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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성경여행 II

윤득남 | 도디드 | 2,900원 구매
0 0 865 14 0 62 2012-09-11
현세대의 그리스도인에게 레위기가 증거하는 희생제물이나 성소에 대하여 흥미를 갖지 못한다. 너무나도 동떨어진 느낌이다. 이것이 우리가 레위기를 읽을 때 맞이하는 시간적인 간격이다. 창세기로부터 성경을 읽다가 출애굽기 후반부나 레위기에 이르면 지루해져 곧바로 민수기로 넘어가기도 한다. 성경통독을 하는 데 참 처음 찾아오는 고비중에 하나가 바로 레위기이다. 그러나 구약시대에 레위기의 제사는 기쁨이 넘치는 사건이며 하나님께 감사를 표현하는 너무나도 중요한 주된 요소였다. 또한 레위기는 여러 가지 면에서 아주 중요한 책인데 특히 레위기는 구약과 신약 사이의 중간사 시대의 유대교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책이며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을 이해하는 데 지대한 역한을 한다.

기우 (한국문학전집 341)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99 2 0 59 2016-06-21
계순이와 나와는 그의 평생에 세번의 기이한 해후를 가졌었으니 불과 칠년을 두고 일어난 이 세번의 기우(奇遇), 그때마다 그의 생활은 어떻게 변천하였으며 그의 운명은 어떻게 전개되었던가. 이 세번의 기우는 다만 파란 많은 그의 생애의 세 단면을 보여줌에 지나지 아니하나 이것으로써 능히 그의 기구한 일생도 엿볼 수 있다. 세번의 기우가 일어났으리만큼 그와 나와의 사이에 그 어떤 기연의 실마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로서는 그의 박명한 생애를 한없이 슬퍼하고 그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속에는 크나큰 울분과 무서운 결심이 항상 새로와진다. 다음에 나는 이 세번의 기우를 순서대로 기록하려 한다. 아무 연락 없는 무미한 세 조각의 단편이 될지라도 그것은 나의 죄가 아니라 ..

주리면 어떤 생활의 단편 (한국문학전집 342)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90 2 0 56 2016-06-21
뒷골목은 저녁때이다. 행랑 부엌에서는 나무 패는 소리가 요란히 들리고 집집마다 저녁 연기가 자옥하다. 수도 구멍에서는 아낌없이 물이 쏟아지고 장사아치의 외이는 목소리가 뒷골목을 떠 들어갈 듯하며 가게에서는 싸움이나 하는 듯이 반찬거리를 흥정한다 ―마치 하룻날 생활의 총계산을 하려는 듯이 사람들은 마지막 악을 다 쓰는 듯 하였다. (괘씸한 놈!) 확실치 못한 걸음으로 비틀거리면서 분주한 뒷골목을 벗어져 나온 그는 또한번 중얼거렸다. 그의 얼굴에는 아직도 노기가 등등하고 가슴은 요란히 두근거리고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낙엽기 (한국문학전집 343)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25 2 0 60 2016-06-21
창기슭에 붉게 물든 담쟁이 잎새와 푸른 하늘, 가을의 가장 아름다운 이 한 폭도 비늘 구름같이 자취 없이 사라져 버렸다. 가장 먼저 가을을 자랑하던 창 밖의 한 포기의 벚나무는 또한 가장 먼저 가을을 내버리고 앙클한 회초리만을 남겼다. 아름다운 것이 다 지나가 버린 늦가을은 추잡하고 한산하기 짝없다. 담쟁이로 폭 씌어졌던 집도 초목으로 가득 덮였던 뜰도 모르는 결에 참혹하게도 옷을 벗기워 버리고 앙상한 해골만을 드러내게 되었다. 아름다운 꿈의 채색을 여지없이 잃어 버렸다. 벽에는 시들어 버린 넝쿨이 거미줄같이 얼기설기 얽혔고 마른 머룽송이 같은 열매가 함빡 맺혔을 뿐이다. 흙 한 줌 찾아볼 수 없이 푸르던 뜰에서는 지금에는 푸른 빛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산정 (한국문학전집 344)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03 2 0 63 2016-06-21
여름내나 가으내나 그스른 얼굴이 좀체 수월하게 벗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해를 지나야 멀쑥한 제 살을 보게 될 것 같다. 바닷바람에 밑지지 않게 산 기운도 어지간히는 독한 모양이다. "호연지기가 지나친 모양이지." 동무들은 만나면 칭찬보다도 조롱인 듯 피부의 빛깔을 걱정한다. 나는 그것을 굳이 조롱으로는 듣지 않으며 유쾌한 칭찬의 소리로 들으려고 한다. "두구 보게. 역발산 기개세 않으리." 큰 소리도 피부의 덕인 듯, 나는 그을은 얼굴을 자랑스럽게 쳐들어 보이곤 한다. 학교에 등산 구락부가 생기면서부터 신 교수 박 교수와 세 사람이 하는 수없이 단짝이 되어 버렸다. 학생들을 인솔할 때 외에도 대개는 세 사람이 주동이 되어서 등산을 계획하고 실행하..

