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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용 (한국근대문학선: 김동인 01)

김동인 | 도디드 | 800원 구매
0 0 285 2 0 57 2016-10-04
아편전쟁(阿片戰爭)은 세계전사상에서 최악의 전쟁이다. 호랑(虎狼) 영국 백 년의 동아 침략과 착취의 계기는 실로 이 아편전쟁에서 발단된 것이며 지나와 지나인에게 아편 구입과 사용을 강요한 영국의 전인류적인 죄악은 홍콩(香港) 약탈에서 배가된 것이다. 영국인 그 자신들도 아편전쟁을 가지고 영구히 지워 버릴 수 없는 오점을 영국사상에 새겨 놓은 것이라고 한탄하였다. 이 동아 침략의 아성 홍콩이 작년 십이월 이십오일 용맹과감한 황군(皇軍)에게 괴멸된 것을 기회로 본지는 거장 동인(東仁)의 붓을 빌어 이 세계 최대의 죄악사를 독자 제씨 앞에 전개시키려 하는 것이다.

5월 창작평 (한국근대문학선: 김동인 02)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93 2 0 69 2016-10-04
本面[본면] 상에 2월 창작과 3월 창작에 대하여 월평을 시험한 뒤에, 나는 개인적로 다섯 통의 편지를 받았다. 세 통은 평받은 당사자의 것이요, 두통은 제3자의 것이다. 당사자의 것 중에 두 통은 나무람이요, 나머지 한통은 감사의 편지였다. 그것을 다시 知不知[지불지]로 분류하자면 5인 중 1인이 일 면식이 있을 뿐 타 4인은 미지인이다. 제3자의 편지에 관하여서는 말할 필요가 없거니와 당사자의 편지에 대해서는 몇 마디 쓸 필요가 있을 줄 안다.

3월 창작평 (한국근대문학선: 김동인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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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6 2 0 40 2016-10-04
그 새 오랫동안 「라프」「나프」「카프」로 이렇게 들어온 기괴한 창작 이론 때문에 창작의 기교 방면이 무시되어 왔고 대개의 신진들은 이 奇論[기론]에 심취하여 (어려운)기교 방면을 기피하여 왔다. 그러한 시기를 지내니만치 이 작가의‘기교’의 일면만 뚫고 들어가는 작품은 여러가지의 의미에서 신기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작품으로서 기교 편중주의가 내용 편중주의에 지지 않을 이만치 작품을 해한다는 좋은 실례를 볼 수 있다.

계란을 세우는 방법 (한국근대문학선: 김동인 05)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83 2 0 127 2016-10-04
콜럼부스가 동인도를 돌아올 때, 세상에서는 “그게야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일이라”고 일축하니까, 콜럼부스는, 달걀을 하나 내어 놓고, 누구이 달걀을 세워 보라고 하였다. 그러나 달걀이 설 까닭이 없어서 모두들 그러면 콜럼부스, 네가 세워 보라니까, 콜럼부스는 그 달걀을 조금 뚜들겨서 한편을 뭉그러뜨려 놓고서 세웠다. 사람들은, 그렇게 하고야 누군들 못 세우랴 비웃으매, 콜럼부스 대답이, “그렇다. 누구든 세울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좀 뭉그러뜨릴 생각을 내는 그 점에, 사람의 머리의 우열이 구별된다”고 하였다는 이야기는, 아마 소학교 교과서에서 들었을 것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유명한 이야기다.

궁촌기 (한국근대문학선: 이무영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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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98 2 0 52 2016-10-03
아침 여섯시에 기상. 제법 산산하다. 일어나는 길로 우물로 가다. 우물을 친 지가 여러 날 되어서 파란 이끼가 서리어 있다. 얀정없이 샛노란 감나무잎이 두 잎새 물 위에 동동. 헤식은 밤나무 단풍 한 잎이 저도 단풍이로라 감나무잎 사이로 매식매식 돌아다닌다. 우물 둥천 이맛돌에 놓인 바가지 조각으로 물을 휘휘 저어 한 모금 마시다. 잔입이라 그런지 물맛이 곧 달다. 되거퍼 한 모금. 웬일인지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고추밭머리를 돌아서 방울방울 열린 이슬을 차고 골짜기를 건너막은 밤나무 다리를 건너 산기슭에 오르다. 안개낀 때처럼 목안이 칼칼하다 동산에 오르니 펀한 들. 모닥모닥 한줌씩 집어다 놓은 것 같은 조그만 산들이 잔솔을 덮고 요기도 하나, 조기도 하나..

