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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대왕과 장희빈 (한국문학전집 408)

차상찬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83 2 0 39 2016-07-20
때는 바로 이조 때에 영특하고 사납기로 유명하던 숙종대왕(肅宗大王)시대였다.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는 어느 해 봄날에 숙종대왕은 여러 군신들과 같이 창경궁 비원에서 꽃구경을 하시고 이어서 원중에 백화연(百花宴)을 열었다. 당시 왕족 중에 제일 인물 잘나고 총애를 많이 받는 동평군 이항(東平君李杭 ─ 后煥[후환]의 子崇善君?[자숭선군징]의 子[자])을 위시하여 여러 왕자왕손과 만조백관이 다 모인 것은 물론이고 후궁의 삼천 궁녀들도 한사람 빠지지 않고 모두 참례 하였다. 요량한 풍악소리는 태평의 가곡을 화답하고 가득한 금옥의 술잔은 성수의 만세를 봉축(奉祝) 하였다. 꽃향기와 주흥에 도취한 숙종대왕은 여러 궁녀들을 돌아보시고 흔연히 웃으시며 말씀하되 『오..

누이동생을 따라서 (한국문학전집 409)

최서해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02 2 0 58 2016-07-20
사 년 전 여름이었다. 나는 김군과 해운대에 갔다가 이 얘기의 주인공을 만났다. 그것도 그때에 비가 오지 않아서 예정과 같이 떠났다면 나는 이 얘기의 주인공과 만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해운대에서 이틀 밤만 자고 떠나 동래 온천으로 가려던 우리는 비 때문에 하루를 연기하였다. 김군과 나는 여관 이층 방에서 비에 잠긴 바다를 바라보면서 오전중은 바둑으로 보내었다. 오정이 지나서 우중충하던 천기가 훤해지며 빗발이 걷히었다. 구름 사이로 굵은 빗발이 군데군데 흘렀다. 조각조각이 서로 겹쳐 흐르던 구름은 석양에 이르러서는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맑게 걷히었다. 나는 김군과 같이 온천에 갔다가 붉은 빗발이 푸른 벌판에서 자취를 한걸음 두 걸음 감추일 때 온천을 나..

자유종 (한국문학전집 410)

이해조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62 3 0 57 2016-07-21
인조의 셋째 아들 인평대군의 십대손이다. 조부 이재만이 흥성대원군의 측근으로 활동했으며 대원군의 종친 우대 정책으로 가세가 불어났는데 1883년 대원군의 실각과 함께 조부도 처형되었다. 어려서 한문공부를 하여 진사 시험에 합격했으나 신학문에도 관심을 두었다. 그의 작품 활동은 1906년 잡지 <소년한반도>에 한문 현토 소설 《잠상태(岑上苔)》를 연재하면서 시작된 것인데 주로 양반 가정 여인들의 폐쇄적인 생활을 해방시키려는 의도에서 씌어진 것이었다. 1907년 이종일, 양기탁, 이준 주시경 등과 함께 '광무사(光武社)'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애국계몽 운동에 투신하였다. 구한말 대표적 민족 언론인 '제국신문'에 입사하였으며 애국 계몽 단체인 '대한협회'의 교육부 사..

나의 시베리아 방랑기 (한국문학전집 411)

백신애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377 2 0 62 2016-07-21
나는 어렸을 때 ‘쟘’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개구쟁이 오빠는 언제나 "야 잠자리!" 하고 나를 불렀다. 호리호리한 폼에 눈만 몹시 컸기 때문에 불린 별명이었다. 나는 속이 상했지만 오빠한테 싸움을 걸 수도 없어서 혼자 구석에서 홀짝홀짝 울곤 했다. 울고 있으면 어머니는 또 울보라고 놀리셔서 점점 더 옥생각하여 하루 종일 홀짝거리며 구석에 쪼그리고 있었다. 그러다 심심해지면 벽에다 손가락으로 낙서를 하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했다. 내가 홀짝거리던 그 구석 벽에는 세계지도가 붙어 있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홀짝홀짝 울 때면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 지도 위에 선을 그으며 ‘여기는 미국! 우리 집은 이런 데 있구나!’ 하며 혼자 재미있어 했다. ..

달밤 (한국문학전집 412)

이태준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596 2 0 98 2016-07-21
'나'와 '황수건'이라는 사내가 엮어내는 이야기인데, 우둔하고 천진한 품성을 지닌 '황수건'이 각박한 세상사에 부딪혀 아픔을 겪는 모습이 중심을 이룬다. '황수건'이 여러 번 좌절을 겪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면서, '황수건'과 같은 순박하고 천진한 사람이 좌절하게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1인칭 서술자의 연민이 주조를 이루기는 하나, 서술자는 주인공인 '황수건'의 불행을 부각시켜 서술하기보다는 '절제된 연민'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즉, 서술자는 주인공의 불행과 관련된 정보를 최소한으로 줄여 처리하고 다른 사건에 대한 서술로 넘어가거나,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여 독자가 주인공의..

