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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기운다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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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56 2 0 1 2016-12-23
길을 묻기운다. 길을 가다가도, 정전지대(定全地帶)에 섰다가도 나는 흔히 시골 사람에게 길을 묻기운다. 주위에 사람은 많건만 시골 사람은 두리번두리번 사람을 살피어 물색을 하다가는 내 앞으로 와서 나더러 길을 가르쳐 달란다. 이 시골 사람들이 하고 많은 사람 가운데서 하필 왜 나를 쫓아와 붙들고 길을 가르쳐 달라는지 나는 길을 묻기울 때마다 이 시골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내 자신의 인물됨이 무척 알고 싶어진다.

수첩초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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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178 2 0 1 2016-12-23
서대문 우편국 앞에서였다. 커다란 보퉁이를 가지고 전차에서 내린 한 노파가 무거운 짐이라, 혼자로서는 일 수가 없는 모양으로 가슴에다가 두 손으로 잔뜩 받쳐 안은 채 전차 선로를 건너서더니, “미안합니다만 이 짐을 좀 받아 이어 주세요.” 그러마는 내 승낙도 얻기 전에 노파는 그 짐을 내 가슴에 내어나 던지듯이 안긴다. 나는 말없이 짐을 받아서 꺼꾸부둥하고 머리를 내미는 노파의 머리위에 들어서 얹었다.

노인과 닭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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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0 2 0 1 2016-12-23
이러한 노인이 있었다. 난 법 없어도 살 사람이라고 저 스스로도 그렇게 자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동리에서도 누구나 다 그 노인을 그렇게 알았다. 동년배로 같이 어울려 다니는 친구들도 그에게선 법 밖에 나서 사리(私利)라든가 그런 데 탐내는 눈치를 조금도 본 일이 없다고 했다.

동정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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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2 2 0 1 2016-12-23
어느 과자집에서다. 십칠팔 세의 고학생이 책을 한 아름 안고 들어오더니, 문 안에서부터 차례로 손님 앞에 마다 걸음을 세우고는 모자를 벗고 그리고 예를 하고 책을 쭉 펴 놓고 재학증을 내보이며 판에 박은 듯이 “고학생입니다. 한 권만 팔아 주세요.”

효조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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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65 2 0 1 2016-12-23
이런 이야기를 누가 한다. 명필 추사(秋史)의 선생 조광진(曹匡振)이 하루는 새벽에 일어나니, 잠자리에서 갓 깨어 일어난 참새들이 뜰 앞 나뭇가지에서 재재거리는 소리에 그만 필흥(筆興)이 일어나 저도 모르게 필묵을 베풀어 새벽 새라고 ‘효조(曉鳥)’ 두 자를 제물에 써 버렸다. 그러나, 이렇게 흥에 겨워 쓰면 언제나 만족한 글씨를 얻게 되는 것이, 흥에 겨워 쓰기는 썼는데도 ‘효조(曉鳥)’라는 鳥[조]자의 맨 밑 넉 점을 싸는 치킴이 제대로 올라가지를 못하고 아래로 축 처져서 심히 거슬렸다. 그래 다시는 더 거들떠보기도 싫어 문갑 밑에다가 되는대로 밀어 던지고 말았다. 그랬던 것을 하루는 어떤 손님이 찾아와서 글씨를 청하므로 다시 필흥(筆興)이 생기지 않아..

강경애 시집 (한국문학전집: 강경애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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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61 9 0 1 2016-12-22
강경애의 시 모음이다. 책 한 권 (1924년) 가을 (1925년) 다림불 (1926년) 오빠의 편지 회답 (1931년) 참된 어머니가 되어 주소서 (1932년) 숲속의 농부 (1933년) 오늘 문득 (1934년) 이 땅의 봄 (1935년) 단상 (1936년) 산딸기

자서소전 (한국문학전집: 강경애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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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19 2 0 1 2016-12-22
일찍이 아버지를 잃은 나는 다섯 살에 의붓아버지(義父)를 섬기게 되었으며, 의붓아버지에게는 소생 아들딸이 있었으니, 그들이 어찌나 세차고 사납 던지, 거의 날마다 어린 나를 때리고 꼬집고 머리를 태를 뜯어서 도저히 나는 집에 붙어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머니만 빨래나 혹은 어디 볼 일로 집에 안 계시면 언제나 쫓겨나서 울 뒷산에 올라 망연히 어머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곤 하였다. 삼십을 넘은 나의 눈엔 아직도 어머니가 돌아오실 그 길이 아련히 남아 있다.

기억에 남은 몽금포 (한국문학전집: 강경애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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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0 2 0 1 2016-12-22
언제나 여행하기까지 한가로움을 갖지 못한 나는 이때까지 여행한 일이 극히 적다 몇 번 고향을 . 다녀온 것뿐 외에 전무하다고 해도 옳을 게다. 허나 구태여 쓰라니 고향의 접근지인 몽금포 이야기나 또 끌어내볼까 한다. “에크! 또 나온다. 또 숨는다. 그 빛이 왜 저리도 푸를까. 심심산곡에서 별만 보고 자랐음인지 그 빛이 별인 양 속기 쉽고, 푸른 하늘을 그리워 애를 태울꼬. 그 머리 다소곳 숙이고 수심(愁心) 빛이네.” 2년 전에 내가 귀향했을 때 몽금포를 찾아가는 길에 송림 틈에 겸손스레 피어 있는 도라지꽃을 보고 전속력을 다하여 닫는 자동차에서 즉흥으로 그린 글의 한 폭이거니와 지금도 내 머리에 그 도라지꽃이 파르스름히 남아 있다.

불타산 C군에게 (한국문학전집: 강경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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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0 2 0 1 2016-12-22
두어 번 준 편지는 받아 읽었소. 허나 워낙 붓 들기를 싫어하는 나요. 더구나 답서 같은 것은 염직해서는 아니하는 괴별한 버릇이 있는지라 이때까지 한 장의 글월을 아끼었소만 그렇다고 결코 군을 잊은 것은 아니었소. 고향의 그 달을 생각하였고 또한 군의 얼굴을 머리에 그려보았소. 그러니 이 붓을 들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겠소 그려. 빠르오. 군과 내가 두견산에 올라 멀리 불타산을 바라보며 문담(文談)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되었소 그려. 그 동안 군은 몇 번이나 두견산에 올라 그 달을 바라보았소? 군! 나는 이 붓으로 일년 전 그때를 그려 보려 하오.

간도 (한국문학전집: 강경애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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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3 2 0 1 2016-12-22
나는 간도를 안 지 불과 이태에 지나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간도를 자랑하고 싶다. 그것은 자연의 풍경도 아니오, 또 산물의 풍부함도 아니다. 오직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씩씩하다는 것이다. 어떤 날 나는 시장에 가서 나무를 한 바리 사왔다. 처음 시장에서 보기에는 나뭇단이 수더기가 상당하기에 두 말 안짝에 값을 결정하고 집으로 데리고 온 것이다. 그러나 집에 와서 나뭇단을 옮기면서 보니 겉에 몇 단만 처음과 다름이 없고 속으로 들어가면서는 나뭇단이 형편이 없이 작았다. 속은 것이 분하여 얼굴을 붉히며 말하였다. “이게 무슨 나뭇단이란 말요 도로 가지고 가시오 그렇지 않으면 값을 좀 내리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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