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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의 달밤 (한국문학전집: 강경애 14)

이 밤의 교교한 월색은 여전히 나의 작은 몸뚱어리를 눈 위에 뚜렷이 던져 준다. 두 달 전에 저 달은 내 고향서 보았건만……? 이곳은 북국. 북국의 밤은 매우 차다. 저 달빛은 나의 뺨을 후려치는 듯 차다. 그리고 사나운 바람은 몰려오다가 전선과 나뭇가지에 걸려 휙휙 소리쳐 운다. 그 소리는 나의 가슴을 몹시도 흔들어준다. 때마침 어디서 들려오는 어린애 울음 소리…… 나는 문득 이런 노래가 생각난다. 이 밤에 어린애 우네 밤새껏 우네 아마 뉘 집 애기 빈 젖을 빠나부이 밤새워 빠나부이
이 밤의 교교한 월색은 여전히 나의 작은 몸뚱어리를 눈 위에 뚜렷이 던져 준다. 두 달 전에 저 달은 내 고향서 보았건만……?

이곳은 북국. 북국의 밤은 매우 차다. 저 달빛은 나의 뺨을 후려치는 듯 차다. 그리고 사나운 바람은 몰려오다가 전선과 나뭇가지에 걸려 휙휙 소리쳐 운다. 그 소리는 나의 가슴을 몹시도 흔들어준다. 때마침 어디서 들려오는 어린애 울음 소리…… 나는 문득 이런 노래가 생각난다.


이 밤에
어린애 우네
밤새껏 우네

아마 뉘 집 애기
빈 젖을 빠나부이
밤새워 빠나부이
강경애는 1906년 4월 20일, 황해도 송화에서 가난한 농민의 딸로 태어나 4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궁핍한 가정환경에서 결코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왔다. 월사금을 낼 돈이 없어 돈을 훔치기라도 했으면 하는 심정으로 다녔던 보통학교 때의 생활은 그런 그녀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어린시절 궁핍했던 삶은 강경애가 가난한 대중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1920년대의 문단은 사회주의에 영향을 받은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수립을 목표로 그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러한 배경 하에 1930년대의 문단은 작가들에게 대중을 선동하는 무기로서 △대공장 파업 △소작쟁의 △동맹 결성 등의 제제를 갖는 문학작품을 창작할 것을 요구했다. 강경애의 작품 역시 시대적 현상과 맞물려 당시의 투쟁경향이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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