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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모색 (채만식 29)

이윽고 몸을 조금 움직거려, 그 우습게 궁상스런 포즈를 한 부분을 헤뜨린다. 생각에 골몰했던 참이지만 춥기도 무던히 추웠었다. 절후로 치면 벌써 춘분이니 봄도 거진 완구해 올 무렵이요 하지만, 진달래꽃머리 요 때면 으례껏 하는 버릇으로 기어코 요란떨이를 한바탕 차례를 잡자는 요량인지 연 사흘째나 날이 개질 듯 말 듯 끄물거리면서 새침한 바람끝이 수월찮이 쌀쌀하다. 마침 날씨가 그러한데다가 또 아침 군불 같은 것은 이름도 곧잘 알 줄 모르는 항용 학생 하숙집의 방 명색이고 보니, 섣불리 한겨울의 제철 추위보다도 오히려 견디어나기가 어려웠다.
이윽고 몸을 조금 움직거려, 그 우습게 궁상스런 포즈를 한 부분을 헤뜨린다. 생각에 골몰했던 참이지만 춥기도 무던히 추웠었다.
절후로 치면 벌써 춘분이니 봄도 거진 완구해 올 무렵이요 하지만, 진달래꽃머리 요 때면 으례껏 하는 버릇으로 기어코 요란떨이를 한바탕 차례를 잡자는 요량인지 연 사흘째나 날이 개질 듯 말 듯 끄물거리면서 새침한 바람끝이 수월찮이 쌀쌀하다.
마침 날씨가 그러한데다가 또 아침 군불 같은 것은 이름도 곧잘 알 줄 모르는 항용 학생 하숙집의 방 명색이고 보니, 섣불리 한겨울의 제철 추위보다도 오히려 견디어나기가 어려웠다.
채만식(蔡萬植 1902-1950) 소설가. 전북 옥구 출생. 호는 백릉(白菱). 서울 중앙고보를 거쳐 일본 와세다 대학 영문학과를 수학했고 <동아일보>, <조선일보>와 <개벽>사의 기자를 역임했다. 그는 1924년 12월호 <조선문단>에 단편 “세길로”로 추천을 받고 등단. 그러나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1930년대에 접어 들어 <조선지광>, <조광>, <신동아> 등에 단편 소설과 희곡 등을 발표하면서 시작. 1932년부터는 '카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나 작품 경향으로 한때 그는 동반자 작가로 불린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초기에는 동반자적 입장에서 창작하였으나 후기에는 풍자적이고 토속적인 면에서 다루어진 작품이 많다. 대표작으로는 장편 소설에 “탁류”(1937), “태평천하”(1937), 그리고 단편 소설에 “레디메이드 인생”(1934), “치숙”(193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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