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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씨에게 대답함 (한국문학전집: 김동인 11)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57 2 0 18 2016-08-14
한 개의 작품의 비평이란 어떤 필요로 말미암아 생기느냐. 또 그 비평의 효과는 무엇이냐. 한 개의 작품의 비평이, 그 작품의 작자에게 손톱눈만치라도 반응을 일으킬 만한 권위가 있느냐? 여기 만약 작가 ‘A’의 작품 ‘B’가 있고, 그 작품 ‘B’를 평자 ‘C’가 비평하였다 하면 ‘B’의 비평은 작자 ‘A’에게는 一分[일분]의 반응을 일으킬 권위가 없다. 만약 자기의 악평을 보고 낙심하며 자기의 선평을 보고 춤을 추는 작자― 즉 세상에 바친 가기의 기름자만 보고 지나는 작자가 있다 하면, 그는 존재할 가치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없는 편이 낫다. 그러면 비평은 무엇에 쓸데 있느냐면, 왈 이해력이 없는 일반 독자에게 이해력을 주는 것― 즉 독자를 지도하는 것이다.

춘원연구 (한국문학전집: 김동인 10)

김동인 | 도디드 | 3,000원 구매
0 0 328 2 0 10 2016-08-15
우리의 過去[과거] 우리는 과거에 있어서 자랑할 만한 국가를 역사적으로 가져 보지 못했다. 三國鼎立[삼국정립]의 이전 시대는 정확한 기록이 없으니 자세히 알 길이 없으나 삼국시대부터 벌써 우리의 祖先[조선]의 비참한 역사는 시작되었다. 북으로는 唐[당]이며 오랑캐들의 끊임없는 침노와 남으로는 왜의 건드림을 받으면서 안으로는 삼국 서로 끼리끼리의 싸움의 계속- 한때도 편안히 베개를 높이하고 잠을 자 본 일이 없었다. 오늘날 서로 뭉쳐져서 이천만이라는 수를 이룬 조선 민족이라는 것은 삼국시대에 있어서는 오륙 개에 나누어진 적국이었다.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구전에 의지한 기록으로 상고하건대 삼국 분립과 삼한의 이전에는 한 뭉치에 뭉쳐진 민족이었다. 그것이 어떤 경로를 밟았..

개시대길 (한국문학전집: 이명선 02)

이명선 | 도디드 | 1,000원 구매
0 0 401 2 0 72 2016-10-07
나와 라오왕(老王[노왕])과 라오주(老邱[노구])와 셋이서 얼마간의 돈을 모아 가지고 조고마한 병원을 하나 열었다. 라오왕(老王[노왕])의 부인이 간호부 주임이 되었는데 그는 본시 간호부에서 의사 부인으로 뛰어올른 것이다. 그리고 라오주(老邱[노구])의 장인이 서무와 회게를 겸하야 보았는데 만약 그 장인 되는 자가 엉터리 장부를 꾸미거나 혹은 돈을 가지고 달어나 버리거나 하면 나와 라오왕(老王[노왕])은 마치 라오주(老邱[노구])가 그 장인의 보증인이나 되는 것처럼 라오주(老邱[노구])와 주먹으로 셈을 따질 작정이었다. 나와 라오왕(老王[노왕])은 아주 단짝이고 라오주(老邱[노구])는 좀 뒤에 들어왔으므로 우리는 어쨌든지 그를 좀 경게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무슨 일을 하든..

영화촌경 (한국문학전집: 이명선 03)

이명선 | 도디드 | 1,000원 구매
0 0 412 3 0 84 2016-10-07
◉鉛筆[연필] 깍는 生徒[생도] 鉛筆[연필]을 깍다. 삐족하게 깍겻나 안엇나 鉛筆[연필] 끝을 뺨에 살살 찔너본다. ◉電車[전차] 속에 座席[좌석] 純情[순정]한 學生[학생]이 문을 열고 들어스는 老人[노인]을 爲[위]하야 자리에서 일어나니 소갈머리 없는 紳士[신사], 그 자리에 생큼 앉어버린다. ◉길에 떨어진 卷煙[권연] 卷煙[권연]을 피우며 걸어가든 紳士[신사], 피우든 동가리를 내던지며 불 을 발로 밟어 끄랴 할 때, 기달이고 섰든 거지 날새가 달여들어 紳士[신사] 의 발을 떠민다.

