 기억」보다도 훌륭히 성공한 작품이 많은 것을 나는 알고 있는데, 그것들이 수록되지 않고 작품의 성과나 된품으로 보아 훨씬 손색이 있는 전기(前記)의 두 작품이 끼이게 된 것은, 유씨가 한 시대를 의탁(依托)하였던 문학적 경향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생각 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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