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에 쓸 것도 없으니까, 색책(塞責)으로 프랑스(佛蘭西) 소단(騷壇) 19세기 도미(掉尾)의 명작인 하나이 「시라노 드 베르즈라크(Cyrano de Bergerac」나 소개해 볼까.
그 작자인 에드몽 로스탕(Edmond Rostand. 1868~1918), 프랑스 남쪽 항구인 마르세이유 태생으로 그의 부친은 신문 기자요 경제학자인 반면에 시짓기를 좋아하였고 또 음악가의 혈통이 있기 때문에 그는 어려서부터 시와 음악으로 그 부드러운 정서를 기를 수 있었다. 철학도 배우고 미학에도 맛을 들여 보았고 또 법률을 연구한 결과, 법학사란 학위까지 얻었다. 그러나 그는 법률가가 되지 않고 아름다운 시집을 내기도 하며 어여쁜 여시인과 백년가약을 맺기도 하였다. 그가 23세가 되었을 때 「레 르마네스크」란 각본을 내었나니 이것이 자연주의에 대한 반동예술가인 그의 제일성이요 현란한 후기 낭만파의 서곡이었다. 4년 후에 일대의 명여우 사라 베르나르를 위하여
「먼 나라의 여왕」을 지었고, 또 그 후에 역시 그 여우를 위하여「라 사마리테느」를 지었는데 남우 노 코크렌의 의뢰를 받아 쓴 것이 그의 이름을 후세에까지 빛나게 할 이 「시라노 드 베르제라크」였다.
현진건(玄鎭健,1900- 1943)
대구 출생. 호는 빙허(憑虛). 1918년 일본 동경 성성중학(成城中學) 중퇴. 1918년 중국 상해의 호강대학 독일어 전문부 입학했다가 그 이듬해 귀국.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 관계함. 특히 <동아일보> 재직시에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선수 손기정의 일장기 말살 사건에 연루되어 1 년간 복역함. 이 사건 이후 서울 자하문 밖에서 양계를 하다가 실패하고, 폭음으로 얻은 장결핵으로 사망했다. 처녀작은 1920년 <개벽> 12월호에 발표된 <희생화>이고 주요 대표작으로는 <빈처>(1921), <술 권하는 사회>(1921), <타락자>(1922) <할머니의 죽음>(1923), <운수좋은 날>(1924), (1924), <불>(1925),< 사립정신병원장>(1926) <고향>(1922) 등과 함께 장편 <무영탑>(1938), <적도>(1939) 등이 있다.
그는 김동인, 염상섭과 함께우리 나라 근대 단편 소설의 모형을 확립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실주의 문학의 개척자이다. 전기의 작품 세계는 1920년대 우리나라 사회와 기본적 사회 단위인 가정 속에서 인간 관계를 다루면서 강한 현실 인식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표현했고, 그 때의 제재는 주로 모순과 사회 부조리에 밀착했었다. 그리고 1930년대 후기에 와서는 그 이전 단편에서 보였던 강한 현실 인식에서 탈피하여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