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 도디드 | 5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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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2
소년시대로 돌아가서 인생의 출발을 고쳐 할 수 있다고 한들 나는 반드시 그 재출발의 길을 원하지 않을 듯싶다. 무수히 거쳐온 뭇 시험의 자취를 생각하면 진저리가 난다. 학교시대의 입학, 학기, 학년, 각 시험을 합하면 아마도 거의 백번에 가까운 수효를 지나왔을 것이요, 중에는 충분한 자신과 자랑을 가지고 겪은 시험도 있기는 있으나 거개가 귀찮고 무거운 것이었다.
물론 그것으로서 인생의 시험이 끝난 것은 아니오, 앞으로도 수많은 시험의 고개가 등대하고 있을 것이나 붓대를 꼼지락거리며 답안지를 어지럽히기에 정신을 쏟거나 구술 시험원 앞에 서서 눈총을 맞는 행사는 평생에 두 번 다시 오지 말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