오리온과 능금 (한국문학전집 337)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49 2 0 51 2016-06-19
나오미가 입회한 지는 두 주일밖에 안되었고, 따라서 그가 연구회에 출석하기는 단 두번 임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그의 태도가 전연 예측치 아니하였던 방향으로 흐름을 알았을 때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의 감정의 움직임이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짧은 시간에 그가 나에게 대하여 그러한 정서를 품게 되었다는 것은 도무지 뜻밖의 일이었음을 나는 놀라는 한편 현혹한 느낌을 마지 않았던 것이다. 하기는 나오미가 S의 소개로 입회하게 된 첫날부터 벌써 나는 그에게서 동지라는 느낌보다도 여자라는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그것은 나오미가 현재 어떤 백화점의 여점원이요, 따라서 몸치장이 다소 사치한 까닭이라는 것보다도 대체로 그의 육체와 용모의 인상이 너무도 연하고 사치한 ..

오후의 해조 (한국문학전집 338)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37 2 0 47 2016-06-19
사무소 안의 기맥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그가 인쇄소의 문을 연 것은 오정을 조금 넘어서였다. 마음과 몸이 울르르 떨렸다. 그의 계획하여 가는 일의 위험성에서 흘러나오는 불안과 또한가지 쌀쌀한 일기에서 받는 추위 때문에였다. 십일월을 반도 넘지 않은 날씨이니 그다지 매울 때가 아니련만 늦은 비기 한 줄기 뿌리더니 며칠 전부터 일기는 별안간 쌀쌀하여졌다. 어제밤 M·H점 좁은 온돌방에서 그 집 가족들 속에 섞여 동무들과 늦도록 일하다가 그 자리에 쓰러져서 설핀 새우잠을 잔 것이 더한층 그를 으시시하게 하였을 것이나 그것보다도 더 많이 마음을 압도하는 일의 중량이 그를 물리적으로 떨게 하였던 것이다.

상륙 (한국문학전집 339)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81 2 0 51 2016-06-19
아세아 대륙의 동방 소비에트 연방의 일단. 눈앞에 거슬리는 한 구비의 산도 없이 훤히 터진 넓은 대륙의 풍경과 그 끝에 전개되어 있는 근대적 다각미를 띠운 도시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배가 반가운 기적을 뚜―뚜― 울리며 붉은 기 날리는 수많은 배 사이를 뚫고 두 가닥 진 반도의 사이를 들어가 항구 안에 슬며시 꼬리를 돌렸을 때에 그는 석탄고 속에서 문득 곤한 잠을 깨었다. 요란한 기관소리와 끊임없는 동요가 별안간 문득 그쳤기 때문이었다. 「이제 다 왔구나 !」 닻줄 내리는 요란한 윈치 소리를 들을 때에 그는 숨을 기게 내쉬었다.

행진곡 (한국문학전집 340)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34 2 0 54 2016-06-19
혼잡한 밤 정거장의 잡도를 피하여 남과 뒤떨어져서 봉천행 삼등차표를 산 그는 깊숙이 모자 밑 검은 안경 속으로 주위를 은근히 휘돌아보더니 대합실로 향하였다. 중국복에 싸인 청년의 기상은 오직 늠름하였다. 조심스럽게 대합실 안을 살펴보면서 그는 한 편 구석 벤취 위에 가서 걸터앉았다. 찻시간을 앞둔 밤의 대합실은 물끓듯 끓었다. 담화, 환조, 훈기, 불안한 기색, 서마서마한 동요, 영원한 경영, 엄숙한 생활에 움직이고 움직였다. 그 혼잡의 사이를 뚫고 괴상한 눈이 무수히 반짝였다. 시골뜨기같이 차린 친구―희조한 도리우찌, 어색한 양복저고리 짧고 깡또한 바지 어디서 주워 모았는지 너절한 후까 고무 게다가 값싼 금테 안경으로 단장한 그들의 눈은 불유쾌하리만치 날카롭게 빛났..

수난 (도딤문고 한국문학전집)

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19 2 0 66 2016-06-15
A는 같은 편집실의 젊은 동료이었다. 평소의 친절을 두터운 우정의 표현이라고만 생각하였던 것이 우정의 한계를 넘어 돌연히 사랑의 고백이 되었을 때 유라는 현혹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의 그의 친절이 별안간 치장된 함정같이 생각되어서 유라는 황급히 신변을 경계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태도와 눈치가 진하면 진할수록 쌀쌀하게 몸을 지녔다. 이것이 도리어 그의 부당한 반감을 사게 되어 마침내 절교까지에 이르렀다. A는 얼마 안되어 사를 물러가게 되었으나 그후 유라는 일신에 관한 대중없는 중상과 소문을 자주 들을 때마다 그것이 A의 유언의 소치나 아닌가 하고 우울한 날이 많았다. 일면 팔침을 맞았을 때의 남자의 계염과 천려를 슬퍼하고 민망히도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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