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767

소복과 청자 (한국문학전집 345)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93 0 0 22 2016-06-22
아파아트에서나 다방에서나 늘 은실(銀實)이라고 불리우고 있었다. 사람들은 뭐 딱이 일이 있대서가 아니라 그 이름이 그저 부르기 좋대서 그렇게 부르곤 했었고, 그 여자도 싫기는커녕 도리어 즐거워하는 듯싶었다. 은실, 은실 이렇게 수없이 되뇌어 보면 은(銀)실꾸러미를 무한정 풀어내는 듯한 감미로운 어감이 느껴진다. 은실어떻소? 「실비아」같은 것보다도 훨씬 더 여운이 있고 맑은 기운이 일지 않소? 「실비아」같은 것보다도 훨씬 더 여운이 있고 맑은 기운이 일지 않소? 「실비아」라고 하니 생각나지만 은실은「실비아 시드니」와 퍽 닮았었다. 큼직하지 않은 날씬한 몸집에 겁겁한 듯하면서도 기실 착 가라앉은 눈매, 어디나 없이 애처러운 몸짓……정말 흡사. 그러나 구태여 그러한 외국 여배우..

박명 (한국문학전집 346)

한용운 | 도디드 | 1,900원 구매
0 0 370 6 0 35 2016-06-22
굽이치고 휘돌아서 길이 오백여 리를 흐르는 동안에 농사 짓는 물로서는 많은 이익을 주며, 마침내 대경성(大京腥)의 칠십만 인구에게 음료수를 제공하고, 배와 떼를 운전하여서 모든 물화의 운수의 편의를 주면서 낮과 밤으로 흐르고 흘 러서 서해 바다로 들어가는 한강(漢江)은 너무도 유명하다. 그러한 한강 근원의 한 가닥인 설악산(雪嶽山) 물은, 그 한 잔에 지나지 못하는 첫 근원이 그 산의 제일 상봉인 청봉 (靑峰) 밑에 있는 봉정암(鳳頂庵)의 근처에서 나서, 이조 단 종(端宗) 때의 생육신(生六臣) 중의 한 사람으로 유명한 매 월 당 김 시습(梅月堂金時習)이 산에 올라 울고 물에 임하여 울다가 마침내 중이 되어서 부처님에게 귀의하던 오세암(五 歲庵) 밑으로, 또는 김삼연..

철혈미인 (한국문학전집 347)

한용운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44 2 0 53 2016-06-22
서력(西曆) 一九三五년 二월 一三일 하오 三시에 천진남마 로(天津南馬路)에 있는 불교거사림(佛敎居士林)에서 중국 군 벌의 거두 손 전방(孫傳旁)의 암살 사건이 있었는데 그 범인 은 당년 三0세의 아름다운 여자였다. 「약한 자여 너의 이 름은 여자니라」는 별명을 드드는 섬약한 여자 중의 한 사 람인 시 곡란(施谷蘭)이 듣기만 하여도 무시무시한 군벌의 거두요 백전 노장(百戰老將)인 손 전방을 암살한 원인을 자 세히 알려면 말로 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화민국 一四년이었다. 중국의 혁명은 완성되지 못하고 중벌들은 각각 자기의 세력을 붙들기 위하여 모든 수단을 다할 뿐이요, 국가와 민생은 안중에도 두지 아니하므로 중 국 四억의 민중은 거의 어육이 되는 판이었다.

죽음 (한국문학전집 349)

한용운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67 2 0 53 2016-06-23
『탕!』 하는 폭발탄 터지는 소리는 경성의 복잡하고 산만한 공기 를 울려서 천이면 천 사람, 만이면 만 사람의 다 각기 다른 여러 가지의 마음을 비교적 단순하게 통일을 시켰다. 이것은 계해년 팔월 스무 아흐렛날 오전 열한시, 곧 한일 합방 기념일의 일이었다. 폭탄 소리는 어느 나라와 어느 때 에라도 사람에게 의심스럽고 두려운 인상을 주는 것이다. 하물며 특수한 사정을 가지고 이상한 조선 사람, 그중에도 도회지인 경성에 있어서 신경이 더욱 발달되고 사정이 더욱 복잡한 여러 사람의 마음은 평화롭지 못한 폭탄 소리를 듣 고 이상한 자극을 받아서 절반은 의심하고 절반은 믿는 것 같은 방면으로 모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남다른 의심과 특별한 무서움을 가지..

순정해협 (한국문학전집 350)

함대훈 | 도디드 | 1,900원 구매
0 0 494 10 0 52 2016-06-23
1936년 1월 『조광』 3호 부터 10호 까지 연재된 소설로 1938년 한성도서에서 간행. "아직두 차가 안 보이냐?" "아이 어머니두, 차가 보이면 벌써 와 닿았게요!" "그럼 올 시간이 아직두 못 됐니?" "조금만 있으면 오게 됐어요." "원 차는 빠르대두 그렇게 늦는구나." 주름 잡힌 어머니의 얼굴이 기다림에 초조한 듯 긴장된 빛 을 띄었을 때 "뚜우." 하고 기적소리가 처량하게 들리었다. 기차는 지금 산 모퉁이를 어느덧 구렁이같이 감돌아 이편으 로 달려 오고 있는 게 이제는 완연히 보이었다. "저기, 저기 와요..... 어머니!" "응! 오는구나....." "얘 소희(素姬)야, 너두 이리 좀 와!" 영숙(..

