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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생각나는 이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29)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에 걸쳐 많은 눈이 내렸다. 벌써 입춘까지 지났으니 지금을 겨울이랄 수는 없고 봄을 위하여 글쓰기고 이번이 두 번 차이니 지금은 영락없는 봄이요 나의 마음도 벌써 봄을 안은 지 오래다. 그러므로 밖에는 흰 눈이 퍼붓고 있건만 책상에 마주앉아 ‘봄이면 생각나는 곳 혹은 사람’을 기록하고 있는 데 아무런 감정의 저어(齟齬)도 느끼지 않는다. 더구나 창틈으로 새어드는 바람이 확실히 훈기를 품었고. 지금도 내리고 있는 무거운 눈은 겨울의 것이라기보다는 봄의 꽃이라는 게 실감이다. 지하실에 처박아 둔 화분을 무심결에 보았더니 그 중의 성급한 것은 벌써 신 멀건 움을 비죽이 내밀고 있다. 봄은 왔다.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에 걸쳐 많은 눈이 내렸다. 벌써 입춘까지 지났으니 지금을 겨울이랄 수는 없고 봄을 위하여 글쓰기고 이번이 두 번 차이니 지금은 영락없는 봄이요 나의 마음도 벌써 봄을 안은 지 오래다. 그러므로 밖에는 흰 눈이 퍼붓고 있건만 책상에 마주앉아 ‘봄이면 생각나는 곳 혹은 사람’을 기록하고 있는 데 아무런 감정의 저어(齟齬)도 느끼지 않는다. 더구나 창틈으로 새어드는 바람이 확실히 훈기를 품었고. 지금도 내리고 있는 무거운 눈은 겨울의 것이라기보다는 봄의 꽃이라는 게 실감이다. 지하실에 처박아 둔 화분을 무심결에 보았더니 그 중의 성급한 것은 벌써 신 멀건 움을 비죽이 내밀고 있다. 봄은 왔다.
김남천 (金南天 1911 ~1953)

본명 효식(孝植). 평남 성천 출생. 평양고보를 졸업하고 도쿄[東京] 호세이[法政]대학 재학 중이던 1929년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카프:KAPF)에 가입하였고, 안막(安漠) ·임화(林和) 등과 함께 1930년 카프 동경지부에서 발행한 《무산자(無産者)》에 동인으로 참여하였다. 1931년 귀국하여 카프의 제2차 방향전환을 주도하였으며, 여기서 김기진(金基鎭)의 문학 대중화론을 비판, 볼셰비키적 대중화를 주장한 바 있다. 그 후, 1931년과 1934년 카프 제 1 ·2차 검거사건 때 체포되어 복역하였으며, 1935년에는 임화 ·김기진 등과 함께 카프 해소파(解消派)의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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