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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하롯밤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08)

코리키 원작 (현진건 번역) | 도디드 | 800원 구매
0 0 299 2 0 1 2016-10-18
어느 가을 나는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참담한 경우를 당한 일이 있다 처음 . 온 수토(殊土) ─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타향에서 나는 주머니에 돈이라고는 쇠천 샐 닢도 없고 하롯밤 눈 붙일 곳도 없는 내 자신을 발견하였다. 처음 와서 이틀 사흘 지나는 동안에 내 몸에 붙어 있는 것으로 없어도 출입 못하게 되잖을 것을 있는 대로 다 팔아 먹은 나는 그 시가지를 나와 증기선 부두가 있는 ‘이스테’라고 하는 데를 가 보았다. 거기는 항해의 시절이면은 거친 노동자의 생활로 하여 뒤끓는 듯하던 곳이건만, 시방은 적적히 사람의 그림자 하나 어른거리지 않았다. 그 때는 벌써 시월의 마지막 날인 까닭이다.

영춘류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09)

치리코프 원작 (현진건 역)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88 2 0 1 2016-10-18
아아 어떻게 향기롭게도 봄 아츰 일찍이 개나리(迎春柳[영춘류])가 웃겠지요! 해는 아직 맑고 서늘한 밤 기운을 사루지도 않았고 밤의 꽃과 풀에서 이슬을 녹이지도 않았을 적에! 젊은 시절 어느 식전꼭두이었습니다. 나는 어여쁘고 다정한 소녀와 함께 교외를 산보하다가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쾌활한 새들 모양으로 우리들은 조그마한 배(舟)에서 뛰어 오르자 둘씩 둘씩 나누어 제 각기 고운 이를 데려다 주려고 길 어귀에서 서로 헤어졌습니다.

석죽화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10)

쿠르트 뮌처 (현진건 역)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04 2 0 1 2016-10-18
내가 요 사년 동안에 흰 석죽화(石竹花)가 네 번이나 큰 임무를 맡아 있는것을 구경하였다. 그러나 내가 네 번이나 본 그 사실이 다 같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전후를 종합해 보면 사실로도 그런 비극이 있을 듯도 하나 만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공상에 놀림거리가 될 것이다. 지금 내가 어떠한 경우에서 네 번이나 석죽화를 본 것을 간단히 이야기하고자 한다.

행복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11)

아르치바셰프 (현진건 역) | 도디드 | 800원 구매
0 0 312 2 0 1 2016-10-18
매음부 사슈가의 코가 떨어진 뒤는 그 어여쁘고 고운 얼골이 썩어 가는 조개 껍질같이 되었다 사슈가의 . 생명은 사슈가가 스스로 생명이라고 자랑하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그에게 남은 것은 다만 추하고 더러운 그것뿐이요 또 한 가지는 밝은 낮빛이 끝없는 검은 밤이 되고 그믐밤은 도리어 한없는 백주(白晝)가 될 따름이다. 기한(飢寒)은 그의 약한 몸을 졸라맨다. 몸이라고 하는 것은 반쯤 죽어가는 개나 괘이(猫) 모양으로 겨우 밭(田)이랑 같은 좌우의 가슴과 공동묘지같이 울퉁불퉁한 뼈마디만 겨우 붙어 있을 뿐이다. 그는 큰길로부터 쓸쓸한 골목길로 옮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제일 더럽고 제일 고약한 남자에게 몸을 허락하게 된 불쌍한 신세이다.

개시대길 (한국문학전집: 이명선 02)

이명선 | 도디드 | 1,000원 구매
0 0 399 2 0 72 2016-10-07
나와 라오왕(老王[노왕])과 라오주(老邱[노구])와 셋이서 얼마간의 돈을 모아 가지고 조고마한 병원을 하나 열었다. 라오왕(老王[노왕])의 부인이 간호부 주임이 되었는데 그는 본시 간호부에서 의사 부인으로 뛰어올른 것이다. 그리고 라오주(老邱[노구])의 장인이 서무와 회게를 겸하야 보았는데 만약 그 장인 되는 자가 엉터리 장부를 꾸미거나 혹은 돈을 가지고 달어나 버리거나 하면 나와 라오왕(老王[노왕])은 마치 라오주(老邱[노구])가 그 장인의 보증인이나 되는 것처럼 라오주(老邱[노구])와 주먹으로 셈을 따질 작정이었다. 나와 라오왕(老王[노왕])은 아주 단짝이고 라오주(老邱[노구])는 좀 뒤에 들어왔으므로 우리는 어쨌든지 그를 좀 경게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무슨 일을 하든..