레위기 성경여행 II

윤득남 | 도디드 | 2,900원 구매
0 0 853 14 0 62 2012-09-11
현세대의 그리스도인에게 레위기가 증거하는 희생제물이나 성소에 대하여 흥미를 갖지 못한다. 너무나도 동떨어진 느낌이다. 이것이 우리가 레위기를 읽을 때 맞이하는 시간적인 간격이다. 창세기로부터 성경을 읽다가 출애굽기 후반부나 레위기에 이르면 지루해져 곧바로 민수기로 넘어가기도 한다. 성경통독을 하는 데 참 처음 찾아오는 고비중에 하나가 바로 레위기이다. 그러나 구약시대에 레위기의 제사는 기쁨이 넘치는 사건이며 하나님께 감사를 표현하는 너무나도 중요한 주된 요소였다. 또한 레위기는 여러 가지 면에서 아주 중요한 책인데 특히 레위기는 구약과 신약 사이의 중간사 시대의 유대교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책이며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을 이해하는 데 지대한 역한을 한다.

기우 (한국문학전집 341)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87 2 0 58 2016-06-21
계순이와 나와는 그의 평생에 세번의 기이한 해후를 가졌었으니 불과 칠년을 두고 일어난 이 세번의 기우(奇遇), 그때마다 그의 생활은 어떻게 변천하였으며 그의 운명은 어떻게 전개되었던가. 이 세번의 기우는 다만 파란 많은 그의 생애의 세 단면을 보여줌에 지나지 아니하나 이것으로써 능히 그의 기구한 일생도 엿볼 수 있다. 세번의 기우가 일어났으리만큼 그와 나와의 사이에 그 어떤 기연의 실마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로서는 그의 박명한 생애를 한없이 슬퍼하고 그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속에는 크나큰 울분과 무서운 결심이 항상 새로와진다. 다음에 나는 이 세번의 기우를 순서대로 기록하려 한다. 아무 연락 없는 무미한 세 조각의 단편이 될지라도 그것은 나의 죄가 아니라 ..

주리면 어떤 생활의 단편 (한국문학전집 342)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76 2 0 56 2016-06-21
뒷골목은 저녁때이다. 행랑 부엌에서는 나무 패는 소리가 요란히 들리고 집집마다 저녁 연기가 자옥하다. 수도 구멍에서는 아낌없이 물이 쏟아지고 장사아치의 외이는 목소리가 뒷골목을 떠 들어갈 듯하며 가게에서는 싸움이나 하는 듯이 반찬거리를 흥정한다 ―마치 하룻날 생활의 총계산을 하려는 듯이 사람들은 마지막 악을 다 쓰는 듯 하였다. (괘씸한 놈!) 확실치 못한 걸음으로 비틀거리면서 분주한 뒷골목을 벗어져 나온 그는 또한번 중얼거렸다. 그의 얼굴에는 아직도 노기가 등등하고 가슴은 요란히 두근거리고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낙엽기 (한국문학전집 343)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11 2 0 59 2016-06-21
창기슭에 붉게 물든 담쟁이 잎새와 푸른 하늘, 가을의 가장 아름다운 이 한 폭도 비늘 구름같이 자취 없이 사라져 버렸다. 가장 먼저 가을을 자랑하던 창 밖의 한 포기의 벚나무는 또한 가장 먼저 가을을 내버리고 앙클한 회초리만을 남겼다. 아름다운 것이 다 지나가 버린 늦가을은 추잡하고 한산하기 짝없다. 담쟁이로 폭 씌어졌던 집도 초목으로 가득 덮였던 뜰도 모르는 결에 참혹하게도 옷을 벗기워 버리고 앙상한 해골만을 드러내게 되었다. 아름다운 꿈의 채색을 여지없이 잃어 버렸다. 벽에는 시들어 버린 넝쿨이 거미줄같이 얼기설기 얽혔고 마른 머룽송이 같은 열매가 함빡 맺혔을 뿐이다. 흙 한 줌 찾아볼 수 없이 푸르던 뜰에서는 지금에는 푸른 빛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산정 (한국문학전집 344)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90 2 0 62 2016-06-21
여름내나 가으내나 그스른 얼굴이 좀체 수월하게 벗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해를 지나야 멀쑥한 제 살을 보게 될 것 같다. 바닷바람에 밑지지 않게 산 기운도 어지간히는 독한 모양이다. "호연지기가 지나친 모양이지." 동무들은 만나면 칭찬보다도 조롱인 듯 피부의 빛깔을 걱정한다. 나는 그것을 굳이 조롱으로는 듣지 않으며 유쾌한 칭찬의 소리로 들으려고 한다. "두구 보게. 역발산 기개세 않으리." 큰 소리도 피부의 덕인 듯, 나는 그을은 얼굴을 자랑스럽게 쳐들어 보이곤 한다. 학교에 등산 구락부가 생기면서부터 신 교수 박 교수와 세 사람이 하는 수없이 단짝이 되어 버렸다. 학생들을 인솔할 때 외에도 대개는 세 사람이 주동이 되어서 등산을 계획하고 실행하..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