작은 반역자 (한국근대문학선: 이무영 11)

이무영 | 도디드 | 800원 구매
0 0 312 2 0 66 2016-09-30
맹랑한 일이었다. 오늘부터 시험을 보러 가야 할 작은 놈이 간밤에 어디를 가서 들어오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여느 학기시험이 아니다. 옛날 과거하기보다도 더 힘이 든다는 입학시험을 보아야 할 날에 이 꼬락서니다. 그나마 간밤에만 알았더라도 어디 찾아라도 보았을 것을 아침에서야 떡 그런 소리다. 인수가 안 들어왔느니, 어쩌느니 하는 소리가 간밤 술이 채 깨지도 않은 준의 귀에 들려왔을 때도 그는 꿈을 꾸고 있거니 했던 것이다. 어찌된 일인지 그런 걱정을 하고 있는 말소리가 현숙의 음성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현숙이가 지금 이 집안에 있을 리가 만무한 노릇이었다. 현숙은 지금쯤 저의 소원대로 평양에서 여판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전기 (한국근대문학선: 이무영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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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94 2 0 55 2016-09-30
햇수로 치면 벌써 삼십 년이나 되었고 보니 ‘전설’이 되어버린 지도 오랬어야 할 이야기다. 그 이야기가 반년 동안 질질 끌어오던 그 일이 규정이 나서 오늘 열시에는 쌍방의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이미 다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쯤 된 지금 와서 툭 튕겨진다는 것부터가 도시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다. “허, 이거 또 큰일났소그려.” 무슨 도리나 없을까 싶어 훈의 얼굴만 멀거니 쳐다보고 앉았던 민은 훈이가 들여다보던 호출장을 내던지고 다다미 위에 벌떡 나가자빠지는 것을 보더니, 할아버지 안경을 깨어먹은 손주놈처럼 숨도 크게 못 쉬고 왼손바닥에다 오른손 손가락들을 돌돌 말아넣고서 뱅뱅 돌리고만 앉았다. 따분한 경우를 당할라치면 으레껏 하는 민의 버릇이었다.

죄와 벌 (한국근대문학선: 이무영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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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89 2 0 36 2016-09-30
경관이 쏜 피스톨에 범인인 교회지기가 쓰러지자 관중석에서는 벌써 의자 젖혀지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러나 화면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신부로 분장한 몽고메리 크리프트가 천천히 걸어가서 쓰러진 범인을 받쳐들고 관중의 시야 속으로 부쩍부쩍 다가올 때는 관중석에서는 어시장 그대로의 혼잡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 이회 관중들이 반도 빠져나가지 못했는데 삼회권 가진 사람들이 출입구를 막은 것이다. 빨리 나가라는 듯이 벨이 요란스럽게 울어대고 있다. 십분간이라는 휴식시간도 있고 하니 길을 텄으면 순조로우련만 출입구를 막고는 서로 입심만 세우고들 있다.

취향 (한국근대문학선: 이무영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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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36 2 0 76 2016-09-30
아우님이야 나 같은 것 아니고도 친구도 있고 말벗도 있고 또 고국에 돌아가시면 정말 친누님도 계시고 하겠으니까, “그까짓 것!”하고 발 새에 때 꼽만치도 날 생각하지 않겠지만서두 참 난 안 그렇다우! 내야 아버지가 계시는 것두 아니구 어머니가 계시는 것두 아니구… 이 넓은 세상과 그 많은 인총에 나란 계집과 촌수 닿는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구려. 그런데다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이런 땅에 와서 고국 사람들의 얼굴까지 그리고 사는 내가 어쩌자고 아우님을 소홀히 생각하겠수?

농부전초 (한국근대문학선: 이무영 15)

이무영 | 도디드 | 800원 구매
0 0 294 2 0 65 2016-09-30
“시궁창에서 용이 났다.” “개천에서 용이 났다.” 그의 집안과 그의 아버지를 아는 사람은 항용 이런 소리들을 한다. 여기의 개천이란 그의 집안과 그의 아버지 어머니를 말하는 것이요 용이란 그를 추느라고 하는 소리인 것이다. 충청도 사람이면 덮어놓고 양반이라고들 하지만 충청도라고 다 양반은 아니다. 그들은 중인이었다. 더욱이 그의 아버지는 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 판무식꾼으로 여덟 살이라든가 열 살이라든가에 진 지게를 죽던 그 순간까지도 벗어보지 못한 채 쓰러져 버린 농군이었다. 어머니는 말할 것도 없다. 어머니 또한 시집오던 날부터 짓기 시작한 새벽밥을 역시 죽던 며칠 전까지 지었었다. 집 가문이 없으니 개천이요 조상에도 국록 먹은 사람 하나 없고 하다못해 면서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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