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용묵 | 도디드 | 5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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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7
아침 여덟시 치는 소리를 그대로 이불 속에서 무시하고, 한껏 단잠에 취해도 출근에의 초조가 없어 좋다.
정성을 다하여 마음껏 일에 힘을 들여도 그 성의가 무시되는 데 불쾌함이 없어 좋고, 사사(私事)에 일을 쉬게 되는 주위의 사안(斜眼)에 미안을 느낄 필요가 없어 좋다.
자식들의 학비에 쪼들려도 실직을 빙자로 없다는 대답이 헐히 나와 좋고, 원고 아니 모이는 걱정, 책이 늦어질 걱정, 기사 쓸 걱정, 검열 걱정, 다 안 해도 좋다.
나는 이즘 산마(山馬)와 같이 마음이 자유를 행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