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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11)

매음부 사슈가의 코가 떨어진 뒤는 그 어여쁘고 고운 얼골이 썩어 가는 조개 껍질같이 되었다 사슈가의 . 생명은 사슈가가 스스로 생명이라고 자랑하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그에게 남은 것은 다만 추하고 더러운 그것뿐이요 또 한 가지는 밝은 낮빛이 끝없는 검은 밤이 되고 그믐밤은 도리어 한없는 백주(白晝)가 될 따름이다. 기한(飢寒)은 그의 약한 몸을 졸라맨다. 몸이라고 하는 것은 반쯤 죽어가는 개나 괘이(猫) 모양으로 겨우 밭(田)이랑 같은 좌우의 가슴과 공동묘지같이 울퉁불퉁한 뼈마디만 겨우 붙어 있을 뿐이다. 그는 큰길로부터 쓸쓸한 골목길로 옮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제일 더럽고 제일 고약한 남자에게 몸을 허락하게 된 불쌍한 신세이다.
매음부 사슈가의 코가 떨어진 뒤는 그 어여쁘고 고운 얼골이 썩어 가는 조개 껍질같이 되었다 사슈가의 . 생명은 사슈가가 스스로 생명이라고 자랑하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그에게 남은 것은 다만 추하고 더러운 그것뿐이요 또 한 가지는 밝은 낮빛이 끝없는 검은 밤이 되고 그믐밤은 도리어 한없는 백주(白晝)가 될 따름이다. 기한(飢寒)은 그의 약한 몸을 졸라맨다. 몸이라고 하는 것은 반쯤 죽어가는 개나 괘이(猫) 모양으로 겨우 밭(田)이랑 같은 좌우의 가슴과 공동묘지같이 울퉁불퉁한 뼈마디만 겨우 붙어 있을 뿐이다. 그는 큰길로부터 쓸쓸한 골목길로 옮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제일 더럽고 제일 고약한 남자에게 몸을 허락하게 된 불쌍한 신세이다.
역자: 현진건(玄鎭健,1900- 1943)

대구 출생. 호는 빙허(憑虛). 1918년 일본 동경 성성중학(成城中學) 중퇴. 1918년 중국 상해의 호강대학 독일어 전문부 입학했다가 그 이듬해 귀국.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 관계함. 특히 <동아일보> 재직시에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선수 손기정의 일장기 말살 사건에 연루되어 1 년간 복역함. 이 사건 이후 서울 자하문 밖에서 양계를 하다가 실패하고, 폭음으로 얻은 장결핵으로 사망했다. 처녀작은 1920년 <개벽> 12월호에 발표된 <희생화>이고 주요 대표작으로는 <빈처>(1921), <술 권하는 사회>(1921), <타락자>(1922) <할머니의 죽음>(1923), <운수좋은 날>(1924), (1924), <불>(1925),< 사립정신병원장>(1926) <고향>(1922) 등과 함께 장편 <무영탑>(1938), <적도>(1939) 등이 있다.

그는 김동인, 염상섭과 함께우리 나라 근대 단편 소설의 모형을 확립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실주의 문학의 개척자이다. 전기의 작품 세계는 1920년대 우리나라 사회와 기본적 사회 단위인 가정 속에서 인간 관계를 다루면서 강한 현실 인식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표현했고, 그 때의 제재는 주로 모순과 사회 부조리에 밀착했었다. 그리고 1930년대 후기에 와서는 그 이전 단편에서 보였던 강한 현실 인식에서 탈피하여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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