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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문단합평회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16)

현진건 | 도디드 | 2,000원 구매
0 0 356 2 0 1 2016-10-22
평자(가나다순) 金基鎭[김기진](八峯山人[팔봉산인]) 金億[김억](岸曙[안서]) 李光洙[이광수](春園[춘원]) 朴鍾和[박종화](月灘[월탄]) 廉尙燮[염상섭](想涉[상섭]) 羅彬[나빈](稻香[도향]) 梁建植[양건식](白華[백화]) 玄鎭健[현진건](憑虛[빙허]) 方仁根[방인근](春海[춘해]) 崔鶴松[최학송](曙海[서해]) 인근: 이제부터 시작하지요, 필기는 최학송 군의 수고를 빌리기로 하였습니 다. 나빈: 말은 천천히 해요. 받아쓰기 좋게……. 인근: 그리고 평하는 이는 우리끼리 의견 충돌이 되더라도 이 자리에서 시비 할 것 없고 작품에 대해서만 말합시다. 일동: 그러는 것이 좋지요. 인근: 그런데 합평하는 것을 어찌 생각하십니까. 한 사람..

물꽃 돋는 대로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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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6 2 0 2 2016-10-22
아나톨 프랑스의 예측 (豫測)에 의지하면 유토피아의 공산사회에서는 만인노동(萬人勞動)의 원칙에 따라, 로마법왕(羅馬法王)도 옷칠장이로 입에 풀칠을 하리라 하였다. 인류갱생(人類更生)의 거룩한 아츰을 앞에 두고 전환기의 폭풍우는 예술의 궁전까지 휩쓸어 버렸다. 거기서 쫓겨 나온 뮤즈는 어떻게 되었는가. 실안개로 짠 듯한 그의 깁옷은 진흙투성이가 되었고 세상에도 귀중하고 진기하다는 그의 노리개는 쟁연(錚然)한 소리도 없이 물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치위와 주림을 견디다 못한 그는 민중의 부엌데기가 되었다. 백옥(白玉) 같은 손은 구정물에 더러워지고 수정같이 맑은 눈이 연기에 그을리며 속절없는 눈물을 마실 뿐이다.

꿈에 본 신악양루기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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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10 2 0 1 2016-10-23
처음에는 어데인지 몰랐다. 어찌 생각하면 옛날 성(城)터 같기도 하고 어찌 생각하면 달빛이 어른대는 ─ 달빛이 어른댄다 하여도 또렷한 건 아니고 다만 어슴푸레한 흰빛이 떠돌아 “달이 비취는구나.”하는 느낌만 있을 뿐 ─ 허연 길 같기도 하였다. 넓이는 한 칸 통이 될는지 말는지, 길이는 무한한 가운데 유한한 듯하였다. 길은 길이라도 반공중(半空中)에 떠 있는 고대(高臺)인 듯하다. 그 길 위를 나하고 또 누구인지 둘하고, 셋이 묵묵히 거닐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그이는 아마 지나인(支那人)인 듯싶다.) 옛날 범중엄(范仲淹)의 지은 「악양루기(岳陽樓記)」를 새로이 짓겠다고 하였다. 그래 우리는 지금 악양루(岳陽樓) 옛터에 오른 줄 깨달았다. 그러나 그 누(樓)의 ..

몽롱한 기억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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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7 2 0 1 2016-10-23
전호 에는 너무도 (前號) 적게 썼다. 여러분 글동무를 뵈올 적마다 나는 질책의 시선을 느꼈다. 그럴 족족 내호(來號)에는 많이 쓰리라, 흠씬 쓰리라고 남 몰래 결심하였다. 그러나 미래는 ‘빈손의 환영’이었다. 모든 것을 약속하고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모 것도 없었다. 무엇을 쓸까? 편집회의는 열렸다. 나는 소설과 기행문을 맡게 되었다 소설은 어찌하든지 지을 수 있는 듯싶었다. 두말 아니하고 쾌락(快諾)하였지만, 기행문은 무에라고 끄적거릴 가망조차 없었다. “어데 가본 데가 있어야 쓰지.”하고 탄식하는 수밖에 없었다. “왜 해운대 갔다 오지 않았소? 그것 쓰구려.” 그 잘 웃는 도향(稻香) 군이 그 때는 웬일인지 아주 엄연히 얼굴을 바루고 이런 말을 하였다. 나의 요리조..

동정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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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5 2 0 1 2016-10-23
함박눈이 쏟아진 데다가 비가 나리고, 비가 나린 뒤에 일기가 추워서 얼어 붙은 길바닥이 미끄럽기 짝이 없는, 음력 섣달 어느 날이다. 그 날 학교 방문을 나선 나는 광화문 앞에서 전차를 나려, 사비(社費)바람에 팔자에 없는 인력거를 잡숫기로 하였다. 다닐 길은 육상궁(毓祥宮)까지 치받쳐서 제2고등보통학교를 방문하고 나오다가 진명, 배화 두 여학교에 들를 작정이었다. 그리고, 차부에 대하여는 제2고등보통학교를 왕복하는데 얼마냐고 물어보았다. “80전만 주십시오.”