태몽 (한국문학전집: 이명선 04)

이명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56 2 0 79 2016-10-07
兄[형] ― 어머님 말슴에 依[의]하면, 兄[형]을 배여, 兄[형]을 날 때, 그 때, 胎夢[태몽]이라 生覺[생각]되는 것은 어머님께서 꿈에 주걱 둘을 보셨다는 것이다. 하나는 좀 큰 듯, 하나는 좀 적은 듯해 보였다. 그런데 어머님 말슴에 依[의]하면, 이 胎夢[태몽]은 相當[상당]히 좋은 便[편]이다. 卽[즉] 주걱은 밥 뜨는 道具[도구]로, 糧食[양식] 걱정은 免[면]할 것 같다.

태몽 속 (한국문학전집: 이명선 05)

이명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21 2 0 53 2016-10-07
房[방]에서 이렇게 보니, 門[문] 있는 便[편] 들보 있는데서 커드란 구렝이가 서리서리 서리고 있다가 똥을 확 갈였다. 이 胎夢[태몽]은 참으로 異相[이상]스러운 胎夢[태몽]이다. 구렝이가 똥을 싸는 것은 우리는 얻어본 적이 없다. 그럼으로 이 꿈은 꿈으로써만 보아도 大端[대단]히 怪異[괴이]한 꿈이다. 이러한 怪異[괴이]한 꿈이 吉[길]할 理[리]가 없다. 果然[과연] 아주머님 三檅[3세], 游河[유하]는 밴지 三個月[3개월]이였을 때, 그의 父親[부친]이 돌어가시였다. 胎夢[태몽]에 흔이 배암을 보나, 이 胎夢[태몽]은 가장 不吉[불길]한 一例[일례]일 것이다.

몽유병자의 일기 (한국문학전집: 심훈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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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87 2 0 68 2016-10-07
새벽 네 시 ─ 소스라쳐서 뒤숭숭한 꿈을 깨었다. 눈을 멀거니 뜨고 늘어 졌으려니까 갖은 환상이 스러진 꿈의 꼬리를 붙들고 천정에다가 가지각색의 파문을 그렸다 지웠다 하는 동안에 동이 트고 날이 새었다. 나는 아직도 어머니의 품에 머리를 파묻고 ‘콩쥐팥쥐’ 이야기를 듣던 때나, 금시로 대통령이 되고 내일쯤은 대문호가 될 듯이 믿어지던 소년시대에 던 꿈과 그려보던 주착없는 공상이 피곤한 머리 속을 휘저어놓을 때가 많다.

필경사 잡기 (한국문학전집: 심훈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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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44 2 0 86 2016-10-07
우리의 붓끝은 날마다 흰 종이 위를 갈(耕)며 나간다. 한 자루의 붓 그것은 우리의 쟁기(犁)요 유일한 연장이다. 거치른 산기슭에 한 이랑(畝)의 화전을 일려면 돌부리와 나무등걸에 호미 끝이 부러지듯이 아아 우리의 꿋꿋한 붓대가 그 몇 번이나 꺾였었던고! 이것은 3년 전에 출판을 하려다가 암장(暗葬)을 당한 시집원고 중 〈필경〉이란 시의 제1연이다. ‘필경사(筆耕舍)’란 그 시의 제목을 떼어다가 이른 바 택호를 삼은 것이다.

1932년의 문단전망 (한국문학전집: 심훈 03)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10 2 0 69 2016-10-07
현재 민족주의를 신봉하는 작가들이 급속히 유물론의 세례를 받기 전에는 앞으로 상당한 시일을 두고 제파(諸派)의 문학은 오히려 진전의 과정을 밟을 것입니다. 또한 조선의 지식분자가 아직까지도 대부분 민족주의의 경향을 가지고 있는 터이라 그네들 지식층이 깡그리 몰락을 당할 날이 올 것을 가상하더라도 일조일석에 앞을 다투어 방향을 전환하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당분간 주의에 관한 이론은 고사하고 같은 민족주의적 색채가 농후한 작품이라도 역사를 들추어 새삼스러이 위인걸사를 재현시키고 또는 창작하는 것으로 능사를 삼지 말고, 우리가 눈 앞에 당하고 있는 좀 더 생생한 사실과 인물을 그려서 대중의 가슴에 실감과 감격을 아울러 못 박아줄 만한 제재를 골라가지고 기교껏 표현할 것입니..

무딘 연장과 녹이 슬은 무기 (한국문학전집: 심훈 04)

심훈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43 2 0 86 2016-10-07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문장이 연장이요, 창작이고 평론이고 간에 자기의 의사를 표현하는 말이 문필에 종사하는 무기인 것은 두 말할 것이 없다. 그런데 그 연장이 닳아빠진 호미끝 같이 무디고, 그 무기가 흙 속에 파묻힌 고대의 석검(石劍)처럼 녹이 슬어서 등과 날을 분간할 수가 없는, 그러한 문장을 발견할 때, 독자의 한 사람으로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부질없이 시각을 어지럽게 하여 현기증을 일으킬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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