영화촌경 (한국문학전집: 이명선 03)

이명선 | 도디드 | 1,000원 구매
0 0 401 3 0 84 2016-10-07
◉鉛筆[연필] 깍는 生徒[생도] 鉛筆[연필]을 깍다. 삐족하게 깍겻나 안엇나 鉛筆[연필] 끝을 뺨에 살살 찔너본다. ◉電車[전차] 속에 座席[좌석] 純情[순정]한 學生[학생]이 문을 열고 들어스는 老人[노인]을 爲[위]하야 자리에서 일어나니 소갈머리 없는 紳士[신사], 그 자리에 생큼 앉어버린다. ◉길에 떨어진 卷煙[권연] 卷煙[권연]을 피우며 걸어가든 紳士[신사], 피우든 동가리를 내던지며 불 을 발로 밟어 끄랴 할 때, 기달이고 섰든 거지 날새가 달여들어 紳士[신사] 의 발을 떠민다.

태몽 (한국문학전집: 이명선 04)

이명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51 2 0 79 2016-10-07
兄[형] ― 어머님 말슴에 依[의]하면, 兄[형]을 배여, 兄[형]을 날 때, 그 때, 胎夢[태몽]이라 生覺[생각]되는 것은 어머님께서 꿈에 주걱 둘을 보셨다는 것이다. 하나는 좀 큰 듯, 하나는 좀 적은 듯해 보였다. 그런데 어머님 말슴에 依[의]하면, 이 胎夢[태몽]은 相當[상당]히 좋은 便[편]이다. 卽[즉] 주걱은 밥 뜨는 道具[도구]로, 糧食[양식] 걱정은 免[면]할 것 같다.

태몽 속 (한국문학전집: 이명선 05)

이명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15 2 0 53 2016-10-07
房[방]에서 이렇게 보니, 門[문] 있는 便[편] 들보 있는데서 커드란 구렝이가 서리서리 서리고 있다가 똥을 확 갈였다. 이 胎夢[태몽]은 참으로 異相[이상]스러운 胎夢[태몽]이다. 구렝이가 똥을 싸는 것은 우리는 얻어본 적이 없다. 그럼으로 이 꿈은 꿈으로써만 보아도 大端[대단]히 怪異[괴이]한 꿈이다. 이러한 怪異[괴이]한 꿈이 吉[길]할 理[리]가 없다. 果然[과연] 아주머님 三檅[3세], 游河[유하]는 밴지 三個月[3개월]이였을 때, 그의 父親[부친]이 돌어가시였다. 胎夢[태몽]에 흔이 배암을 보나, 이 胎夢[태몽]은 가장 不吉[불길]한 一例[일례]일 것이다.

몽유병자의 일기 (한국문학전집: 심훈 01)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82 2 0 68 2016-10-07
새벽 네 시 ─ 소스라쳐서 뒤숭숭한 꿈을 깨었다. 눈을 멀거니 뜨고 늘어 졌으려니까 갖은 환상이 스러진 꿈의 꼬리를 붙들고 천정에다가 가지각색의 파문을 그렸다 지웠다 하는 동안에 동이 트고 날이 새었다. 나는 아직도 어머니의 품에 머리를 파묻고 ‘콩쥐팥쥐’ 이야기를 듣던 때나, 금시로 대통령이 되고 내일쯤은 대문호가 될 듯이 믿어지던 소년시대에 던 꿈과 그려보던 주착없는 공상이 피곤한 머리 속을 휘저어놓을 때가 많다.

필경사 잡기 (한국문학전집: 심훈 02)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38 2 0 86 2016-10-07
우리의 붓끝은 날마다 흰 종이 위를 갈(耕)며 나간다. 한 자루의 붓 그것은 우리의 쟁기(犁)요 유일한 연장이다. 거치른 산기슭에 한 이랑(畝)의 화전을 일려면 돌부리와 나무등걸에 호미 끝이 부러지듯이 아아 우리의 꿋꿋한 붓대가 그 몇 번이나 꺾였었던고! 이것은 3년 전에 출판을 하려다가 암장(暗葬)을 당한 시집원고 중 〈필경〉이란 시의 제1연이다. ‘필경사(筆耕舍)’란 그 시의 제목을 떼어다가 이른 바 택호를 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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