가로 (한국문학전집 398)

김남천 | 도디드 | 500원 구매 | 200원 5일대여
0 0 290 2 0 59 2016-07-18
이야기의 주인공을 거리로 끌고 나오면 그를 가장 현대적인 풍경 속에 산보시키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대체 어디로 그를 끌고 갈 것인가? 종이 위에 붓을 세우고 생각해 본다. 경성역과 그 앞 광장이 제법 현대 도시 같으나 아무런 용무 없이 그 곳을 거닐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시 경성역 앞에다 주인공을 세워 놓고 그로 하여금 사방을 한 번 돌아보게 한다면 그의 눈에 비치는 풍경이 옹졸스럽기 짝이 없음을 느낄 것이다. 바른쪽으로 노량진행이 달리는 전차 위에 눈을 두고 잠깐만 따라가면 벌써 어느 시골 도청 소재지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죽음의 무도 (한국문학전집 399)

고한승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79 2 0 57 2016-07-18
OT-34-고한승-죽음의 무도 레포트자료 2013.09.25. 10:05 복사 http://blog.naver.com/fifagamer/10176861408 번역하기 전용뷰어 보기 죽음의 무도( 蹈) 서력 일천사백년 때에 고부렌쓰시가에 멧텔니희라고 하는 무사가 있었다. 그에게는 이다라고 하는 예쁜 딸이 있었는데, 독일 제일가는 청년이 아니면 혼인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다는 아버지의 부하로 있는 젊은 무사 겔할트라는 사람과 사랑해왔다. 이 겔할트란 사람은 전에는 문벌도 상당한 집에 태어난 문무겸전한 청년 으로 아직 세욕에 더럽혀지지..

8 개월 (한국문학전집 400)

최서해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83 2 0 59 2016-07-19
내게는 심한 병이 있다. 그것은 위병인데 벌써 그럭저럭 십여 년이 된다. 철모를 제는 그것을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고 또 앓아 누으면 과자며 과일 사다주는 재미에 앓고도 싶은 적이 있었으나 한 번 고단한 신세가 되고, 또 모든 것을 내 손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이때에 와서는 병이란 과연 무서운 것이라는 느낌이 더욱 커진다. 한 번 병에 붙잡히면 만사가 그만이다. 음식을 먹을 수 없고 일을 할 수 없고 위가 찢어지게 아픈 때면 너무도 괴롭다. ‘병의 쓰림을 모르면 건강의 행복도 모른다’고 어떤 벗이 나하고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것도 일리는 있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병 없기만 소원이다. 더구나 내 처지로서 병이 없어야 할 일이다. 할일은 많은데 병은..

고국 (한국문학전집 401)

최서해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70 2 0 55 2016-07-19
큰 뜻을 품고 고국을 떠나던 운심의 그림자가 다시 조선 땅에 나타난 것은 계해년 삼월 중순이었다. 첨으로 회령에 왔다. 헌 메투리에 초라한 검정 주의 때 아닌 북면모를 푹 눌러 쓴 아래에 힘없이 꿈벅이는 눈하며, 턱과 코 밑에 거칠거칠한 수염하며, 그가 오 년 전 예리예리하던 운심이라고는 친한 사람도 몰랐다. 간도에서 조선을 향할 때의 운심의 가슴은 고생에 몰리고 몰리면서도 무슨 기대와 희망에 찼다. 그가 두만강 건너편에서 고국 산천을 볼 때 어찌 기쁜지 뛰고 싶었다. 그러나 놀 수가 없어서 노동으로 걸식하면서 온 그는 첫째 경제 문제를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 그의 가슴을 찌르는 것은 패자라는 부끄러운 느낌이었다.

매월 (한국문학전집 402)

최서해 | 도디드 | 900원 구매
0 0 287 2 0 45 2016-07-19
벌써 백여 년 전 일이었습니다. 영남 박생(朴生)의 가비(家婢) 매월(梅月)의 우수한 글재주와 절륜한 자색은 영남 일대는 물론이요 한양(漢陽)까지 소문이 자자하였습니다. 고을살이나 한자리 얻어 할까 하여 조상들은 배를 주리면서 벌어 놓은 전장을 턱턱 팔아서 조정에 유세력하다는 대감님네 배를 불리는 유경(留京) 선비들 입에서도 박생의 가비 매월이가 경국지색이라는 말이 자주 흘러나왔습니다. 이렇게 하는 사람은 거반 침을 꿀꺽꿀꺽 삼켰습니다. 그러나 박생은 자기 집에 그렇게 서시 같은 절묘한 미인이 있는 줄은 몰랐었습니다. 박생은 영남에서 양반의 자손이요 가세도 넉넉합니다. 그도 벼슬이나 한자리 얻어 할까 하여 상경한 것입니다. 그러나 벌써 돈도 쓸 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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