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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여성미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21)

때로 용의주도한 산보인이 되어본들 어떨 것이랴. 하루는 종로 네거리에서 오후 네 시를 기점으로 하고 서서히 발을 옮기어 보았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태평통으로, 부청(府廳) 앞을 지나 장곡천청으로 빠져 나가 우편국 앞 광장에 이르렀다. 로타리를, 교통윤리의 규정대로 우편국 ─ 본정 입구 ─삼월오복점 ─ 저축은행 ─ 청목당의 순서로 좇아 한 바퀴 돌고, 남대문 옆을 거쳐 경성역에까지 와서, 드디어 경의선의 완행이 오후 여섯 시의 손님을 쏟아 놓는 것까지 구경하고 나니, 그 동안에 소비한 시간이 더도 말고 꼭 두 시간. 장안의 짧은 하루는 이미 황혼을 지나서 캄캄한 밤이었다.
때로 용의주도한 산보인이 되어본들 어떨 것이랴. 하루는 종로 네거리에서 오후 네 시를 기점으로 하고 서서히 발을 옮기어 보았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태평통으로, 부청(府廳) 앞을 지나 장곡천청으로 빠져 나가 우편국 앞 광장에 이르렀다. 로타리를, 교통윤리의 규정대로 우편국 ─ 본정 입구 ─삼월오복점 ─ 저축은행 ─ 청목당의 순서로 좇아 한 바퀴 돌고, 남대문 옆을 거쳐 경성역에까지 와서, 드디어 경의선의 완행이 오후 여섯 시의 손님을 쏟아 놓는 것까지 구경하고 나니, 그 동안에 소비한 시간이 더도 말고 꼭 두 시간. 장안의 짧은 하루는 이미 황혼을 지나서 캄캄한 밤이었다.
김남천 (金南天 1911 ~1953)

본명 효식(孝植). 평남 성천 출생. 평양고보를 졸업하고 도쿄[東京] 호세이[法政]대학 재학 중이던 1929년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카프:KAPF)에 가입하였고, 안막(安漠) ·임화(林和) 등과 함께 1930년 카프 동경지부에서 발행한 《무산자(無産者)》에 동인으로 참여하였다. 1931년 귀국하여 카프의 제2차 방향전환을 주도하였으며, 여기서 김기진(金基鎭)의 문학 대중화론을 비판, 볼셰비키적 대중화를 주장한 바 있다. 그 후, 1931년과 1934년 카프 제 1 ·2차 검거사건 때 체포되어 복역하였으며, 1935년에는 임화 ·김기진 등과 함께 카프 해소파(解消派)의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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