고향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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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441 2 0 1 2016-10-23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차중에서 생긴 일이다. 나는 나와 마주 앉은 그를 매우 흥미있게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두루막 격으로 ‘기모노’를 둘렀고 그 안에선 옥양목 저고리가 내어 보이며 아랫도리엔 중국식 바지를 입었다. 그것은 그네들이 흔히 입는 유지모양으로 번질번질한 암갈색 피륙으로 지은 것이었다. 그러고 발은 감발을 하였는데 짚신을 신었고 ‘고부가리’로 깎은 머리엔 모자도 쓰지 않았다. 우연히 이따금 기묘한 모임을 꾸미는 것이다. 우리가 자리를 잡은 찻간에는 공교롭게 세 나라 사람이 다 모이었으니 내 옆에는 중국 사람이 기대었다. 그의 옆에는 일본 사람이 앉아있었다. 그는 동양 삼국 옷을 한 몸에 감은 보람이 있어 일본말로 곧잘 철철 대이거니와 중국말에도 그리 서툴지..

새빨간 웃음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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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4 2 0 1 2016-10-23
여름 밤 새벽 삶고 찌는 , 듯하던 더위도 인제야 잠깐 물러갔다. 질식한 듯 싶던 바람이 갑자기 생기를 얻은 것이 슬슬 들자, 그 축축하고 눅눅한 입김에 흔들리어 새하얀 달빛이 흩어졌다. 그 흰 가루는 마치 눈보라 모양으로 입때껏 부글부글 괴어 오르던 땀을 싸늘하게 식히는 듯하였다. 더위에 헐떡이는 것같이, 훨씬 열린 경화의 방 미닫이는 아직도 닫히지 않았다. 병일이와 단둘이 자는 꼴을, 어둠으로 가리우노라고 전등불은 꺼두었건만 그 대신 속 없는 달빛이 기어들어 올 줄은 몰랐다. 연옥색 망사모기장으로 걸어 놓으매 밝고 흰 광선은 푸르게 변하여, 햇발에 비친 바닷속도 이러할 듯. 그렇다면 젊은 사내와 계집의 손길, 발길에 채이고 밀리어, 여기 불룩불룩, 저기 꾸김꾸김한 모시..

역사소설문제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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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510 2 0 1 2016-10-20
주신 글월은 자세히 뵈었습니다. 두 가지 명제 가운데「흑치상지(黑齒常之)」를 쓰기까지의 연구라든가 고심은 아직 그 소설 자체가 세상에 나오기 전이니 아이도 낳기 전부터 산고를 말하는 것 같아서 쑥스럽고 거북한 점도 없지 않거니와, 더구나 지금 진통이 자못 격렬한 때라 미처 괴로움을 말할 경황조차 없기도 합니다. ‘역사소설에 대하여’라는 명제도 겨우 과거에 소재와 무대를 잡은 소설 한 두 개쯤 쓰고 역사소설가인 척하는 것이 주제도 넓은 것 같고, 또 창졸간에 제법 아귀 맞는 말씀을 드리지 못하는 것이 유감입니다. 나는 새책(塞責)으로 언뜻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몇 마디 두서없이 적을까 합니다.

문학종횡담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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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58 2 0 1 2016-10-20
조선의 신문학운동 초창기에 있어서 가장 냉철한 ‘리얼리즘’의 수법으로 일찍이 일가를 이룬 작가의 빙허(憑虛) 현진건 씨다. 그러나 근년에 이르러 씨는 「무영탑」․「적도」의 두 개의 신문소설에 손을 대었을 뿐, 근 7,8년 동안 수필에서나마 그 심회의 일단조차 피력하지 않았다.「불」․「B사감과 러브레터」등의 강렬한 인상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우리들은 그러지 않아도 인재가 드문 이 땅 문단에서 씨로 하여금 언제까지 든지 그대로 침묵을 지키게 할 수는 없었다.

신춘소설만평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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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54 2 0 1 2016-10-20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난 까닭에 정미소에서 쌀 고르는 몸이 되고 음흉하고 포학한 주인에게 절도죄로 몰리어 정조까지 빼앗기게 되고 말경에는 거기서 쫓겨나게까지 되었다. 생활에 부대끼다 못한 그는 “공장에 가는 대신 이 사내 저 사내에게로” 가 보았으나 그 짓만으로는 주린 배를 채울 길이 없으매 그는 방물장수가 되어 술집에서 술집으로 돌아다니며 물건과 여자를 한꺼번에 팔았고 한껏 거칠어진 그의 마음은 남의 돈지갑까지 훔치다가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주리난장을 맞게 되었다……. 이 사실 그것은 얼마나 침통한 비극이냐. 얼마나 악착한 자본제도의 희생이냐. 이런 자료로 된 이 작품이면 보는 이의 피를 끓이고 가슴을 치는 듯한 역(力)과 열(熱)이 용솟음을 하리라고 누구든지 상상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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