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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아다다 (한국문학전집 368)

질그릇이 땅에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고 들렸는데 마당엔 아무도 없다. 부엌에 쥐가 들었나? 샛문을 열어 보려니까, "아 아아 아이 아아 아야------." 하는 소리가 뒤란 곁으로 들려 온다. 샛문을 열려던 박씨는 뒷문을 밀었다. 장독대 밑 비스듬한 켠 아래 아다다가 입을 헤 벌리고 납작하니 엎뎌져 두 다리만을 힘없이 버지럭거리고 있다. 그리고, 머리 편으로 한 발쯤 나가선 깨어진 동이 조각이 질서 없이 너저분하게 된장 속에 묻혀 있다. "아이구테나! 무슨 소린가 했더니! 이년이 동애를 또 잡았구나! 이년아, 너더러 된장 푸래든! 푸래?" 어머니는 딸이 어딘가 다쳤는지 일어나지도 못하고 아파하는 데 가는 동정심보다 깨어진 동이만이 아깝게 눈에 보였던 것이다. "어 어마! 아다아..
질그릇이 땅에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고 들렸는데 마당엔 아무도 없다. 부엌에 쥐가 들었나? 샛문을 열어 보려니까,

"아 아아 아이 아아 아야------."

하는 소리가 뒤란 곁으로 들려 온다. 샛문을 열려던 박씨는 뒷문을 밀었다.

장독대 밑 비스듬한 켠 아래 아다다가 입을 헤 벌리고 납작하니 엎뎌져 두 다리만을 힘없이 버지럭거리고 있다. 그리고, 머리 편으로 한 발쯤 나가선 깨어진 동이 조각이 질서 없이 너저분하게 된장 속에 묻혀 있다.

"아이구테나! 무슨 소린가 했더니! 이년이 동애를 또 잡았구나! 이년아, 너더러 된장 푸래든! 푸래?"

어머니는 딸이 어딘가 다쳤는지 일어나지도 못하고 아파하는 데 가는 동정심보다 깨어진 동이만이 아깝게 눈에 보였던 것이다.

"어 어마! 아다아다 아다 아다------."

모닥불을 뒤집어쓰는 듯한 끔직한 어머니의 음성을 또다시 듣게 되는 아다다는 겁에 질려 얼굴에 시퍼런 물이 들며 넘어진 연유를 말하여 용서를 빌려는 기색이나 말이 되지를 않아 안타까워한다.
정치나 이념을 자제하고 또한 계몽적이지 않은 순수 문학을 지향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평안북도 선천군 출신이며 본관은 수안(送安)이고 아호(雅號)는 우서(雨西)이다.

그는 평안북도 선천의 대지주 집안에서 아버지 계항교(桂恒敎)의 1남 3녀 중 첫째로 출생하였다. 계용묵 그의 할아버지인 계창전(桂昌琠)은 조선 말기에 참봉을 지냈다. 아울러 계용묵에게는 이복 여동생이 3명 있었다.

삼봉보통학교를 졸업한 그는 서울로 상경하여 휘문고등보통학교를 다녔지만, 할아버지 계창전에 의해 강제로 고향으로 끌려갔다. 성인이 된 뒤 그는 청년기에는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았다.

뒤늦게 일본으로 유학, 도요 대학교 철학과를 다니기도 했다.

1920년 《새소리》이라는 소년 잡지에 《글방이 깨어져》라는 습작 소설을 발표하여 소설가로 첫 등단하였고 1925년 《생장》이라는 잡지에 《부처님 검님 봄이 왔네》라는 시를 발표하여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1927년 《상환》을 《조선문단》에 발표하여 본격 소설가 등단하였다. 《최서방》, 《인두지주》 등 현실적이고 경향적인 작품을 발표하였으나 이후 약 10여년 가까이 절필하였다. 한때 그는 조선일보사에 입사하여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1935년 인간의 애욕과 물욕을 그린 《백치 아다다》를 발표하면서부터 순수문학을 지향하였고 1942년 수필가로도 등단하였다.

비교적 작품을 많이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묘사가 정교하여 단편 소설에서는 압축된 정교미를 잘 보여주었다. 대표작으로 《병풍 속에 그린 닭》,《상아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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