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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의 연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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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2 2 0 1 2016-12-31
지난 4월 이래로 나의 신변에 관하여 많은 지우들로부터 위로와 격려와 염려의 정을 기탁한 이가 한둘뿐이 아니었다. 나는 그러한 문구나 정의(情誼)를 감당하기에 너무도 무가치한 자인 것을 자각하므로 어떤 때는 굴이라도 있으면 도망하여 들어갈 생각조차 없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도 특히 나를 감격케 하여 마지않은 형제 두 사람이 있다. 그 한 사람은 현역 경찰관이요, 다른 한 사람은 소록도의 나환자이다. 그들의 최근 소식은 이러하다.

누구의 허물인가?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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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5 2 0 1 2016-12-31
돌아와 소식을 전하는 말에, 오사카(大阪)에서는 조선 사람에 대한 괄세가 대단한데 그것은 십중팔구가 스스로 신용을 잃은 까닭이요(이하 2행략), 또 가로되 연락선 승객의 3분의 2는 조선 노동자들인데, 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왔다가는 또 가고, 가기만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갔다가는 또한 돌아오곤 하여, 전토(田土) 팔아 통틀어 만든 노비(路費)도 연락선에서 없어지고, 노동하여 한푼 두푼 주워 모은 임금도 현해탄에서 발산(發散)하고 마는 형편인데, 그래도 어제와 오늘이 일반이요, 작년과 금년이 다름이 없이 가는 배에도 3분의 2는 흰옷이요, 오는 배에도 대다수는 굶주린 사람이니 한심스럽더라고 딱한 일이다.

다소의 흥분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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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0 2 0 1 2016-12-31
얼마 전에 우리 친구 중 한 사람을 교사로 초빙할 터이니 주선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는 나 단독의 의견으로 여러 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다. 초빙하려거든 이러한 조건으로 하라고. 거기 대한 회답의 일구(一句)가 "다소 흥분한 중에 쓴 글 같아서 도시 개의치 않았다’는 의미였다. 나는 이 일구에 이르러 등에 식은땀이 흐름을 깨달았다. 나이로 보아서도 이편이 일일(一日)의장(長)이 있고, 학력으로 보아서도 저편이 후배인 처지인데 저편은 냉정하고 침착하기 어른 같은데 이편은 열정이요, 흥분하기 어린이 같은 것이 발각된까닭이다. 적발되고 보니 과연 "다소의 흥분’만이 아니라, 다대한 흥분이었다.

문예비평과 이데올로기 (한국문학전집: 김동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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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4 2 0 1 2016-12-31
작년 가을 朝鮮日報[조선일보] 지면상에서 ‘批評界[비평계]의 SOS’라 하는 제목으로 몇 사람이 붓을 잡은 것을 본 기억이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때 지면상에 나타났던 모든 SOS도 엄정한 의미 아래서 비판적으로 생겨난 SOS가 아니고 일부 작가들이 일부 소위 비평가에게 욕을 먹고 그 불쾌감 때문에 토한 한때의 분풀이에 지나지 못하였다. 조선의 문예계에 던져진 소위 비평이라는 것을 엄정하게 비판하고 문예비평의 본질을 논하여, SOS를 부르짖은 것은 없었다고 기억한다.

문예가협회에 대하여 (한국문학전집: 김동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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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4 2 0 1 2016-12-31
이즈음 문인협회에 관한 이야기가 가끔 지상에 오르내린다. 그리고 그 논조는 모두 是是否否[시시부부]로 일치된 결론을 얻지 못하는 모양이다. 甲者[갑자]는 갑을 주장하고 乙者[을자]는 을을 주창하여 귀결을 보이지 못하였다. 필자도 누차 준비회를 연다는 엽서를 받았고 위원에 뽑혔다는 엽서를 받았다. 그러더니 그 뒤에 흐지부지 유산이 된 모양인지 아무 소식도 없다. 그때의 그 문인협회의 표방이라는 것이 문인의 대동친목과 문인의 경제단결에 있었다.

조선의 작가와 톨스토이 (한국문학전집: 김동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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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6 2 0 1 2016-12-31
余[여]가 톨스토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안 것은 십 삼사 세 때이다. 그때 여의 長兄[장형] 東元[동원]이 某[모] 사건에 걸려서 尹致昊[윤치호] 씨 등과 영어의 몸이 되었을 때에 톨스토이 작 「부활」이라는 책자를 차입하여 달라는 편지 때문에 그 책을 구하러 다니느라고 톨스토이라는 이름을 기억하였던 것이다. 그때는 여는 기독신자의 집안의 도령으로 있었더니만치 ‘부활’이라 하면 ‘예수의 부활’로밖에는 생각을 못하던 시절이다.

문화인의 총궐기 (한국문학전집: 김동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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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5 2 0 1 2016-12-31
‘만들자 보내자 이기자’ 하는 표어가 붙지 않은 데가 없다. 그러나 이 표어는 ‘만들자 보내자 그러면 이긴다’ 마땅히 이렇게 되어야 할 것이다. 이기자는 희망으로‘만들고’‘보내’는 것보다 ‘이긴다’는 신념으로 만들고 보내어야 할 것이다. 우리 동양의 속담에 ‘人事[인사]를 다하고 천명을 기다린다’

노발의 가부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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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3 2 0 1 2016-12-30
아마 칼라일 선생의 위인 평론에 있었던가 한다. 마호메트라는 인간은 노발한 즉 이마에 핏줄이 일어섰는데 이렇게 노발하는 것이 그 진실성의 소치라고. 저에게 아무 취할 것이 없다할지라도 이렇게 핏줄 일으키기까지 노발하는 그 진실성만은 시인하여줄 것이라는 뜻이었던 듯하다. 마호메트의 위대는 가지지 못했으나 저의 노발만은 근사하게 천품으로 타고난 인간이 이런 소식을 들은 후로 일부러 노발하려고 힘쓰기까지는 못했으나 자기의 조급한 천성을 스스로 변호하기에는 다대한 힘을 저 위인 마씨에게서 차용한 일도 비일비애이었던 것은 차라리 동정할 만한 사실이었다.

사는 일과 가산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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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9 2 0 1 2016-12-30
어떤 부자 형제가 유업(遺業)을 분배하여주기를 청한 때에 예수께서 대답하신 말씀에 “이 사람아, 누가 나를 너의 위에 범관과 물건 나누는 자로 삼았느냐 하시고, 무리더러 이르시되,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대개 ‘사람의 사는 것이’ 그 가산이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리라 하시고”라고. 세상 사람들은 재산이 넉넉하여야 ‘사는 것’같고 ‘잘 사는 것’인 줄로 알았으나 예수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이 귀(句)를 읽을 때마다 연상하는 한 가정이 있다.

망하면 망하리라 (한국문학전집: 김교신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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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81 2 0 1 2016-12-30
유대인의 고아, 그 숙(叔)을 따라 정처없이 방랑하던 일개 소녀 에스더가 천만의외에 당시의 대국 페르시아 왕의 왕후로 선정된 후 얼마 안된 때의 일이다. 하만의 간계(姦計)에 의하여 2백여만 이스라엘 백성이 일조에 진멸당할 운명이 처마끝에 급박하였을 때에, 연수(軟手)로 능히 한 민족의 비운을 전환시킨 것은 과연 에스더의 “망하면 망하리라”는 일언의 힘이었다. 에스더가 무릅쓴 모험이 얼마나 위험한 일이었던 것은 바사 궁실 전범(典範)을 보아야 안다. 에스더는 적어도 ‘죽음’을 모험한 것이다. 아메리카를 발견한 콜롬부스, 보름스 회의에 임한 루터, 남북전쟁을 선언한 링컨, 암흑대륙을 탐험한 리빙스턴 등은 다 에스더와 같이 “망하면 망하리라”는 표지로 생활한 자들이었다.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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